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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높은 드라마와 경이로운 연기 (오락성 9 작품성 9)
오펜하이머 | 2023년 8월 14일 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배우: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플로렌스 퓨, 조쉬 하트넷
장르: 스릴러,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80분
개봉: 8월 15일

간단평
1938년, 우라늄의 원자핵이 쪼개질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미국은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를 중심으로 핵무기 개발에 돌입한다. 3년 동안 진행된 극비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얼마 뒤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다. 미국을 구원한 영웅이 된 ‘오펜하이머’는 매카시즘 광풍이 불어오자 공산당원들과 친밀하게 지냈던 과거 행적으로 발목이 잡히고, 원자력 위원회의 창립위원인 ‘루이스 스트로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에 앞장선다.

<메멘토>(2000), <프레스티지>(2006) 같은 스릴러부터 <다크 나이트> 3부작과 같은 히어로물, 과학적 지식에 기반해 무한한 상상력을 펼친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테넷>(2020)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며 매 작품 충격을 안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엔 전기 영화로 돌아왔다. 전작 <테넷>이 한 번만 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내용으로 두뇌를 경련하게 만들었다면, <오펜하이머>의 내용은 꽤 명확하고 단순하다. 영화는 전쟁을 끝내고 세상에 평화를 안기고 싶었던 ‘오펜하이머’가, 핵무기가 본격화되면서 빠지게 되는 고뇌와 도덕적 딜레마를 그린다. 그러다 보니 전쟁 영화 특유의 스펙타클보다 주인공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폭발에 집중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킬리언 머피는 외형은 물론 내면까지도 배역과 완벽하게 합일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경이로운 연기를 펼친다.

영화 전체가 IMAX 카메라로 촬영됐고 감독이 직접 개발한 65mm 흑백 IMAX까지 도입됐지만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성을 보다 내밀하게 포착하게 만들되 블록버스터적인 재미를 자아내는 데 쓰이진 않는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영화가 흑백과 컬러를 번갈아 사용한다는 점이다. ‘오펜하이머’의 시점은 컬러로, 그와 반목하는 ‘스트로스’의 서사는 흑백으로 제시돼 둘의 대립 구조를 강화한다.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스트로스’ 역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했는데, 그의 대표작인 <아이언맨> 시리즈를 까맣게 잊게 할 정도의 명연기다. 이와 함께 조연에도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플로렌스 퓨, 조쉬 하트넷, 라미 말렉, 케네스 브래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배우들이 총출동해 밀도 높은 연기로 극을 이끈다. 1900년대 이론물리학계의 변화와 국제 정세를 알고 있다면 더 심도 깊은 감상이 가능하나 모른다 해도 이해하는 데 무방하다. 다만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일부 관객에게 진입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

2023년 8월 14일 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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