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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포로수용소에서 탭 댄스 한판 <스윙 키즈>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6.25 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생활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려는 미군 소장의 지시 아래 탭 댄스 한판이 벌어진다. 4일(화) CGV 용산아이파크에서 언론시사회를 연 <스윙 키즈> (제작: ㈜안나푸르나필름)의 이야기다. 이날 시사회에는 강형철 감독, 배우 도경수, 박혜수, 오정세가 참석했다.

포로수용소에 갇혀 지내던 공산주의자 청년 ‘로기수’(도경수)는 전직 브로드웨이 탭 댄서 출신 미군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의 탭댄스에 한눈에 반한다. 돈벌이를 위해 통역을 하는 ‘양판래’(박혜수), 잃어버린 아내를 찾는 포로 ‘강병삼’(오정세), 중공군 ‘샤오팡’(김민호)까지 정체성도 이념도 다른 이들은 ‘로기수’와 함께 팀을 이루고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념 갈등을 두고 격돌하는 수용소 내부 세력과 그 흐름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01)로 음악 영화에 일가견을 보인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도경수, 자레드 그라임스 등 출연 배우의 현란하고 격동적인 탭 댄스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낸 건 <밀정>(2016) <남한산성>(2017)의 영상을 빚어낸 김지용 촬영 감독의 실력이다.

강형철 감독은 “뮤지컬 <로기수>(2016)를 보니 평소 관심 있던 이야기를 다 녹일 수 있겠다 싶었다. 전쟁이라는 불행한 상황에서도 행복하려는 이들이 춤이라는 기쁜 행위를 벌일 때 멋진 드라마가 나올 것 같았다. 백만 불짜리 이야기다. 다만 즐거운 춤만으로 영화를 채우기에는 한국전쟁이라는 배경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이념에 휩싸인 이들이 폭풍처럼 밀려들어 사람들의 촉수에 박히는 장면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영화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악당이 바로 이념이다. 이념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인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얼치기 소년 ‘로기수’가 포로수용소라는 공간에서 미국 사람이 추는 춤에 빠져들었다는 것을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해줬으면 한다”며 연출 취지를 밝혔다.

’로기수’역을 맡은 도경수는 “가수인데도 처음에는 탭 댄스가 생소해 내가 몸치 같았다”며 웃었다.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너무나 유명한 탭 댄서인 자레드 그라임스가 많이 배려해주고 잘 알려줬다. 영어를 잘 못 했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박혜수 씨가 통역사 역을 맡아줬다. 이념을 뛰어넘어서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열정을 가진 ‘로기수’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통역사 ‘양판례’역을 맡은 박혜수는 “살기 위해 단단해질 수밖에 없던 사람이 춤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가족이나 생계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감정을 꺼내 본다. 춤이 마냥 즐겁고,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강병삼’역의 오정세는 “가슴 아픈 정서와 신나는 흥이 공존하는 인물”이라고 역할을 소개했다.

<스윙 키즈>는 12월 19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6.25전쟁 이듬해, 미군의 관리감독을 받던 거제 포로수용소에는 공산주의 진영의 인민 영웅 ‘로기수’가 있다. 공교롭게도, 그는 ‘미제’ 춤인 탭 댄스에 빠져든다. <과속스캔들> <써니>로 성장담을 곁들인 음악 영화에 관한 출중한 실력을 검증한 바 있는 강형철 감독의 신작으로, 현란한 탭 댄스와 격동적인 음악에 김지용 촬영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을 배합해낸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떠올리게 할 만한 ‘떼춤’ 대결, 이념 갈등을 무겁지 않게 건드리는 호흡 짧은 유머, 화려한 영상과 신나는 음악 덕에 여러모로 흥이 충만하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이념 때문에 벌어지는 비극적인 드라마를 비중 있게 다루는데, 세련되고 리듬감 넘치던 전반부의 작품 분위기를 오히려 어지럽히는 느낌이다. 개성이 도드라지는 여러 인물의 면면을 비추느라 그들이 맺는 관계의 밀도도 썩 높지 않다. 그런 와중에도 도발적인 눈빛과 몸짓으로 ‘로기수’역을 소화한 도경수에게는 확실한 가능성을 본다.

(오락성 7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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