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개점휴업>[이퀄리브리엄]'껍데기' 는 가라 이퀼리브리엄
emptywall 2003-09-18 오후 7:31:28 939   [2]
 '매트릭스는 잊어라' 라는 문구와 함께 포스터 전면에 [키아누 리브스]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나이가 등장하는 <이퀄리브리엄>은 당돌하다는 생각부터 들게 한다. 포마드로 빗어 넘긴 듯한 머리와 차이나 칼라의 긴 롱코트는 분명 <매트릭스>에서 보았던 그것과 빼어 닮았다. 하지만 뜯어보면 <이퀄리브리엄>은 '포스트-매트릭스'를 표방하지도 [레오]가 사는 가상현실도 등장하지 않는 전혀 다른 별개의 영화다.


 3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하나의 공화국 [리브리아]가 생겨난다. 전쟁이 인간의 분노를 비롯한 감정에서 생겨났다고 믿는 [총사령관]에 의해 모든 국민들은 정해진 시간에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을 스스로 투여한다. 이 약물의 효능은 인간의 모든 감정을 억제하는 것. 감정이 없는 마네킹 같은 사람들이 공화국을 메우고 있는 반면 지하에는 이에 반대하는 세력이 존재한다. 공화국의 전복을 노리는 이 반군을 숙청하기 위해 정부는 살인기계인 [클레릭]을 양성한다. 보다 효과적으로 살인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길러져온 [클레릭]중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는 [존 프레스턴(크리스찬 베일)]은 반군들의 봉기가 있을 때마다 큰 공을 세운다. 그러나 우연히 투약시기를 놓친 그는 점점 인간의 본성과 감정이 깨어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퀄리브리엄'의 사전적인 의미는 균형(均衡, Equilibrium)이다. 영화 <이퀄리브리엄>에서 [총사령관]이 머무르는 곳이자 공화국의 중심이 되는 건물 앞에 쓰여져 있기도 한 이 말은 영화 속에서 마음의 평형 내지는 몰개성을 상징한다. 전쟁의 원인이 분노와 파괴 본능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위정자들이 그런 감정을 억제하려고 하지만 감정이라는 경계가 무를 썰 듯 명료하지 않은 만큼 다른 모든 감정까지 통제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생겨난 이성만 가지고 감성은 거세당한 일률적인 비정상 인간들이 [리브리아]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깨뜨린 이 설정에서 갈등은 당연히 찾아오는 수순이다. 잃어버린 감정을 찾고자 하는 인간과 아슬아슬한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보수적인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이퀄리브리엄>이 특별해질 수 있는 요소다. 여타 액션 영화에서 보여지는 '착한 분'과 '나쁜 놈'의 싸움을 촉발하는 원인은 보통 마약, 돈, 원한이 대부분이지만 이 영화는 특이하게 감정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놓고서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시간도둑인 회색 신사들과의 다툼을 그린 [미카엘 엔데]의 소설 <모모> 만큼이나 참신한 선악 대결 구도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액션 장면들이다. 쌍권총을 들고 혼자서 수많은 적들을 간단히 제압하는 [존]의 모습은 화려함 그 자체다.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그림같이 우아한 액션신들은 분명 매력이 물신 풍긴다. 같은 쌍권총을 들었음에도 <영웅본색>의 주윤발은 몸을 날리고 상처를 입으면서 싸웠던데 비해 [존]은 거의 선 자세에서도 무용을 하듯 적을 제압한다. 살상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컴퓨터로 시뮬레이터한 뒤 팔이나 발의 각도까지도 계산해서 움직이는 [클레릭] 양성 프로그램은 어이없다. 쌍절곤을 휘두르듯 총을 다루는 [존]은 자신을 중심으로 적들이 주위를 둘러쌓았을 때만 빛을 발하는 것이다. (물론 극중에서는 그런 상황들만 연출된다.) 이런 액션은 CG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공허한 액션이 되고 말았다. 가히 '빛좋은 개살구'라고 할 만 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퀄리브리엄>이 스스로를 <매트릭스>와 비교하는 것은 일종의 상업적 전략이라고 보여진다. <와사비>가 [장 르노]가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레옹2>라는 별칭으로 홍보를 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짧은 생각으로는 <매트릭스>의 '짝퉁' 이미지를 버리고 스스로의 장점을 내세워 홍보를 했으면 한다. '저예산 영화로 이정도의 퀄리티가 가능하다' 라든지 <아메리카 싸이코>에서 호연을 보여주었던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작품이라든지 하는 것들로도 홍보는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 말이다. 옛말에 '나무는 큰나무 밑에 있으면 말라죽지만 사람은 큰사람 밑에 있으면 더 큰다'고 했다. <이퀄리브리엄>이 '나무'를 따라갈지 '사람'을 따라갈지 두고 볼 일이다.


