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있다면 멜로/로맨스 일 것이다. 제목이 멜로/로맨스일 것 같은 '레
이첼, 결혼하다'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가족간의 문제를 다룬 영화라 드라마라 한다. 개봉관수
도 적고 홍보도 미약해서 그저 그런 영화라 생각하고 오늘 휴일인터라 영화관으로 향했다.
약물중독으로 재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문제아 '킴'(앤 해서웨이)이 언니 '레이첼'(로즈마리 드
윗)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다. 흥겨운 음악과 유쾌한 웃음 소리가 가득한 결혼
식 준비 현장에 이혼한 아빠와 엄마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또 다른 가족의 탄생을 축하하는 그날, '킴'의 끊임없는 돌출행동과 과거의 사건으로 원망
이 가득한 그들은 또다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마는데..,
만약 가족의 일원중에 약물중독자가 있다고 해보자.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약물중독으로 인한
느닷없는 돌출행동과 자기 위주의 언변으로 일관 한다면 믿음이란 가족간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될 것이다. 영화는 약물중독자와 그 가족간의 감정을 폭발 직전까지 몰아가는데도 영화는 파국
으로 치닫지도, 어정쩡하게 갈등을 봉합하려 애쓰지도 않는 듯이 등장인물들의 정신적 고통과
혼돈이 관객의 가슴을 누르면서도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재즈와 팝, 포크, 아랍음악 등 경계 없
이 펼쳐지는 음악은 영화를 잔잔하면서도 일련의 흥겨움으로 이끌고 간다.
그런데 본인에겐 그 잔잔함이 약물과의 전쟁이라는 지극히 심한 가족과 약물중독자와의 갈등의
분화구 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 그건 아마도 재활을 받고 있는 '레이첼'의 주위의 약물의
대한 복선과 각기 맡은 배역들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적 갈등의 연기를 느껴서이기 때문
이다. '앤 해서웨이'를 비롯해서 조연역까지 눈에 보이지 않고 가슴으로 느낄수 있는 열연에
박수를 보낸다. 아직 26살의 '앤 해서웨이' 장차 연기대가의 길에 입문하는 걸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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