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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ing] 마음이 따뜻해진다. ...ing
jabongdo 2003-11-30 오전 9:09:01 1186   [5]

<...ing> : 혹시 아직도 애인이 없어 주말이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세요.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에 있었던 사람과 영화를 보러 가세요. 바로 이 영화를...

소설이나 영화에서 제목은 어떠한 역할을 하며, 또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까? <...ing>라는 영화제목. 이 영화처럼 제목 하나만으로 영화의 전체를 보여주고, 전체 분위기를 형성해주는 영화도 드문 것 같다. 그래서 28세 젊은 여류 감독의 제목 결정 선택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우선 아주 과감한 도전의 시도였다. 28세의 젊디젊은 여류 감독. 감독을 어른으로 만든 27세의 촬영감독. 가장 어른이 되어버린 29세의 조명감독. 이와 같이 현장 스텝들이 모두 20대의 패기 가득하고 겁도 없이 덤벼드는 청춘 남녀의 구성으로 되어있다. 물론 이러한 구성이라 할지라도 영화에서 드러나는 면모는 상당히 성숙해 보였다. 20대가 아닌 40~50대가 만들었을 만큼 노련함이 묻어 나는 것 같다.

<...ing>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졌던 사랑이야기다. 특별함이나 독특함은 당최 보이질 않는다. 또한 등장인물의 성격 역시 눈물을 자극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구성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하지만 정말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드는 이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대부분의 이유를 배우에서 찾으면 적당하다. 김래원과 임수정은 영화를 찍기보다는 자기의 일상을 스크린이라는 장치를 통해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앞으로 비슷한 부류의 영화에서 김래원과 임수정 말고는 다른 사람이 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ing>의 뜻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온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다. 하지만 노파심에 다시 언급을 해 본다면, 주로 현재진행형을 만들 때 쓰인다. 이러한 의미는 영화에서 아주 잘 표현이 되었다. 영화에선 크게 두 종류의 진행하는 사랑을 말하고 있다. 어머니 김미숙(이미숙)과 강민아(임수정)의 모녀간의 사랑이 하나이며, 강민아와 이영재(김래원)의 남녀간의 사랑이 또 다른 하나이다. 영화는 이렇게 두 종류의 사랑을 주축으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흘러간다. 다만 마지막에서 도무지 알 수 없는 길로 흘러가는 당혹감을 막을 수 없었다. 남녀간의 사랑을 전면에 드러내서 보여주고, 은연중에 모성애를 표현해준다. 하지만 감독은 모성애에 강점을 두려 했던 것일까? 결국 하나의 반전 아닌 반전으로 1시간 30분 동안 보여줬던 민아와 영재의 사랑은 퇴색의 길로 빠져들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ing>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물론 그 사랑이 굳이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더라도 결국 핵심은 사랑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은 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성냥불처럼 쉽게 타오르는 열정적인 사랑을,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봄날은 간다 중)와 같이 인정도 없이 매몰차게 돌아서는 사랑 그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마치 <옥탑방 고양이>에서 정다빈과 김래원의 사랑처럼 싱그러운 포도송이를 머금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영화 <...ing>를 추천하는 이유는 영화가 남기는 여운에 있다. 과거에 <8월에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참 영화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있구나 라는 생각을 말이다. 심은하와 한석규가 나누었던 수줍은 듯한 사랑이 기억 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이 영화가 참 잘 만들어진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ing>도 이와 비슷한 여운을 남겨준다. 어려서부터 병실을 집으로 생각하고 지냈던 민아.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길 가던 어린 아이도 알만한 뻔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여운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사진 한 장이 아닐까 싶다. 죽음의 문턱에 서 병원 침대에서 최후를 준비하고 있는 민아. 사춘기 소녀에게 가장 아픔이었던 손가락 불구(다섯 손가락이 아닌 네 손가락)로 항상 벙어리 장갑을 끼었던 소녀가 어머니하고 맨 손으로 다정한 악수를 하고 있다. 이 장면을 담은 사진 한 장은 민아에 대한 어머니의 모성애와 영재의 사랑 모두들 적절하게 표현해준다. 이 영화의 최고 명 장면이라 생각한다.

민아와 영재, 그리고 미숙, 이들이 꾸려나가는 사랑은 참 따뜻하다. 멜로 영화에 전형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이 훈훈해지는 이유는 잔잔한 사랑의 지속에 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 유일한 한국 영화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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