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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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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년호>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아주 최악의 영화는 아니다. 단지 극의 진행이 빠름에 있어 많은 부분 특수효과와 인물들의 동선으로 그 빈약한 내러티브(또는 갈등) 구조를 메울 여고 하기 때문에 스펙터클 영화가 종종 지니는 단점인 비만한 영화 일 뿐이다.
그 비만이 마지막에 와서는 비만을 넘어서 비대해지는데 비하랑(정준호)과 아우타의 원혼이 들린 자운비(김효진) 그리고 진성여왕(김혜리)이 한자리에 모인 그 심각하고 위기의 순간이 신파로 채색되어 갈 때 정점에 도달한다.
진성여왕을 패하려는 반역자들과의 대결은 귀신 들린 자운비로 그런 대로 무마되었다고 쳐도 자운비가 인정사정 볼 것 없는 공격을 하는 와중에도 비하랑은 빠른 진행을 느슨하게 하려는 듯 귀신 들린 자운비의 얼굴에서 사랑을 갈구하지를 않나, 진성여왕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지으면서 일 국의 여왕이 한 남자를 마음에 품었다고 갑자기 백성을 위하는 척하면서 목숨을 끊을 여고 한다.
더 이상 신검이지 못한 검이 여왕의 목을 베는 칼로 사용되면서 그녀의 피로 다시 신검이 되는 이 극적인 사건은 말 그대로 절체절명한 위기의 순간이 신파극으로 두껍게 무장함으로 인해 본래의 영화적 위압감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건으로 전락한다.
사극이라면 사극인 이 영화가 왜 가장 작년에 간판 일찍 내린 사극 영화이었는지 어렴풋이 이 장면에서 알 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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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18일 수요일 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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