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드 로’의 팬들이 부럽다. 좋든 싫든, 2005년의 시작은 ‘쥬드 로’와 계속 함께 해야 한다. 오는 1월 14일,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SF액션 블록버스터 <월드 오브 투모로우> 그리고 바람둥이 역을 제대로 과시한 <나를 책임져 알피>가 포문을 열면서 ‘쥬드 로’의 스크린 장악은 시작된다.
기네스 펠트로, 안젤리나 졸리가 함께한 <월드 오브 투모로우>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만화 같은 상상력과 최첨단 영상기술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초특급 블록버스터 무비. 이 작품에서 ‘쥬드 로’는 일상적인 영웅이 아니라 적당히 즐길 줄도 알고, 어딘가 헐거운 느낌의 영웅으로 등장해 전세계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매력적인 그 눈동자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월드 오브 투모로우>는 ‘쥬드 로’의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 작품이다. 그가 제작에 관여했기 때문일까? 그의 추진력으로 인해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쥬드 로’라는 이 남자. 그냥 잘생긴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외모 이상의 색다른 매력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보는 이에게 흥분된 매력을 선사하는 방탕한 사내 알피의 개과천선기 <나를 책임져 알피>는 이 같은 심증에 힘을 싣는다.
영국에서 날아온 매혹적인 남자
우성인자로 만들어진 완벽한 인간으로 출연했던 ‘쥬드 로’는 두 주연배우들의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한다. 이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미스터리 SF영화 <엑시스텐즈>에서 제니퍼 제이슨 리와 호흡을 맞추고,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에서는 이성이 아닌 동성마저 사로잡아 버리는 매력남으로 등장해 스크린을 누빈다.
할리우드 데뷔초기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의 말쑥한 외모를 이용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최고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에이.아이>로 ‘쥬드 로’는 여성을 위해 존재하는 남창로봇으로 등장해 예의 매혹적인 미소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분명, 인상적인 연기와 더불어 독특한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쥬드 로’는 <에이.아이>에서 진 일보하는 기회를 잡지는 못한다. 계속 되는 자기 복제식의 연기 패턴이 그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던 것. 비로서 그는 진정 새로운 도전으로 한발 더 도약해야 할 때임을 직감하게 된다.
배우가 되기 위해 아름다움을 감추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배우 장동건은 자신의 외모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솔직한 심정으로 토로한 적이 있다. 그가 <태극기 휘날리며>로 인정 받기까지 그는 연기자가 아닌 마케킹과 같은 존재였다. 우리나라의 장동건처럼 ‘쥬드 로’ 역시 자신의 외모가 연기의 한계를 만드는 결과를 낳아버린 고통을 경험해야만 했다. 그는 자신의 외모를 감추면서까지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 받고 싶어했다. 뿐만 아니라 꼭 주연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느낌의 연기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태어난 작품이 장자크 아노 감독의 <에너미 앳 더 게이트>와 <로드 투 퍼디션>이다.
자신감을 얻고, 앞으로 앞으로!
그의 도전이 100% 성공적이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언론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사화 했고, 대중은 자연스럽게 ‘쥬드 로’라는 남자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리플리>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안소니 밍겔라는 지금까지 그가 연기한 다양한 연기를 <콜드 마운틴>에 캐스팅 하면서 하나로 응집시키는데 성공한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남자, 그러나 과거가 있는 남자, 차가우면서도 따듯한 남자… 영화 속 ‘인만’이라는 캐릭터는 ‘쥬드 로’를 위해 존재하는 무엇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는 지난 해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 나란히 노미네이션 되면서 확실히 인정 받게 되었다.
분명, 그는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노력에 팬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을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쥬드 로’라는 배우를 오는 2월까지 쉼 없이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월드 오브 투모로우>로 시작된 그의 발빠른 행보는 1주일 뒤 <나를 책임져, 알피>, 그리고 1월 28일 개봉되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의 목소리 연기로 이어지고 있다. 2005년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최고 화제작으로 손꼽히는 두 작품 <클로저>와 <에비에이터>에서도 그의 존재는 분명 빛난다.
제작을 겸한 <월드 오브 투모로우>의 영웅, <나를 책임져, 알피>에서의 바람둥이. 그리고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에서의 나레이션 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패턴의 캐릭터들은 ‘쥬드 로’의 팬층을 더욱 두텁게 한다.
다시 한번 얘기하자면, 한동안 ‘쥬드 로’의 매력에서 자유로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1년에 한 편, 혹은 두 편 정도의 출연작을 내 놓는 할리우드 영화계의 속성상 ‘쥬드 로’의 부지런한 영화 소식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나를 책임져, 알피>의 주인공처럼 우리는 그의 영화들을 즐겁게 골라 볼 수 있으며, 전부 다 볼 수도 있다.
지난 해, 브래드 피트를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에 뽑힌 ‘쥬드 로’의 연기를 이만큼 다양하게, 단시간에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는 다시 만나기 어려운 기회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감히 말하자면, 어떤 영화를 선택하든 ‘쥬드 로’의 팬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이번 주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그와의 데이트 스케쥴을 짜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