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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우리에게 꿈이 필요한 이유.... 굿바이 레닌
ldk209 2008-10-07 오후 5:30:27 1353   [0]
여전히 우리에게 꿈이 필요한 이유.... ★★★★

 

보진 못했지만 몇 년 전 개봉한 한국 영화 김수로, 감우성 주연의 <간 큰 가족>이 <굿바이 레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영화라는 건 너무 뻔해 보인다. 그런데 한국 분단 가족이 통일이 된 것처럼 쇼를 해야 했다면, 동독의 가족은 여전히 분단이 지속되고 있는 것처럼 쇼를 해야 했다. <굿바이 레닌>의 크리스티아네는 남편이 서독으로 망명한 후 열정적인 사회주의자가 되어 국가에 헌신하는 삶을 산다. 그러던 크리스티아네는 아들이 반체제 시위를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쓰러진 뒤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리고 크리스티아네가 쓰러져 있던 8개월 동안 세상은 급변한다. 호네커 서기장은 사임하고 베를린 장벽은 무너진다. 그리고 사회주의 동독은 급속도로 자본주의 서독에 흡수되는 중이다. 의사는 크리스티아네의 건강을 위해 어떠한 충격도 피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아들 알렉스는 어머니를 위해 동독이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강대국이 되었다는 거짓 상황을 연출한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낳게 되어 코카콜라도 동독의 발명품이 되고, 서독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동독에 망명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진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때는 1989년이고 영화 <굿바이 레닌>이 제작되어 개봉한 시기는 2003년이다. 10년이란 세월은 독일 통일의 후과가 나름 명확해진 세월이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의 여파로 독일 경제는 휘청거렸고 가장 발전한 사회주의 국가 인민으로 자부심이 드높았던 동독 주민들은 이류 시민으로 전락해야 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동독 생산품은 폐기 처분되었고 (거의 유일하게 남은 것은 신호등 디자인이라고 한다) 사실상 일자리의 기회는 박탈되었다. <굿바이 레닌>에서 아들 알렉스의 거짓말 중 신나치당에 의해 장악된 서독의 주민들이 동독으로 밀려오고 있다는 등의 거짓말은 어쩌면 통일 이후의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라고 보인다.

 

물론 통일 이후에 부정적인 측면이 발생했다고 해서 영화가 다시 과거로 회귀하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인간에게는 이상(理想)과 꿈이 여전히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사실 사회주의는 레드 콤플렉스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경멸의 대상 또는 정적을 제거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현실 사회주의는 몰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여전히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사회주의는 3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이론 또는 사상으로서의 사회주의, 둘째는 국가로서의 사회주의, 셋째로는 그런 사상과 국가를 낳은 원초적 의미에서의 사회주의, 즉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그래서 만인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신념으로서의 사회주의가 있을 수 있다. 앞의 두 가지 사회주의는 몰락했거나 급속도로 영향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런 시스템이 가동되는 한 신념으로서의 사회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그런 꿈은 인간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총 0명 참여)
ldk209
감사합니다...^^   
2008-11-29 11:29
shelby8318
글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놓으셔서 다 읽어보았습니다.   
2008-10-0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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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레닌(2003, Good bye, Le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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