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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사랑의 대중적 수요 봄의 눈
kharismania 2006-10-11 오후 5:45:21 942   [4]
※팔랑 팔랑 팔랑 날아가는 저기 저것,

   꿈인가 생시인가, 꼭 그 한가운데

 

    -기타무라 토코쿠

 

 봄에 내리는 눈은 왠지 서글프다. 이미 지나버린 겨울을 망각한 듯 뿌려지다가 냉기가 가신 봄의 온기안에서 주인을 잃은채 녹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버려진 잔여물들의 최후를 보는 것만 같고 어쩌면 마지막으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겨울의 발악같아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 몸부림. 봄의 눈은 그런 형상이다. 자신이 떠나가야 할 때를 망각한 채 힘을 쏟아보지만 그 실상의 결말은 녹아내리듯 사라짐뿐이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 시대 시절 어릴 때 사토코(다케우치 유코 역)의 집에 맡겨져 그녀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유키(츠마부키 사토시 역)는 어느 덧 선남선녀가 된다. 사토코는 유키에게 연민의 감정을 품고 그에게 마음을 전달하지만 유키는 그런 그녀를 무시한다.하지만 겉과 다르게 그녀에게 연민의 감정을 지닌 유키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다가서지 못하다가 사토코가 황실과의 혼담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감정이 진실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미 뒤늦어버린 사랑의 말미에서 그렇게 사랑은 뜨겁게 불을지핀다.

 

 사실 고전적인 사랑의 비극성을 띈 이야기의 진행은 특별할 것이 없어보이지만 그 파국적인 결말을 향한 일방소통을 예감하면서도 몰입을 멈추지 않는 감정의 흐름은 특별해보인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성이 예감되지만 그 감정의 진솔한 아름다움에 도취되는 듯한 형국이다

 

 물론 캐릭터들의 감성이 곧이 곧대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유키의 망설임과 유약함을 드러내는 배경이나 근거가 뚜렷하지 않음은 다소 아쉽다. 시나리오상에 설정된 인물의 캐릭터라지만 그것이 영화의 스토리텔링의 흐름 자체를 좌우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성향적 기반정도는 구축했어야 타당하지 않았을까. 결국 설명이 빈약한 캐릭터의 구축은 비극적 결말을 구성해내기 위한 설정적 장치로 치부해도 될것만 같다.

 

 구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고전적인 이야기처럼 영화의 영상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맑은 자연광을 배경으로 보여지는 수려한 자연 풍광과 구시대적인 가옥과 공간배경이 고전적인 의상과 배경과 어우려지며 이야기의 맛을 한층 더한다. 사실 이런 고전적인 비쥬얼을 아름답게 잡아낸 영상미가 영화의 깊이를 배가시킨다.

 

 사랑의 끝자락에 선 이성간의 간절한 애착이 부른 패망한 슬픔. 이 영화는 한쌍의 남녀가 자신들이 갈망하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정체성앞에서 방황하다 낭떠러지와 같은 상황에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자신들의 비련한 사랑을 불태우는 몽환같은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국의 정서가 맞닿지 못하는 면이 있다할지라도, 혹은 캐릭터의 설정력이 와닿지 않는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고전적인 사랑이 내포하는 슬픔은 정통한 감정의 기류 안에서 흡수된다. 비극적 사랑이라는 소재는 아무래도 무시할 수 없는 범인류적 트렌드인가 보다. 문학적 기호를 품은 정서적 공감대가 이 영화의 이국적 배경을 낯설지 않게 하는 이유다.

 

                         -written by kharismania- 

 

※히라노 게이치로 作 "달"에서 발췌한 싯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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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눈(2005, Spring Snow / 春の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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