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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로얄2’ 일본현지 시사= 미소년 미소녀의 핏빛 향연
일본으로 날아간 무비스트 출장전문요원 | 2004년 3월 16일 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차 안에서 잡은 도쿄 오다이바의 풍경
차 안에서 잡은 도쿄 오다이바의 풍경
지난 <무간도3> 취재 차 중국 북경에 마실 갔다 온 무비스트 출장 전문요원들이 이번에는 4월 2일 국내개봉 예정인 <배틀로얄2:레퀴엠> 해외시사로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한반도를 벗어나 동북 아시아로 약진하는 무비스트 발걸음 이다지도 바쁘다. 물론, 30여 명의 한국 취재단과 함께 동행했음이다.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 공항에 발을 내딛자마자 한꺼풀 옷을 제껴야 할 만큼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날씨를 자랑했던 일본의 거리는 그다지 한국과 다르지는 않았지만, 익히 들어보고 봤던 대로 심히 규격화되고 구획화된 풍경으로 도시 설계하기 게임과 같은 비주얼을 보듯 딱딱한 느낌을 자아냈다. 그 후 기자단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기에 여지없이 살맛나는 밥집으로 이동, 식사를 하고 도쿄 시내에 위치한 게이오플라자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다음날 진행될 시사 일정을 위해 자유 시간에 들어갔다.

여기서 프리 타임이라 함은 시차로 발생하는 여독을 풀어야 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초저녁부터 침대와 한 몸이 되시는 귀차니즘파, 도쿄에 거주하는 지인을 만나러 가시는 사해동포파, 쇼핑을 즐기는 알뜰살림파,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음주가무를 실천하시는 두주불사파 등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쳐 알아서들 시간을 때우는 타임를 일컬는다.

허나, 이와중에도 우리 무비스트 출장요원들은 여러분에게 뭔가 보여드리고자 한국영화에 대한 일본 애들의 생각을 주워 담기 위해 거리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때가 때이니만큼 응해주는 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중도에서 포기, 동경에서의 불타는 밤을 불쌍시럽게도 술과 함께 지새우고 말았다. 것도 작대기들끼리......이거, 정말 근절하고 박멸해야 할 사회. 문화적 병폐에 다름 아니다.

어쨌든, 2박 3일간에 걸친 도쿄에서의 잡다한 취재기는 조속한 시일내에 노출시킬 다음 꼭지에서 다루기로 하고, 곧장 본 출장의 목적인 <배틀로얄2>에 대한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 시사는 영화의 제작사이자 일본에서는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100년의 전통 명가 도에이 영화사에서 이뤄졌다.


더 과격해진 미소년 미소녀의 핏빛 향연 ‘배틀로얄2:레퀴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배틀로얄2>는 주로 스튜디오 제작시스템이 허용하는 가능치 내에서 작품을 주조해온 성실한 장인이자 우리에게는 <의리없는 전쟁>과 같은 야쿠자 장르의 영화로 뒤늦게 알려진 후카사카 긴지의 <배틀로얄> 속편이다. 하지만 긴지 감독은 촬영에 들어간 첫날 한 장면만을 카메라에 담아낸 후 지병인 골수암으로 세상을 떠나 영화는 그의 유작이 됐고, 메가폰은 원편에서부터 시나리오 각색과 프로듀서를 역임했던 아들 후카사쿠 겐타에게로 넘어갔다. 그럼으로써 <배틀로얄2>는 엔딩 크레딧에도 나란히 나오듯 두 부자의 합작품이자 서로의 세계관과 스타일이 투영된 두 감독의 두 영화이다.

다음과 같은 겐타 감독의 술회를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은 충분히 전달된다.

