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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늑대개의 울음소리 (오락성 6 작품성 6)
하울링 |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매번 고과 성적이 낮아 진급을 못하는 만년 강력계 형사 상길(송강호)은 신참 여형사 은영(이나영)과 한 팀을 이룬다. 상길은 진급에 도움 안 되는 단순 자살 화재 사건을 맡아 심기도 불편한데,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은영은 매사에 열심이다. 묵묵히 일하던 은영은 사체를 조사하던 중 짐승의 이빨자국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사건이 계획된 살인임을 알아낸다. 그러던 어느 날 짐승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은영은 이 두 사건이 뭔가 연결되어 있을 직감한다. 이후 누군가 늑대개를 이용해 살인을 한다는 걸 알아낸 이들은 미성년자 성매매가 그 배후에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낸다.

<하울링>은 노나미 아사의 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여형사가 늑대개와 교감을 쌓으면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소설은 유하 감독의 마음을 이끌었다. “소외된 것에 대한 관심을 영화로 옮겼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이야기 보다 사회적 폭력에 고통 받는 사람들의 애환에 중점을 둔다. 영화는 강력계에서 여형사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차별, 성매매 위험에 노출된 소녀 등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끄집어낸다. 그 중심에는 차은영이란 인물이 있다. 형사임에도 사건 추적보다 커피나 복사 심부름을 해야 하는 은영은 성차별을 받는다. 그가 미성년자 성매매가 연루된 늑대개 사건에 집중하는 이유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영과 늑대개의 교감이 잘 이뤄졌다고 하기에는 의구심이 든다. 남성들이 즐비한 강력계에서 형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은영과 개도 아닌 그렇다고 늑대도 아닌 늑대개는 묘하게 외로움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서로 닮은꼴인 은영과 늑대개의 교감은 사건을 푸는 열쇠인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그러나 이들의 교감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불타는 지하실에서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감성을 교환하지만,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교감이 수반되지 않는 상태에서 영화가 진행되다 보니 정작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주제는 희미해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형사물을 외피로 쓴 영화는 초반부 상길과 은영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잘 묘사한다. 톰과 제리처럼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이들은 흡사 버디무비의 형사들에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준다. 특히 송강호는 특유의 대사톤과 표정연기를 통해 간간히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그러나 사건 해결보다 드라마가 강해지는 후반부에서 캐릭터의 매력은 반감된다. 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편으로 감성적인 부분을 극대화했기 때문. 이 때 부터 긴장감 있게 사건을 풀어가던 캐릭터의 모습은 자취를 감춘다. 매끄럽지 못한 편집도 배우들의 세밀한 감정 묘사를 저해하는데 한 몫 한다. <하울링>은 유하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매력 없는 작품으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송강호, 이나영의 조합만으로도 기대.
-호기심을 자극하는 늑대개. 누구냐 넌?
-형사물을 생각했다면 오산.
-늑대개와 여형사의 교감이 느껴지지 않아.
3 )
cdhunter
<결혼은 미친 짓이다><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까지 유하 감독만의 색깔있는 연출이 <쌍화점>에서 비틀거리더니... <하울링>은 정말 아쉽습니다. 초반에 홀대받는 여형사의 모습만 괜찮았고, 이나영-송강호 배우 캐스팅(연기를 떠나서 배역이랑 너무 안어울려서 몰입이 안됨)도 최악이고, 무엇보다 이렇게 교감 안되는 이야기가 진행될거면 굳이 늑대개가 아니라 셰퍼트로 해도 될 만큼 원작을 빌려 온 의미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옛날의 유하 감독 영화가 그립군요.   
2012-03-07 01:01
jini838
주연배우들은 확실히 이목끌기에는 성공한듯 싶어요.근데 스토리며 작품성이며...너무 큰 주연배우를 쓴것이 아닌가~싶네요.형사물이라 생각하고 볼라고 했는데 오산이라니 고민좀해봐야겠네요ㅎㅎㅎ   
2012-02-19 14:11
saida
이나영씨가 여형사라서 반감...가녀린 형사는 글쎄...
  
2012-02-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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