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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감상입니다 (스포일러 있음) 지구를 지켜라!
grovenor 2003-04-12 오후 3:49:57 1897   [8]
[지구를 지켜라]에는 두개의 축이있다.

1) 하나는 평범한 일상에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나게 해서 얻어지는 낯설음이고
2) 다른 하나는 이 낯설음을 거창하고 의미심장하게 포장해서 얻어지는 우스꽝스러움이다.

이 낯선 축과 우스꽝스러운 축이 나란히 돌아가면서 관객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 그래서 관객이 웃어야 할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수없는 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 [지구를 지켜라]의 목표다.


아니, 사실 그게 목표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 병구가 강사장을 잡을때 마치 톰이 제리를 잡는것처럼 우당탕거리며 쫓고 쫓기는 모습과 그 위에 깔리는 장엄한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게 목표인것 같기도 하다. 만화 주인공처럼 펄쩍 뛰어다는 병구를 보고 있으면 낯선 기분이 들지만 그걸 포장해 놓은 장엄한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게 대단한 추격전인 것처럼 봐줘야 할 것 같다. 그러는 동안 관객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황당한 기분에서 영화를 지켜봐야한다. 그걸 보고 있으면 이 두개의 축이 감독이 영화에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 같아보이긴 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영화는 그렇지 않아진다. 처음부터 다시 짚어보자. 영화에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일을 관객에게 객관적으로 보여줌으로서 관객을 낯설게 만드는 황당한 축'과, 이 축을 '거창하고 드라마틱하게 포장함으로서 관객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축'이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복수는 나의 것]과의 유사성을 언급하는데, 맞는 말이다. 송강호는 칼에 찔려 죽어가면서 가슴에 꽂힌 종이에 뭐라고 써있는지를 보려고 한다. 잔인함과 우스꽝스러움이 서로를 낯설게 하는 동안 관객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지구를 지켜라]도 마찬가지다. 멀쩡한 사람을 잡아다가 외계인이라면서 고문하는 황당한 축에, 그것을 거창한 음악과 감각적인 화면과 배우들의 심각한 연기로 드라마틱하게 포장해서 오히려 상황을 더 낯설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축이, 서로를 치고 받으면서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개의 축이 서로를 낯설게 해서 관객을 어지럽게 하려면, 두 개의 축은 서로를 되도록 낯설게 해야지 서로에게 침범해서는 안된다. 서로에게 섞이는 순간 모든 낯설음 효과는 사라지고 영화는 그냥 잡탕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지구를 지켜라]가 그렇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황당함 속에 점점 드라마가 끼어들고, 우스꽝스러운 포장에 사실적인 진지함이 끼어들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한다. 추형사가 병구의 집을 찾아오는 장면에서, 병구는 창 밖에 UFO가 있다면서 형사의 시선을 돌린 후 발로 리모콘을 끈다. 이 장면은 명백한 코미디다. 그럼 앞에 등장했던 낯설기 방법은 뭐였을까? 순이가 병구를 떠날때, 세상은 수채화처럼 하얗게 빛나고, 순이는 슬픔을 머금은 눈동자로 버스에 올라타 비오는 창밖을 바라본다. 이 장면은 패러디이면서도-진지하고-슬프고-한편으로는 아름답다. 그렇다면, 앞의 낯설기 축은 어디로 갔나? 안그래도 머리가 복잡했던 관객은 더 복잡해진다. 이 영화가 직접적인 감정을 토해내는 영화였던가? 낯설면서 웃긴 영화였던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그냥 슬픈 영화였나? 아니면 이 슬픔도 뒤통수치기 작전인가?


하나 더 이상한 점을 끄집어내보자. [지구를 지켜라]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이지만, 이상하게 이야기의 뒷배경이 되는 정보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영화는 대부분의 내용을 주인공들 간의 대사로 설명하고 있는데, (병구는 순이에게 외계인의 특징을 설명하고, 강사장에게 납치 이유를 설명하고, 추형사는 김형사에게 자신의 추리를 설명하는 식으로) 이 줄거리 요약및 정리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이상하게 대사를 읊는 배우의 얼굴을 죽 이어붙인 단조로운 컷으로 영화를 밀고간다. 감각적으로 나가던 영화가 갑자기 스토리를 설명한다면서 텔레비전 드라마 화법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강사장을 누가 잡아갔는지를 추적하는 김형사의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것은 감독이, 이야기까지 복잡하게 설명했다간 관객들이 영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리라고 짐작한 나머지 양보를 한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건 감독의 잘못된 입장정리이기 때문이다. 한번 가닥을 잡았다면 그걸 그대로 밀고나갔어야 했다.