“저는 항상 시나리오를 마지막 씬부터 쓰기 시작합니다. 테러리스트가 된 나나하라 슈야가 마지막에 죽는 장면을 생각했을 때, 아버지는 한마디로 '너는 그런 라스트를 보고 싶으냐?'하고 꾸짖었습니다. 후카사쿠 긴지는 만년에 항상 라스트씬에 희망을 그려넣었습니다. 전 그러한 아버지의 의중을 충분히 영화 안에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기타노 다케시의 딸인 시오리가 그림을 응시하는 영화의 첫 장면만 연출하시고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전날 아버지와 다투는 바람에 그날 현장에 가지 못했고, 정적인 화면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찍었는지 항상 고민하며 촬영에 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이 영화를 기획하신 시기와 내가 바톤을 이어받아 감독을 할 때의 세계 정세는 상당히 변화했기에 그러한 점을 영화 안에 반영했습니다”

겐타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배틀로얄2>는 이처럼 태생부터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지난 여름에 개봉해 원편의 210만의 관객동원력을 넘어 280만을 기록했다.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과 같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다가옴과 동시에 미소년 미소녀의 선연한 핏빛의 피칠갑의 파노라마가 한층 더해진 영화는, 원편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대물려 받아 시작한다. 다만,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살기에 부득불 동세대의 친구를 적으로 설정하며 무자비하게 살육해야만 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몇 년쯤 선배되는 또래의 테러리스트들과 목숨을 내놓고 초반에 전투를 벌이긴 하지만, 국가로 상징화 시킬 수 있는 어른들을 상대로 소년 소녀들은 참혹한 대결전을 벌인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이 싸가지가 없어진다고 판단한 어른들은 자신의 권위가 흔들림에 분노하고 끝내는 ‘가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기치’아래 학우의 목을 따야만 하는 야만스런 전쟁게임 BR (신세대 교육개혁법)을 발동한다. 그리고 무작위로 선발된 중학교 3학년 한 학급의 아이들 중 살아남은 나나하라 슈야(후지와라 타츠야)의 가공?할 만한 후일담이 <배틀로얄2>의 시작점이 된다.

아비귀환의 영토에서 구사일생으로 벗어난 슈야는 BR법의 흉포함에 반기를 들고 반(反)BR조직 ‘와일드 세븐’을 조직해 정부와 지난한 싸움을 벌인다. 이에, 발끈한 어른들은 슈야의 조직을 정부 테러의 주범으로 지명수배를 내리고 제거하거자 신세기 테러대책특별법 BR2를 시행, 다시금 불특정 학급 중 일개 반을 선택해 와일드 세븐이 거처하고 있는 살육의 섬으로 어린 학생들을 내몬다. 목적은 단 하나, <실미도>의 북파공작원이 김일성의 모가지를 따야만 하는 것이 유일무이한 생의 목적이었듯, 자신들을 향한 적개심으로 가득한 슈야의 명줄을 끊기 위해....

15세 관람가라는 등급이 무색할 만큼 폭력의 강도가 더욱 과격하고 살벌해진 <배틀로얄2>는 슈야의 테러단과 불량학생으로 구성된 학급이 어른들에 의해 최초로 교전을 벌이는 상륙작전 신에서 드러나듯 전투를 보여주는 화면의 밀도는 낮을지언정 핸드헬드 기법과 개각도 촬영을 활용해 전편과 마찬가지로 꽤나 스피드하고 흥미진진함을 보는 이에게 던져준다.

전편에 이어 참가자들의 목을 죄이며 생사를 좌지우지하는 개목걸이스런 센서폭탄은 2인 1개조로 편성한 BR2의 새로운 방식에 따라 자신의 짝패가 숨을 거두거나 일정한 거리를 벗어날 경우 본인의 그것도 자동으로 터짐으로써 아이들의 비참한 처지를 끝간 데까지 몰고 간다.

