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렵게 봤습니다.
사실 꼭 보려던 건 아니었는데요. 갑자기 예매권이 당첨되서요. 레세나 이벤트였는데. 막상 당첨되고 보니 어디서 봐야할지. 그나마 볼 수 있는 건 돈암동 아라랑, 일산의 그랜드.....
정말 누군가의 영화 볼 권리가 없다는 푸념이 딱 맞는 것 같네요. 지금은 지방에서 상영중이고 이것도 아마 20일부터는 안하는 것 같던데....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갔습니다. 울 랑 애 붙들어놓고 친구.=울 랑의 친구의 아내와 같이 보러갔죠. 울 랑도 그 사람도 집에서 애 보구요. ^^.
그간 뇌쇄적인 모습만을 보이던 김혜수씨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다른 삶을 걱정하는 아이와의 만남. 어쩌면 우리 주변의 모습이겠죠.
얼마전 인터넷에서 100명 중 9명이 절대빈곤이라는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요.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어른이 되기를 강요받는 아이가 참 많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나은데, 울 랑 한동안은 술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명세서를 내놓더니 아이가 자라니 조금은 나아지네요. 왜 남자들은 그런 술집에 가는건지.
하지만 김혜수씨를 보니 한편으론 거길가는 인간이나 거기에 있는 사람이나 다 불쌍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거기서조차 발붙일 데 없는 사람이라면 더 말할 나위없구요.
올해 참 부정과 모정에 대한 영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도 유행인가요?
제가 본 [마이 파더], 그리고 이번 [열한번째 엄마]
비루하고 꺼려지는 환경임에도 그속에서의 모습은 [긴급출동 SOS]의 그곳을 보는 것 같네요.
정말 벗어나고 싶은 현실에서도 그래도 피어나는 건 희망이고 그 희망을 지탱해주는 건 따뜻함이잖아요. 그 마음 언저리에 있는, 거리의 구세군냄비를 생각케하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 따뜻한 가슴을 얘기하는 김혜수씨의 이대출신이라 큰소리치는 것보다는 더 멋있게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고. 또 그게 정말 현실인가 봅니다. 이 영화 보기위해 약속 정하는데 수십통 전화하고 캔슬하고 또 남자들이랑 협상도 하고 협박도 가하고. ^^.
그런 삶의 투쟁. 그런 삶의 싸움들이 잘 안보이는 구석. 그런 구석에서 보여지기에 골목길을 가다가, 시장을 가다가 함 눈을 돌려 보아야겠습니다.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김혜수씨만을 위한. 그리고 그 아이로 나오는 아역배우를 위한 영화라 좀 그렇지만 성격파 조연들의 감초같은 연기도 자연스러웠던 거 같습니다.
이제는 아마 어린이날이나 추석때나 TV에서 보겠죠. 그 때는 울 랑이랑 다시 한번 볼려구요.
마치 다시 그 장면, 그 얼굴을 보고싶은 드라마같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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