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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없는 ‘공포’
주온2 | 2003년 9월 3일 수요일 | 심수진 이메일

도로를 질주하는 한 대의 차, 그 안에 이런 저런 이유들로 작게 툭닥거리는 한 쌍의 연인이 있다. 바로 그들을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 으스스한 것이 쉬익쉬익 공기를 가르며 뒤에서 옆에서, 혹은 위에서 기분 나쁘게 따라 붙고 있다. 아, 뭘까하는 관객의 궁금증을 살살살 간질인 끝에 ‘툭’ 튀어나온 정체는 <주온1>에서 보았던 그 아이, 토시오. 푸르뎅뎅한 얼굴로 아무리 노려보아도 왠지 무섭지 않았던 녀석이었기에 필자는 이 <주온2>의 도입부에서 영화 전체에 대한 예단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뿔싸 그것은 필자의 커다란 실수였다.이 영화는 ‘너무나’ 무서웠던 것이다.

<주온1>을 보았다면 더욱 커다란 매력이, 전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굳이 문제될 건 없는 이 영화는 어찌되었든 문제의 ‘그 집’에서 비롯된다. 그 집은 어떤 집이었는고 하니 6년 전에 아내의 부정을 의심한 남편이 그녀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 자신도 집 근처 도로에서 시체로 발견된 사연이 있는 곳. 더욱이 그들 사이에는 6살 짜리 아들 토시오가 있었으나 그 날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더 깊이 파고들면 요 꼬마 토시오는 엄마와 자신이 아끼던 고양이의 시체를 본 뒤 아빠에게 극도의 공포와 분노를 느껴 자신을 살아있는 악령으로 만든다. 또 죽은 엄마와 고양이, 아빠까지 악령으로 만든다. 그 뒤 그 집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은 원혼들의 저주로 죽게 된다. <주온2>는 일단 열어젖히면 판도라의 상자같이 무시무시한 이 집을 제발로 찾아온 한 방송 프로그램에 연루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스포일러 때문에 밝힐 수는 없으나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이 영화에서 공포를 유발하는 두 주인공, 토시오와 엄마 가야코의 활약은 눈부시다. 이 공포 콤비가 이뤄내는 깜짝 장면들이 적지 않은데 그 중 가장 압권인 장면을 보면, 방송 리포터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관련된 부분. 위에서 밝혔다시피 이 영화는 1편의 연장 선상에서 ‘그 집’을 납량 특집으로 방영하려던 프로그램 관련자들이 과연 어떻게 될까를 다루고 있다. 이때 내러티브의 진행 방식은 직선적인 시간 구조가 아닌 퍼즐식의 흥미로운 구성을 띤다. 등장 인물들이 각각 사건과 관련맺고 있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시간을 살짝살짝 꼬아놓아 일종의 입체적인 옴니버스 형태를 띠는 <주온2>. 따라서 클라이맥스를 느끼는 부분도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로, 말하자면 쉴사이 없이 공포가 몰아치는 격이다. 리포터와 그녀의 남자 친구 장면에서도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시간을 교묘하게 활용하여 이 장면의 공포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일명 ‘통통 그네 놀이’로 필자가 이름 붙인 그들의 최후를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토시오와 가야코의 합작 공포도 섬뜩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특히 가야코의 공포 펀치가 상상을 초월한다. 외양이나 하는 짓이 얼핏 <링>에 나왔던 그녀-텔레비전에서 갑자기 쑤욱 삐져 나와 우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를 닮았지만 한층 업그레이드 된 버전. 그녀가 존재를 드러내는 핏빛의 기묘한 자욱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 주인공 폴이 드나들던 사차원 통로를 연상시키지만 공포 영화니만큼 그 기능이나 효과는 천양지차다. <주온2>에서 이 동그스름한 자욱은 토시오나 가야코 못지않게 공포를 유발하는 코드로, 영화 곳곳에 나와 신경을 뻣뻣하게 곤두세운다. 물론 그녀의 존재를 확실한 공포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은 <주온> 시리즈 특유의 효과음. 전작에서 가야코가 자신의 원한을 전하려고 입을 벌릴 때면, 마치 뼈다귀 꺽어지듯 기괴하게 울려대던 목울림 소리는 <주온2>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면서도 그 효과는 가공할 만하다.

감독이 비디오 시리즈를 묶어 극장판으로 완성한 <주온1>과는 달리, 상황과 설정만을 남겨둔 채 한 편의 이야기로 새로이 제작했다는 <주온2>. 전작보다 확실히 무섭고 한편으로 재밌지만, 여전히 뭔가 찜찜한 느낌은 버릴 수가 없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남는 건 아무래도 긴긴 밤 잠못 이루게 만드는 왠지 모를 ‘가위눌림’뿐이니 말이다.

3 )
gaeddorai
1도 안무서웠는데 2는 뭐야..놀라기도 힘들드라   
2009-02-21 21:55
ejin4rang
주온2 1보다는 공포가 별로다   
2008-10-16 09:47
js7keien
공포는 온데간데 없이 실종하고, 포스터가 전부인 영화   
2006-10-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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