(총 0명 참여)
1


이퀼리브리엄(2002, Equilibrium)
제작사 : Dimension Films, Blue Tulip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수입사 : (주)태원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equil.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15715 [이퀼리브리엄] it sucks! suhkh98 03.09.29 1148 5
15669 [이퀼리브리엄] 감성,자유,반전,쌍권총,액션매니아가 강추 kcmcta 03.09.28 1164 5
15667 [이퀼리브리엄] 내츄럴 시티를 보구 heaid77 03.09.28 956 2
15666 [이퀼리브리엄] 혼자서 박수쳤어요.!!! skaxowns 03.09.28 1231 2
15643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멋진영화!!! sun547 03.09.27 1247 2
15595 [이퀼리브리엄] 매트릭스3를 볼것인가 이퀼리브리엄을 볼것인가? merrin 03.09.25 1224 1
15584 [이퀼리브리엄] 스크린에서만 느낄 수 있다. aqua16 03.09.25 1307 12
15574 [이퀼리브리엄] 오 죽이네여~~~~~ ldj05137 03.09.24 1056 0
15514 [이퀼리브리엄] 再)[이퀼리브리엄]을 보고... (매트릭스와의 단상) (3) milan 03.09.20 2050 11
15485 [이퀼리브리엄] <자봉>[이퀼리브리엄] 넌 어떻게 살거니.. jabongdo 03.09.19 899 1
15482 [이퀼리브리엄] 재밌었어요!! xhsl486 03.09.19 808 0
15480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매트릭스는 잊어라 saintkey 03.09.19 956 4
현재 [이퀼리브리엄] <개점휴업>[이퀄리브리엄]'껍데기' 는 가라 emptywall 03.09.18 939 2
15440 [이퀼리브리엄] ‘28일후’ 기대됩니다. andjiwon 03.09.16 616 0
15438 [이퀼리브리엄] 아직 개봉도 안 한 영화를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으니.. (3) tndiz 03.09.16 857 0
15400 [이퀼리브리엄] 멋쪄용 complexboy 03.09.15 651 1
15391 [이퀼리브리엄] 매트릭스와 비교한다? (1) geterrobo 03.09.15 1070 4
15354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도망자>아쉬움에 한표를 던진다. tillus 03.09.13 763 1
15353 [이퀼리브리엄] 한마디로 말하자면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을 먹는기분이드는영화 toosleepy 03.09.13 754 1
15318 [이퀼리브리엄] Don't forget the matrix.. ggg0103 03.09.11 762 2
15303 [이퀼리브리엄] 정말... moviepan 03.09.10 708 3
15299 [이퀼리브리엄] 매트릭스액션신을능가한다하는데.... qkdwnsaks 03.09.10 1124 3
15298 [이퀼리브리엄] <미르>혼자서도 잘 해요.. kharismania 03.09.10 726 2
15290 [이퀼리브리엄] 영화...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영화...그보다 더한 관객... shine0525 03.09.09 941 0
15289 [이퀼리브리엄] 결국은 행복한 날이 오는 걸까... finkkle 03.09.09 733 2
15283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 후기.. cutty04 03.09.09 1153 0
15282 [이퀼리브리엄] 이퀄리브리엄.. (1) hyuna327 03.09.09 972 3
15278 [이퀼리브리엄] = ys1124 03.09.09 651 0
15275 [이퀼리브리엄] 사랑은 언제나 모든것을 움직인다. ralley 03.09.09 826 4
15272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인간에게 감정이 없다.? 끔직하군~! baekka 03.09.08 890 2
15225 [이퀼리브리엄] :하늘아이: [이퀼리브리엄]을 보다. 하늘아이 03.09.05 1061 1
15204 [이퀼리브리엄] 매트릭스랑 맞먹는(?) 영화 (1) kimsonhyun 03.09.03 1236 1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