또한, 날선 도끼와 단칼, 낫 등 심히 아날로그적인 무기가 소년 소녀들의 손에 쥐어줬던 전작에 비해 최첨단 자동기관총이라 할 수 있는 BR소총과 전투복 등이 속편에 출동하는 아이들의 전투력을 높인다. 그렇지만 교복을 입은 채 지옥의 레이스에서 총을 쏴대고 피를 흘려야만 했던 부조화 속에서의 기이한 매혹과 다양한 무기의 공격성에서 비롯되던 원편의 쾌감은 덜하다. 일례로 무기의 성격으로 인해 근접해서 상대방의 생피를 짜내야만 했던 전편의 백병전과 같은 대결 구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 결여돼 있다는 거다.

패전을 경험한 긴지 감독은 <배틀로얄>을 통해 모든 것을 앗아가는 전쟁의 참담함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었지만 그것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는 고희가 넘은 고령이었음에도 상당히 장중하면서도 시적이고 일본 젊은이들에게 먹힐 수 있는 감수성을 이미지와 대사에 탑재해 대중에게 공개했다. 약육강식의 희생냥으로 생사에 기로에 선 미소년, 소녀들은 그러한 순간에서마저도 자신의 첫 사랑을 친구에게 고백하며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을 드리운 채 눈을 감는다.

반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하고 9.11테러 같은 국지 전쟁을 간접적으로 겪어왔던 이제 이립을 넘긴 겐타 감독은 좀더 이성적인 시선을 영화에 투사시킨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의 재현 대상인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은 자못 직접적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힐난하는 다큐적인 장면도 후반에 등장하고. 물론, 영화 속에서는 ‘그 나라’로 칭해 나오지만 말이다.

스크린에 비쳐지는 피사체의 비쥬얼과 성격을 관장하며 드러내는 방법에 있어 <배틀로얄> 1.2편은 포개지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어긋나는 지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겐타 감독은 긴지 감독이 남루한 시대 속에서도 늘 젊은이들이 단단하진 않더라도 긍정적으로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희망을 품어주길 바라며 영화의 말미를 긍정적으로 그렸듯, 비극적으로 끝을 맺으려던 자신의 속내를 한 번 뒤로 밀치고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재현한다.

한편, 전편에 출연했던 기타노 다케시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번에도 얼굴을 내미신다. 게다, <킬빌>에서 호연을 펼친 일본 사무라이 액션의 명배우 소니 치바도 잠깐이나마 기꺼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시니 잘 살펴보길 바란다.

전편 개봉당시 일본 국회에서 폭력을 조장하는 영화가 아니냐며 되도 않는 닭짓스런 발언이 나오는 등 적잖은 화제와 함께 국내에서 무삭제로 개봉돼 무수히 회자되었던 <배틀로얄>의 속편은, 영화도 영화지만 수 십년 동안 숙성해온 숙련된 연출 솜씨로 일본 영화사에 커다란 서명을 남긴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유작을 그의 장남인 겐타 감독이 어떤 식으로 133분을 채웠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는 작품이다.

덧붙여 후카시쿠 긴지 겐타 부자(父子) 감독의 <배틀로얄2>는 심히 주관적인 본 기자의 생각이지만 20대 후반보다는 15세부터 20대 초반의 그네들에게 지지와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국내개봉은 4월 2일

도쿄= 서대원 기자, 이기성 피디

인터뷰가 실린 다음페이지는 아래를 보시면 있다.

7 )
qsay11tem
비호감이네요   
2007-11-27 13:09
iamjina2000
단언하건데 강동원 팬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형사를 좋게 본사람들 이 영화도 좋게 볼 수 있을 것같다.   
2005-09-13 19:20
iamjina2000
동경클램프식의 애니에 익숙한 여자관객들에게나 호응이 있겠지.   
2005-09-13 19:19
khjhero
최..............악........   
2005-02-15 21:00
cat703
일본의 정서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2005-02-14 08:37
soaring2
기대되네요~2편..   
2005-02-13 14:55
cko27
전 솔직히 실제로도 배틀로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봐요.-_-;;일본에서는..   
2005-02-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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