보자, [지구를 지켜라]는 혼란스러운 영화다. 일부는 감독이 의도한 혼란스러움일테지만, 나머지 일부는 감독이 의도한 혼란스러움이 정리가 되지 않아 서로 엉켜버리면서 만들어낸 진짜 혼란스러움이다. 이 두가지 서로 다르지만 구별해내기는 어려운 혼란스러움이 섞이면서 영화는 진짜 카오스가 되버리고 만다. 초반에는 황당하면서도 우스꽝스럽다가, 강사장을 고문하면서 부터는 하드고어 코미디로 변한다. 김형사가 그를 뒤쫓으면서는 그런저런 형사물이다가, 이별장면에서는 뮤직비디오로 변하다가, 추형사가 벌에 쏘여죽으면서는 진짜 공포로 변한다. 그래, 원래 왔다갔다 하는 영화구나 하고 체념하고 영화를 보려는 순간,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기 위해 병구와 강사장이 절룩거리며 집을 나서고 그 위를 장엄한 음악이 덮는 장면처럼, 두개의 축으로 분명하게 나뉘는 장면이 다시 등장한다. 영화는 엉켜있다.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해서 일 수도 있고, 감독의 내공이 아직 모자라서일 수도 있고, 어쨌거나 우왕자왕하고 있다. 그냥 감독의 멋진 상상력을 즐기라고 했으면 그냥 즐겼을텐데, 이걸 설명하는 방법이 지나치게 복잡했다가 갑자기 단순해졌다가 앞에 깔아놓은 논리를 잘 끌고 가다가 갑자기 그것을 무시했다가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


그렇다면 [지구를 지켜라]는 대책없는 영화인가. 그렇지 않다. 이 영화의 상상력은 진짜다. 물파스, 때밀이 손수건에 관한 엉뚱하면서 귀여운 편집증으로 시작해서, 병구의 기가막히게 슬픈 인생에 관한 하드보일드 편집증으로 더 발전하고, 나중에는 그냥 웃어넘길 수 없을 정도로 살인적인 편집증으로 더 발전하고, 급기야는 정말 미쳐서는 지구를 박살내버린다. 병구가 미쳤다면, 영화는 더 미쳤다. 영화는 그냥 미친척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미쳐있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두개의 축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다 잊고 상상력에 집중해서 영화를 본다면 영화는 기가막히게 멋진 작품이다. 실제로 영화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도 이런 상상력이 점층적으로 쌓여가다가 히스테리가 되어 폭발해버리는 클라이막스이다. 앞에서 죽 펼쳐놓은 상상력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절정과 결말이 관객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온 것이다.


이런 균열이 왜 생기는 걸까? 혼란스러운 영화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감동이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영화는 어영부영하는데 왜 나는 눈물이 나올까? 강력한 감동이 있으려면 잘된 부분이 선행 되어야하는 것 아닐까? 감동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나? 절정과 결말이 좋으려면 발단과 전개가 좋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구를 지켜라]의 발단과 전개는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이런 혼란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흔히 영화평론가들이 할말없으면 그러듯이 '데뷔작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 했다던 신인 감독의 치기어린 욕심' 정도의 말로 얼버무려야 할까? 상반된 장단점을 모두 감쌀만한 개념은 없는 걸까?


일단, 장준환 감독이 기분 나쁠지는 모르겠지만, [복수는 나의 것]으로 돌아가 비교해보자.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와 배두나와 신하균(이 영화가 자꾸 언급되는 것에 배우가 겹치는 탓도 있다)을 소설 캐릭터 다루듯, 인형극의 인형 다루듯 기계적으로, 아무 동정심없이 움직였기 때문에 비극과 코믹의 두개의 축을 모두 사용해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장준환 감독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병구를 사랑했다. 이것이 [지구를 지켜라]와 [복수는 나의 것]의 차이이다. 그는 병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병구에게 동화돼버렸다! 처음 얼마동안에는 객관적으로 영화를 끌고 나갔지만, 병구와 울고 웃고 같이 미쳐가는 동안 그와 한 몸이 되어 같이 영화 속에 빠져버린 것이다.


