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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영화, 분노를 권하다. 눈물
zelis 2001-01-04 오후 9:40:04 1140   [0]



낙서에 돌입하기 앞서, 양해를 구해야 겠다. 이 글은, 어떤 주장을 일반화
하려는게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며 내 글이다. 이 글은 본격비평
도 아니며 그렇다고 영화도 안보고 막 써댄 글도 아니다. 하지만, 때로
필자의 오만한 스타일상 문체에서 일반화하려는 조짐이 보일수도 있겠다.
이를테면, '관객들은..' 이나 '영화는..'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문장들.
잡설이니만큼, 보는 분들께서 너그러이 보고 잊어주시기 바란다. 그저, 어
디서 말많은 녀석이 또 잡스러운 글을 올렸군. 하고 생각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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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굳이 10대들의 이야기로 한정지을 필욘 없겠다. 어느 나라에서건 10대라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마련이고, 또 그들에 대한 영화 역시 그렇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태도다. 쉽게 말해, 띠벙하냐, 아님 삼빡하냐, 이것이다. 새리에 대한 용호의 모습은 띠벙하다. 반면, 한과 새리가 함께하는 모습은 삼빡하다. (내가 이 영화를 코믹액션에로 + '멜로' 라고 보는 것은 순전히 한-새리 커플 때문이다.) 란과 여관으로 들어간 원조교제 아저씨의 말, 표정들은 띠벙하고, 딸을 때리는 아줌마에 대한 창의 분노는 삼빡하다. 그렇다고, 한,창,새리,란 등 주인공 넷이 언제나 삼빡한건 아니다. 그들도 때론 띠벙하고, (창의 경우, 그 무식한 여성관이라니. <눈물>이 에로영화로 추앙받을수 있다면 창의 고런 가치관 덕분이라 하겠다.--+) 맹개진 모습을 보여준다. 우찌됐든, 세상 살기엔 띠벙하기 보단 삼빡한 모습이 날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뜻대로만 되던가?

   
올해로 내 나이는 23살이다. 아직 어리다. 그런데도, 갈등하는 젊음의 얘기, 특히 10대들을 조명한 이야기(물론, <눈물>도 그동안 봐왔던 젊은이들 영화의 분위기가 있다. 부분부분.)를 볼때마다, 우습게도 기성세대틱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느낀다. 주인공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서 떠오르는게, '그래두, 약해지지 말아야 해.! ' 이따위 생각뿐이라니! 그들을 보면서 애써 태연한 척 한다. 다 아는척. (<- 아는거 손톱만치밖에 없는 주제에.) 혹은 그들을 이해한다는둥, 아니면 '그래. 슬프다. 저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가 너희를 그렇게 만들었다. 너희(주인공 4인방이겠죠?)는 피해자다.' 이런 마뜩찮은 생각이나 하고 앉았으니, 참으로 한심하달수 있겠다. 이 얼마나 비겁한 생각인가. 우리가 세상을 그렇게 만들었고, 세상이 너희를 그렇게 망쳐놨으니, 미안하다.. ..그리고 그 뒤가 없잖은가. 이런 생각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이미 체제를 인정하는 거니까. 그리고, 방관자나 다름없는거니까. 뻔뻔스럽고, 나약한 모습이니까. 그럼, 이 영화를 보고 어찌해야 할까, 차분해지기 보다는 분노해야 한다. 내 나이대의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하지 않을까. 이미 10대를 졸업한지 몇년이 지났지만, 그렇다고 내가 4,50대 아저씨도 아닌데, 이런 고루한 생각은 다 뭔지. 쩝. <눈물>을 보면서 한켠으로 기분 드러웠던건, 일종의 '자기반성'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본래 반성같은 거랑은 별로 안 친한데도.


그래도, 이 영화에서 끝까지 재미를 못찾는 건 심심한 일이다. 물론, 4인방
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본다. 그들과 내가 다른 점은 사실 별로 없다. 단지, 그들은 영화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나는 나를 가리고 있을 뿐이다. 나는 금새, 이 영화를 우울하거나, 또는 반성적으로 볼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건 띠벙한 짓이다. 영화를 보는 것이 아무리 개인적인 놀이라손 치더라도, 그렇게 괴롭게 즐길 이유는 없다. 확실히, 이 영화에는 '아니, 저런 일이 진짜 있을까.' 혹은 ' 저런 넘이있겠냐. 피식.' 할만한 장면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이땅의 일부다. 그것은 세상이며, 곧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다. 앗. 그런 생각에 다시금 우울해진다. 하지만, 뭐, 이정도의 우울함 쯤이야. 하긴. 요새 영화들 대부분 한 우울 하지 않나. 사람들도 그렇고. 대신, 이 영화는 재밌다. 심각하지만, 웃긴다. 코믹액션에로란 선전문구에 백프로 동의하진 않지만, 확실히 코믹은 할만큼 해준다. (액션 에로는 다소 약하다. --; 대신 멜로끼가 있다.흑. --;) 한은, 늘 뭔가 맺힌 듯한 큰 눈을 가졌지만, 영화속에서 울지는 않는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칠칠맞게 웃다가 우는 놈은 나뿐이다. 쳇. 뭐 그렇다고 대성통곡한건 아니다.눈물을 흘린 것도 아니고. 다만, 후반부에 란이 아버지에게 빗자루로 맞을때는 무지슬퍼졌다. 아니, 화가 났다. 난 도저히 그 상황을 인정할수 없었다. 그 아버지의 모습은, 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딸을 아끼는 마음이라면, 그래서 란이 술집일 하는걸 싫어한다면, 일단 때리지는 말아야 했다. 그러나, 분명 란을 패는 아버지는 그저 부끄러운 마음만이 있었다. 딸걱정보다, 자신의 체면 걱정이앞섰다. 역겹게도. 마치, 학교에서 '너희를 사랑하니까 그러는거야.' 란 소릴 하며 애들을 발(!)로 차던, 일부 몰지각한 선생 부류 같았다. 아버지란 권위, 너무 싫다.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권위주의가 싫다. 권위있는 척하는거, 그리고 늘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느끼는 발상들. 이건 비단 '아버지' 만 그런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그런 기운 쫌 있다. 내가 잘났고, 누가 내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 괜히 씁슬하고. 이 나이에 이런데, 나이 더 먹으면 어찌되겠나. (흑흑, 나도 창처럼 자식안 가질꺼다. --; 이유는 오직 하나, 나닮은 넘 나올까봐. --;;) 하튼, 그런거 있잖은가. 씨잘데기없는 권력. 남을 다치게 하는 힘. 그리곤, 논리로 승부하려하지 않고, 나이로 이기려는 사람들. 같잖다.


