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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화성으로 간 사나이] 공감하기 힘든 러브스토리 화성으로 간 사나이
mvgirl 2003-05-18 오후 8:25:31 1629   [12]
이제 막 30대를 넘어 인생의 맛(?)을 조금씩 느끼게 된 사람이라면, 이제 막 가정을 꾸려 본격적인 어른으로 스스로의 삶을 꾸리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또는 삶에 지치고 생활에 찌들려 가끔은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옛날 자신의 아름다웠던 시절(어린 시절이나 첫사랑 또는 마음속에 간직해 두었던 따뜻한 기억)을 추억함으로써 생 활의 고단함을 잠시 잊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직간접적으로 7,80년대를 추억하는 영화들이 꽤나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은, 순수했던 청년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예쁜 순정 로맨스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은, 아련한 첫사랑의 동화처럼 순수한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도시 생활의 각막함이나 매말라가는 이웃간의 정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있겠지만 그 시절(7,80년대)을 온몸으로 겪었던 어린아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삶의 힘 겨움을 속에서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추억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에 고단함을 잊곤 했던 그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을 많은 이들과 공감을 하고픈 욕심(?) 때문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실제로 자신의 어린시절을 다시 되돌아 보았고 그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따뜻함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된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앞서 말했던 첫사랑의 아련함, 어린시절의 순수함, 그리고 7,80년대의 향수가 묻어나는 따뜻하고 예쁜 동화 같은 영화다.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돌아가신 아빠가 화성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굳게 믿는 순수한 어린 소 녀, 그런 소녀의 곁에서 그녀의 믿음을 지켜주기 위해 착한 거짓말을 하게 되는 착한 소년 의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교감이 동화처럼 펼쳐지는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그림 같 은 화면과 아스라한 첫사랑의 느낌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1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그들, 여전히 착하고 순수함을 간직 한 승재, 그러나 오랜 도시 생활을 통해 완전히 도시처녀가 되어 돌아온 소희는 어쩐지 어 울리지 않는 느낌의 그들, 승재의 순수한 마음은 과연 소희에게 전달되어 소희는 잃었던 순수함을 기억해 낼 수 있을지, 그들의 동화는 과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영 화는 우리에게 순수함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잃어버린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여러모로 나에게 기대를 주었던 작품이다.
<동감>을 연출했던 김 정권감독의 연출, 제작사 ‘필름 있 수다’의 대표이자 영화 <킬러들의 수다>의 스타 감독인 장진 각본, 거기에 연기 잘 하는 신세대 배우 신하균이 타이틀 롤을 맡은 이 영화에 대한 소식은 영화에 참여한 스탭들의 면면과 순수함이 묻어나는 깨끗한 감 성동화라는 간략한 줄거리 만으로도 나에게 기대를 주기에 충분함이 있었다.
기대를 한껏 하고 본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그러나 정작 만나본 영화는 그런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조금 모자람이 있는 조금은 실망스럽기까지 한 영화였다.
영화 <동감>이 보여주었던 순수함은 이 영화에서도 전해져 오지만 영화 <동감>에서처럼 과거의 감정과 현재의 감정은 교감하지 못한다. 단절된 세월의 벽이, 지나치게 순수한 주인 공 승재의 캐릭터가 오히려 낯설다는 느낌을 준다. 최근7,80년대에 유난히 집착을 하는 듯한 장진(영화 <묻지마 패밀리>도 그렇고 이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도 그렇다). 승재와 소희의 어린시절, 편지를 통해 전해지는 아련한 사랑과 순수함은 충분히 전달이 되지만 어쩐지 설정이 낯익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화성에 갔다고 믿는 설정, 그런 거짓말을 진짜로 믿고 아버지께 편지를 쓰겠다는 소희의 태도(솔직이 소희가 그 거짓말을 진짜로 믿는지도 의문이다 성장한 소희가 승재에게 여전히 거짓편지를 쓴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그리고 그녀를 위해 화성으로부터의 편지를 쓰는 조금은 고리타분한 듯한 승재 의 행동은 승재의 순수함을 착한 심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초반의 설정으로 보여지기는 하지만 어째 70년대 어린 소년소녀들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던 영화들(<엄마없는 하늘아래> 나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같은)에서 볼 수 있었던 조금은 익숙한 설정을 차용한듯한 느 낌이다. 전체적으로 익숙한 설정에 익숙한 에피소드(소녀와 소년이 비를 피해 오두막에 갇혀 사랑이 싹튼다는 식의)가 있는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순수함을 빌미로 관객을 우롱(?)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주인공이 순수하고 착하기만 하면 모두에게 사랑받고 인정을 받고 그런 주인공의 행동은 어떤 행동이던 합리화 되고 착한 주인공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은 모두 나쁜 사람이 되는 일종의 최면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주인공 승재는 착하다. 17년 동안 변함없이 어린시절 풋사랑을 간직하고 고향을 떠날 줄 모르고 그녀가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순수한 사람, 수몰지역으로 선정된 고향이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뜻을 받들 줄 아는 착한 아들, 남들이 보기엔 하찮은 집배원이지만 자신이 맡은 일을 근면하게 하는 건실한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어쩐지 만들어진 듯 전형적이다. 지나치게 착하고 지나치게 순진하며 지나치게 외골수다. 옛날 옛적 고전 동화 속에서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부모님께 효도 하던 심청이처럼 너무도 전형적이고 착하기만 하다. 어쩌면 승재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착하고 순수하기만 한 승재의 캐릭터는 정감이 가고 친숙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동시에 한심하고 바보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세상과는 타협하 지 못하는 듯한 그의 모습이 조금은 불안하기까지 하다.

