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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eus Directer's cut을 기다리며 아마데우스
opium69 2007-07-21 오후 11:05:25 1297   [7]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감독들 중의 으뜸,  밀로스 포먼....

어느 추운 겨울날, 그를 처음 만났다.
학교 자료실에서 켜있지도 않은 난로 앞에 앉아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자막도 없는 오리지널 영화를 보게된다.
내용을 몰라도, 대사를 알아듣기 힘들어도, 친구들에게 아는 척하고 있음을 들키지 않기위해,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기(감상하기 보다는..) 시작했던 영화, [헤어] < Hair, 밀로스 포먼, 1979년 미국>....
하지만, '세상에 알란 파커 보다도 음악을 더 멋지게 쓸 줄 아는 사용하는 감독이 있구나' 하는 막연한 느낌이 들때쯤
강렬하게 노래하는 흑인여성을 둘러싸듯 펼쳐지는 원형 트랙 샷에서, 그 안으로 들어 앉히듯, 마음대로 나를 끌어당겨버린 영화..


자연, 그리고 자연스러움.  오직 그것만을 사랑하는 '히피들'과
입영을 앞둔 '낯선이'가 우연히 만나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던 며칠뒤,'낯선이'는 입영을 하게되고,
그때를 잊지못하는 '히피중의 한 여인'을 위해, 목숨처럼 아끼던 머리를 깎은 '다른 히피'가
훈련중인 '낯선이'를 대신해, 왕자와 거지처럼 잠시 몸을 바꾸어 그들의 재회를 돕지만,
마침 한창 진행중이던 월남전에 급파되어 낙엽처럼 목숨을 잃게되는 그'다른히피'를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세상에 어떤 반전 영화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나는 아직까지 그 어떤 영화로도 덮어쓰질 못한다.

그런 내게 덧붙여 쓰여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래리 플린트 vs 사람들]  그 외에도...
하지만 언젠가는 보겠다던 (게을러서 보지 않았던) [아마데우스]를 전혀 의도하지 않게 며칠전 보게된다.
아마데우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다.


85년 가을쯤에........

-야 너 어제 무슨 영화 봤다고 그랬지?
-응 아마데우슨가 하는건데...
-어땠냐?
-응. 좀 이상한 영화드라, 모짤트가 주인공이 아냐. 셀러린가 하는 사람이 주인공인데, 정신병원에서 지가 죽이지도 않았는데,
  모짤트를 죽였다고 우겨. 근데다가 모짤트 웃음소리가 미친 여자같애..
-그래? 그럼 난 [드레스드 투 킬] 이나 봐야겠다.


그랬었다, 게다가 난 그 영화로 브라이언 드팔마의 팬이 되고 만다.
[스카페이스], [언터쳐블스]에서 [칼리토]로 이어지는...   그 카리스마.


20년이 가깝게 지난 지금에야 난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친구에게 감사해 하고있다.
당시에 난 천재(내가 알고 있기로는..)였고, 그래서 일진 몰라도 그때였다면
[아마데우스]를 보고도 아무런 감흥을 느낄수 없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난 '질투로 가득찬 살리에르' 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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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진정으로' 스스로가 천재가 아님을 알았을때는 언제인가요?
당신이 결정지을 수 없는 부분일 수 있겠지만, 언젠가 만일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당신은 얼마나 스스로를 괴롭히고 또 그것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나요?

제가 본 아마데우스는 저에게 그런 의미를 던져준 영화였습니다.


당신이 본 어떤영화를, 좋은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당신의 기준'은 어떤건가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기술과 예술의 완벽한 짜임을 이루는 완성도 높은 영화'와,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말합니다.

이 두가지 기준은 상관관계가 있어보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객관적 시각과 주관적 시각이 그렇듯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전자에서 언급한 영화는 다시보아도 그 처음 보았던 감흥과 다르지 않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영화로 말 할 수 있고,
후자의 그것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주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의 미래를 더 낫게 바꾸려고 돕는 영화(다른 어떤 예술을 포함하여..)지요

제게는 [써머스비]라는 영화가 후자에 속한 영화였습니다, 사기꾼으로 살아왔던 삶보다,
비록 행복한 가정을 영원히 가질수 없다 할지라도 그안에서 인정받으며 죽고싶은 주인공의 의지를 그린 그것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말해주는 영화였습니다.
그외에도 [바보선언], [네멋대로 해라], [헤어], [허공의 질주] 등도 제겐 의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아마데우스]의 화자가 모짜르트 그 자신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바보스럽고 무례하지만 타고난 작곡에 대한 천재로서,
자신을 해하려는 다른 이들의 시기를 이겨내고 후대에 높이 평가받는 비운의 천재를 그린, 평이한 전기영화로 그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외에도 그 천재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자신의 무능을 괴로워하는 다른 이를 그려냄으로써,
제가 가진 좋은 영화의 두가지 기준을 가장 만족하는 영화로 자리잡게 됩니다.


[헤어]에서의 전쟁과 군대의 폭력적인 구조를 이겨내려던 히피들의 자유의지와,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의 주인공 멕이 보여준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에 대한 몸부림과,

[래리 플린트 vs 사람들]에서의 다수가 인정하지 않으려는 극단적 목표를 굽힘없이 지켜 나가려는 래리의 의지에 대해

아직도 나는 나의 삶에 대해 숙제로 남아있는 지금,

내가 천재가 아님을 안지가 10여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진 살아갈 날이 더 많다고 믿는 지금,

창작을 하려는 이로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 다른 숙제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본 소감이기보다는 넋두리에 가까운 장황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2002년 10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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