<눈물>은 독립을 얘기한다. 비단, 부모로부터의 독립, 집나오고, 그런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과거로부터의 독립, 과거의 쓰라림으로부터의 독립, 나를 형성하고 있는 낡은 가치관으로부터의, 또 혼란스럽게 하는 여러가지 것들로부터의 독립을 말하고 있다. 그렇게, 홀로 서서 바라보면, 세상은 슬프다기 보단 웃기다. 웃기면서도 또한 불만스럽다. 그리곤, 저항을 요구한다. 그렇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다시금 세상에 대한 다른 인식을 가져본다. 그동안 세상을 쓰게 봐왔다. 우울하게, 어둡게. 그러나 이제 재밌게도 보려한다. 때론 웃기게, 그렇게. 그러면서 그동안 안주했던 나에게, 정체했던 나에게, 일말 분노의 에너지를 다시금 불어넣어 본다. 띠벙한 분노가 아닌, 삼빡한 분노를. 알게 모르게 나를 조여오는 고여있는 관념들 속에서 흠
칫, 뭔가를 떠올리고선, 불필요한 내안의 독기를 뺀다. 그래, <눈물>을 보고난 후 나는, 확실히 예전보다 순해졌다. 차가움이 덜해졌다. 우울함도 날려버렸다. 앗! 이리도 쿨한 영화일줄이야. 내가 쿨한 관객인건가? 하하. (죄송.--;)

 
이 영화, 10대들이 못보게 되었다고 해서 아쉬울건 없다. (등급 처리 과정을 보자면씁슬하기 이를데없지만.) 10대들은, 이 영화를 안봐도 충분히 정의로울테니까. ..하긴, 지난번에 욜라 치사한 10대들 봤다. 놀이터에서. 한 아이가 일방적으로 밟히고 있는데, 주변에 애들이 구경만 하고 있두라. 가서 니들은 뭐하고 있냐고 왜 안 말리냐고 윽박질렀더니.(나, 그때만 정의로운 척했다. 애들앞이니까. --;) 그 중 한아이가 내뱉는 말. "쟤는 말로해서 안 들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냉소. 우와. 살떨렸다.벌써부터 이딴 재수없는 분위기와, 말투와 웃음까지 습득하다니. 우워. 앞에 말 취소다. 이 영화는 10대들이 꼭! 꼭! 봐야한다.--; 이 영화 사실.. 흑흑.. 욜라 모범스러운 영화다. 바른 생활 교과서에 나오던, 정의감, 뭐 이런걸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여따. 흑흑, 하긴, 검열 하는 분들은 영화 내용은 안보니까. 흠, 그럼 도대체 뭘 볼까? .. 암튼, 10대들에게 전설적인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는 임상수 감독의 인터뷰기사가 보이던데, 이 정도로 요즘 10대들이 뻑 갈것 같진 않다. 요즘 애들 을매나 약았는데. --; (그러니, 이 영화 불가 등급, 이거 풀어도 된다. 우.. 자체검열, 언제쯤 안해도 될까?) 오히려, 세상맛 어느정도 보고, 슬슬 속물스러워 지려는 20대 초중반,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에게 주입되면 나이쓰하리라 사료된다.


아쉬운 점 하나. 새리는 줄곧 여전사의 이미지였는데, 나중에는 한에게 기대어 있다. 우씨, 뭐냐. --;; (역시, <눈물>은 코믹액쑌에로 + 멜로였어. --;) 근데 말이지, 이런 작품 -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 은 꼭 '문제작' 이란 딱지를 붙이는 무리들이 있두라. 문제작은 무슨, 괜히 호들갑 떨 필요 없다. (더 문제스러운건, '문제작' 이라 지레 평해놓고 정작 그 문제가 뭔지, 제대로 얘기조차 않는 태도다. 커헉, 대책엄는 일이로세.) 영화는 재밌고, 눈물스럽다. 결말도, 맘에 들고. 흠, 진부했지만, 그래두 풋풋한 결말이고. 디지털 영화라고 결코 없어보이거나, 가벼워보이지 않았다는 말로 마무리 지을까 한다. (역시나 말이 길어졌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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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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