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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정신 차린거야? 투모로우
bistar 2004-06-22 오후 6:17:39 686   [1]
포세이돈 어드벤처, 타워링, 단테스 피크, 볼케이노, 데이라잇, 그리고 타이타닉. 이것들은 헐리웃에서 만들어진 재난영화의 목록이다. 자연 재해나 사고를 통해 인간이 고통을 겪고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결국 인간의 힘으로 그것을 극복해나가며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깨우침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 재난 영화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투모로우] 역시 이런 재난영화임에 틀림없지만 몇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은 바로 감독이 롤랜드 에머리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경력을 돌아보면 왜 미국만세를 부르짖던 롤랜드 에머리히가 미국이 재난을 당하는 재난영화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아니할 수가 없다.

일단, 롤랜드 에머리히는 [스타게이트]라는 공상과학 영화를 만들었고, 외계인의 침략으로부터 미국인이, 그리고 미국 대통령이 지구를 지켜낸다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와 일본에 근원을 두고 있는 괴수 고지라를 영화화한 [고질라]를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의 이런 경력을 통해서 관객들은 그의 영화가 얼마나 완벽하고 놀라운 시각효과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투모로우]는 역시 관객의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뉴욕시가 해일로 뒤덮이고 빙산이 되어버리는 모습이 담긴 예고편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을 집중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뛰어난 시각효과를 지닌 영화들이 많은 요즈음인지라 그 충격효과가 반감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눈 앞에 펼쳐진 영상을 보고 있자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왜 환경재난영화를 만들었을까? 이 감독의 전작인 [고질라]도 결국 환경 오염을 통해 생성된 괴수에 의해 발생하는 재난을 그린 영화였으니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21세기 지구인의 주 관심사를 영화화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을 수도 있을테고 말이다.

환경재난영화를 만든 건 그럴진대, 정말 의아했던 것은 미국 만세 성향의 감독이 미국이라는 나라를 비난하는 내용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전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28%를 차지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한 교토 의정서를 자국 산업을 보호한답시고 개무시하는 행태에 대한 비난을 영화를 통해 퍼붓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해일에 허리케인, 토네이도에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결빙 상태로까지 치닫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국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듯이 말이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슬기롭고 용맹스럽게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했던 미국 대통령과는 달리 [투모로우]의 대통령은 자국 이기주의에 빠져있고, 미국 행정부 또한 오만하고 비합리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미국에 대한 감독의 사랑이 식은 것일까? 아니면 해도해도 너무한 미국 정부를 더 이상 편들 수 없음을 깨닫기라도 한 것일까? 어쨌든, [투모로우]에서 보여준 미국에 대한 비난은 환경 친화 운동이 얼마나 지구에 절실한 것인지를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 환경을 지켜내야 한다는 당위 앞에 愛美主義者도 변할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대선을 앞두고 [화씨 9/11]과 함께 부시의 패배를 부추기는 영화로 이 [투모로우]가 거론될 정도라고 하니 변심한 감독이 제대로 한 방 먹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롤랜드 에머리히도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지구 방위대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되는 모양이다.

한편,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인간은 분명 이상적인 인간상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위기의 순간에 인간이 인간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위기에 처했음에도 무모하리만치 용맹스럽게 타인을 돌보고 돕고 배려하는 모습이라든지, 당장 세상이 끝날 상황에서도 가족을 생각하고 염려하는 모습이라든지, 직업적 소명을 끝까지 지켜내는 모습 등 재난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관객을 감동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보고 있자면 인간이 인간에게 바라는 모습, 즉 정답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절대선과 희생에 대한 미화와 세뇌라고 할 수도 있겠고, 강요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헐리웃 영화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천편일률적인 모범 인간들과 해피 엔딩! 다소 제한된 영화 속 설정은 다양한 가능성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할 현대인들에게는 짜증스러운 영화적인 판타지일 수 있지만, 어쨌든 그런 요소가 감동을 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투모로우]에도 다소 뻔한 희생과 용기가 등장하지만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타이타닉]을 보면서 죽음을 준비하던 사람들의 모습과 어린 아이들과 여성들을 먼저 구명 보트에 실어 보내던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하고 눈물 짓던 것을 [투모로우]에서도 느낄 것이라고 기대하는 관객이 있다면 그 기대치를 아주 낮추던지 아예 하지 않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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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2004, The Day After Tomorrow)
제작사 : Centropolis Entertainment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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