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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의 동행, 그리고 혼자 맞이하는 이별 (오락성 6 작품성 5)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2014년 11월 20일 목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감독: 진모영
배우: 조병만, 강계열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85분
개봉: 11월 27일

시놉시스

조그만 강이 흐르는 강원도 횡성의 아담한 마을에 사는 89세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는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부부다. 백발의 노부부는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에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에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며 매일을 신혼처럼 지낸다.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꼬마’를 묻고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간다. 비가 내리는 마당, 점점 더 잦아지는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친구를 잃고 홀로 남은 강아지를 바라보며 머지않아 다가올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간단평

움직임이 예전만큼 자유롭지 못한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가 쇠약해진 몸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울림이 크다. 하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한 76년의 세월을 카메라에 온전히 담지 못한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두 연인의 일상을 피상적으로 기록해 아쉬움이 크다. 부부의 농익은 사랑을 반복되는 애정 행위로 표현하는 형식적인 기술은 단조롭게 느껴지고, 할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지는 과정에 집중하는 후반부는 그 공감이 노부부 관계의 심층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단편적인 죽음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마음에 뚜렷한 인장을 남긴다. 할아버지의 무덤에서 차마 뒤돌아서지 못하고 주저앉는 할머니의 뒷모습은 새하얀 눈밭보다 마음이 시리다.

2014년 11월 20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보고도 믿기 힘든 할머니,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금슬.
-세월이 무색할 만큼 고운 할머니, 할아버지.
-홀로 남겨진 할머니가 견뎌야 되는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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