조금 이상한 말인것 같지만, 달리 생각해보자. '병구'라는 인물 묘사는 성공적이다. 영화를 본 만명의 관객을 모두 붙잡고 물어보라. 병구가 불쌍하지 않았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병구가 원래 불쌍한 사람이었으니 관객에게 불쌍하게 보이지 않았겠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만약 장준환 감독이 단순히 비극적인 드라마로 병구를 '미화'하려고 했다면, 관객은 거부감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가 아무리 불쌍한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는 사람을 잡아다가 때수건으로 살가죽을 벗기고 도끼로 다리를 자르고 쇠몽둥이를 항문에 쑤셔박는 사람이다. 그의 과거가 불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관객들이 쉽게 병구를 동정할 수 있었을까? 관객이 영화를 판단하는 도덕적 수위는 그렇게 낮지 않다. 하지만 감독이 영화속으로 들어가 같이 병구가 되어 미쳐 날뛰었기 때문에 병구의 개성이 캐릭터가 아닌 살아있는 인물이 되었고, 성격에 진정성이 스며들었고, 그것이 관객의 마음에 더 깊게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모두들 병구의 인생을 보며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이다.


이것이 [지구를 지켜라]의 진짜 미덕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영화의 상상력은 진짜다. 병구의 아픔은 진짜 아픔이고, 그의 편집증은 진짜 광기이다. [맨 인 블랙]처럼 상상력이 뛰어난척 하는 얼치기 사기꾼들과는 차원이 틀리다. 하지만 감독이 병구가 되버린 순간, 영화는 객관성을 잃어버리고, 모든 묘사는 주관적으로 변했다. 그 와중에 황당함과 거창함을 정교하게 오가면서 관객을 당황하게 하려 했던 감독의 의도는 중심을 잃고 흔들거리다가 상상력 속으로 빠져버리면서 영화가 잡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이 [지구를 지켜라]의 단점이면서 장점이다.


그렇다면, [지구를 지켜라]는 성공한 영화인가 실패한 영화인가. 그걸 판단한다는 건 힘든 일이지만, 만약 나보고 말하라고 한다면 좋은 영화라 하고 싶다. 이 영화에는 '순이'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그녀는 황당한 영화와 영화 밖에서 황당해 하고 있는 관객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다. 병구의 황당한 모험담인 '영화'를 관객에게 이해시키면서, 관객이 병구에게 좀 더 가깝게 접근 할 수 있는 입구 역할을 하는 일종의 투사를 위한 피사체이다. 이 흥미로운 캐릭터 순이는 배우 황정민의 호연에 힘입어 영화에서 정말 아름답게 빛나지만, 결국 영화의 하드고어 분위기에 휘말려 하드고어적인 최후를 맞고 만다. 어찌보면 좋은 캐릭터를 낭비해버린 실수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엔드 크레딧이 다 올라가도록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병구와 순이의 행복했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더욱 그렇다. 순이 뿐 아니라 병구도 그렇고, 강사장도 그렇고 추형사도 그렇다. 이들은 극장 문 밖을 나서서 한참이 지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인물들이 미쳐 날뛰면서 만들어낸 '영화'도 역시 그렇다. 관객의 마음에 남은 그 감동은 감독이 죽은 병구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쏟아낸 진짜 감정에서 온 것이다. 당신이 병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지구를 지켜라]는 돈 낭비하고 시간낭비하게 만든 짜증스러운 영화일테지만, 당신이 병구를 사랑한다면, 죽은 병구를 살려내라느니 병구 대신 지구를 지키겠다느니 난리법석을 피우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병구가 좋았고, [지구를 지켜라]가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총 0명 참여)
외계인이나와도유치하지 않은 영화는 ET이후로 처음..^^슬픈장면에서도 웃음을 주는 이렇게 기발한 영화는 처음이라는..이런감독 또 나올수 있을까요?^^   
2003-04-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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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2003, Save the Green Planet)
제작사 : (주)싸이더스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sidus.net/movie/save_g/defaul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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