이에 반해 소희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승재의 사랑을 알아주지 못하는 몹쓸(?) 아가씨다. 잠시 머문 고향에서 친 오빠처 자신을 보호해 주던 승재의 일방적인 사랑을 느끼고 잠시 그 따뜻함에 취해보기도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승재는 고향에 있는 맘 착한 오빠 이상은 아니었다. 그녀가 도시에서 생활 하면서 세상의 때에 물들어 착하기만 하고 가난한 승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느낌보다는 어린 시절의 조그만 추억(물론 승재에게 있어선 전부였을)외엔 특별한 것이 없는 승재와의 만남에서 갑작스런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소희의 모습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부모가 없는 낯선 도시에서의 생활이 추억하기 힘든 어린 시절보다 훨씬 강했을 그녀이고 보면 승재를 기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나쁜 심성을 가진 여성이라기 보단 현실적인 캐릭터 임에도 승재의 착한 캐릭터가 너무 두드러지다 보니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나쁜 여자로 전락(?)하고 마는 것 같아 아쉽다.

승재를 좋아하는 약국집 처자나 승재의 동생, 승재의 아버지 그리고 승재의 어린시절 선행 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우편배달부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몇몇 인상인 조연들을 배 치하고 있지만 승재의 순애보적인 사랑에 들러리 정도로만 등장하고 영화 속에서 크게 비중 이 없어 보이는 듯해서 많은 아쉬움을 준다. 더구나 도시로 간 소희의 직장상사이자 그녀가 사랑하게 되는 한성호는 실제로는 나쁘지 않은 소희를 의도적으로 물질만능적 도시여성으로 그리는 듯해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지며 한성호라는 인물의 캐릭터는 등장하지 말았더라면 하 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무한 캐릭터로 느껴진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을, 댐 공사 때문에 곧 수몰될 예정이라는 마을에 대한 설정이 영화 속에서 흐지부지 되는 듯해 또한 아쉽다.
수몰되는 승재의 마을은 어린 시절 많은 추억을 간직한 고향의 소멸을 상징하며, 순수함을 잃어 가는 세태나 소희의 마음을 상징하고, 위기에 닥친 승재의 사랑을 상징한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에서 보여지는 물속에 잠긴 마을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순수와 고 향에 대한 향수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을 암시하지만 영화는 너무 승재의 일 거수 일 투족에 만 집중한다. 사랑에 설레이고, 고민하고, 상심하는 승재에 너무 집중이 되다 보니 승재가 마을에 닥친 위기를 걱정이나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도 않는다. 마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는 친구의 요청 이나 보상금을 받아 실속을 차리자는 동생의 이야기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한 가 정을 책임져야 할 가장인데도 마을에 닥친 위기에 대한 그의 태도는 안일하기만 하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나에겐 실패한 동화처럼 느껴진다.
기대했던 신하균의 연기는 만족스럽지만 그가 하는 바보 같은 사랑엔 절대로 동감하고 싶지 않다. 17년을 간직한 아름다운 순애보적인 사랑은 보는 이(관객) 극중 당사자 모두에게 부 담으로 다가와 답답함으로 전해진다.(아마도 각본과 감독을 맡은 장진, 김정권 감독이 모두 남성이기에 여성을 배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러브 스토리로 그긴 것 같아 조금은 화가 나기 까지 하다.) 좀더 탄탄한 전개와 개연성있는 줄거리였더라면 공감이 가능했을지도 모르는 동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주인공들이 떨어져 있었던 17년의 세월만큼이나 먼곳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관객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승재가 사랑하는 소희를 숨겨주는 추억의 산속 오두막, 소희에게서 받은 편지를 보관하는 돌탑 그리고 승재가 살고 있는 시골마을의 정경만큼은 아름답다. 승재의 사랑이 작위적이게 보일지라도 영화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경관은 적어도 가짜가 아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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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으로 간 사나이(2003, A Man Who Went to Mars)
제작사 : 디토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www.goma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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