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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을 통해 본 3D 입체영화적 완성도
타이탄 | 2010년 4월 9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갈아치운 <아바타>의 광풍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타이타닉>때, 스스로를 세상의 왕이라 외쳤던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 한 편으로 흥행은 물론 영화 산업의 흐름까지 바꿔놓았다. 과거 <재즈 싱어>(1927)를 기준으로 무성영화와 유성영화를 나누었듯, 후세 사람들은 <아바타>를 영화 역사를 나누는 새로운 기준으로 삼게 될 것이다. 영화뿐만 아니다. 단 한 편의 영화는 전 세계에 3D 산업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일으켰다. <아바타>의 제작 소식이 들려오면서 슬금슬금 준비에 들어갔던 각종 3D 관련 산업들이 <아바타>의 성공과 함께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사실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이보다 빠르게 3D 입체영상에 관심을 기울였다. 셀 애니메이션에서 CG 애니메이션으로 전환된 이후, 입체영화를 향한 관심이 높아졌고 부분적으로 3D 영상이 삽입된 애니메이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플라이 미 투 더 문> <몬스터 VS 에이리언> <코렐라인>과 같은 풀 3D 입체 애니메이션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지난 해 <업>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 등이 3D 입체 애니메이션 시장을 안정적인 궤도로 올려놨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슈렉 포에버> <토이 스토리 3> 등으로 이어질 것이고, 많은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이후에 만들어질 대부분의 작품들을 3D 입체로 작업하겠다고 밝혔다.

2D로 찍고 3D로 개봉하고

반면 상대적으로 제작이 힘든 풀 3D 극영화는 아직까지 행보가 더딘 것이 사실이다. <블러디 발렌타인>을 시작으로 몇 편의 영화들이 개봉됐지만, 영화적인 완성도를 갖춘 <아바타>에 이르러서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이후에 개봉되는 3D 입체영화들로 이어졌다. 팀 버튼의 신작이라는 것만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3D 입체영화라는 옵션까지 장착해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아바타>와 달리 많은 관객들이 처음부터 3D 상영관으로 직행했다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그리고 이 분위기가 판타지 액션 대작 <타이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처음부터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3D로 제작한 <아바타>와는 달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타이탄>은 2D로 촬영한 이후, 컨버팅 작업을 통해 3D 입체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결과물은 모두 3D지만, CG를 통해 입체감을 만든 영화들은 처음부터 3D로 촬영한 작품에 비해 입체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경우, 앨리스가 ‘언더랜드’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그나마 입체감이 살아있지만, 그 외의 장면에서는 두드러진 3D를 경험하기 힘들다. 오히려 입체안경을 쓰고 보는 탓에 팀 버튼 특유의 색감이나 독특한 미술이 둔탁해 보이기까지 했다.

<타이탄>도 마찬가지다. 3D 개봉을 사전에 계산하지 않고 촬영됐기 때문에(촬영 이후 대세에 따라 3D로도 개봉하기 위해 개봉날짜까지 미뤄가며 CG 작업을 했다) 2D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원근감과 공간감을 만들어냈다. 포커스 인/아웃은 물론 멀리 있는 피사체를 작게, 가까운 피사체는 크게 하는 크기 대조를 통해 입체감을 만들었다. 하지만 2D에 적합한 이러한 표현법은 CG를 통해 3D로 전환할 때 오히려 방해가 됐다. 3D 입체영화의 표현에서는 모든 피사체에 포커스가 맞아야 입체감을 만들 수 있다. 원근감을 위해 흐릿하게 찍힌 물체에는 3D 효과를 줘도 무용지물이며, 오히려 눈의 피로만 가중될 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타이탄>에서 기대했던 것은 스펙터클한 액션과 3D의 결합이었을 것이다. 거대한 스콜피온이나 메두사와의 결투 장면, 크라켄과의 마지막 대결 등이 얼마나 실감나게 그려질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체적으로는 부족한 3D 입체영상이 CG 장면에서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CG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면이나 매트 페인팅을 이용해 배경을 CG로 합성한 장면에는 입체감이 살아 있다. 하지만 CG를 넣지 않은 실사 장면은 안경을 벗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타이탄>을 신과 인간의 대결을 그린 호쾌한 판타지 액션이라고 한다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3D 입체영화’라는 카피를 전면으로 내세운다면 배신감이 들 수도 있겠다.


3D 입체영화의 전망

최근 미국에서는 제작비와 기간 등의 이유로 2D로 작업하고 3D로 변환하는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워너는 우리나라 업체인 스테레오픽처스코리아와 손잡고 자사의 2D 작품들을 3D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찍어놓은’ 영상을 무조건 3D로 전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컨버팅은 촬영 당시부터 정확한 계산이 있어야 한다. 또한 포커스 아웃이나 줌 인/아웃과 같은 기계적인 효과도 최소화해야 한다. 이미 할리우드는 스테레오그래퍼라는 3D 전문 디렉터와 함께 작업을 하고, 3D 입체 애니메이션을 통해 가상의 공간을 계산하는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여기에 드라마와 스포츠, 게임 등 다방면에서 3D 제작을 시도하고 있어 기술적인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관심만 높은 수준이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과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3D 입체영화를 제작하겠다는 소식을 내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어려움과 부족한 노하우로 준비부터 애를 먹고 있다. 3D 전환 기술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숙련된 촬영자와 스테레오그래퍼 같은 전문가의 부재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빠른 기술 습득력과 불법 다운로드로 와해된 영화시장이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을 기다리는 만큼, 3D 입체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우리는 3D 입체영화를 얘기할 때 <아바타>를 떠올린다. 아마도 앞으로 나오는 모든 3D 입체영화들은 <아바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타이탄>은 안일하게 ‘3D 입체영화’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처음부터 계산된 이미지를 통해 입체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높은 CG를 내세운 2D 영화에 만족했어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3D 전환을 통해 3D 입체영화의 시장 확대에는 기여했을지 모르지만, 완성도 높은 입체영화를 원하는 관객의 입맛에는 부합하기 힘들어 보인다. 어쩌면 일부 극장에서만 <타이탄>을 3D로 상영하는 CGV가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자막만 입체인 영화를 3D 입체영화라고 부르진 않으니까.

2010년 4월 9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31 )
monica1383
3D이건 2D이건 티켓값은 톡톡히 한 영화였슴~   
2010-04-12 07:50
somajin
역시봐야알듯   
2010-04-11 19:41
theone777
아직까지는 개인적으로 2D영화들이 보기에도 편하고 좋은데 ㅋ   
2010-04-11 15:34
gunz73
 공감가는 글이네요^^   
2010-04-11 12:19
didwldus999
잘봤습니다   
2010-04-11 11:25
kwyok11
전체적으로는 부족한 3D 입체영상이 CG 장면에서는 효과가 있다   
2010-04-11 09:27
mvgirl
흠...   
2010-04-10 09:46
ldh6633
잘봤습니다~   
2010-04-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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