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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집결호
madboy3 2008-02-03 오후 2:22:15 2149   [6]

<집결호>. 2007년 12월에 중국에서 개봉하여 중국박스오피스 4주연속 1위를 기록하며 개봉 4일만에 90억을 벌어들인 중국 전쟁 블록버스터영화. <야연>의 '펑 샤오강'감독이 연출하며 국내의 'MK픽쳐스'와 공동제작,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 팀의 전쟁씬 특수효과, 2007년 부산 국제 영화제 개막작 등으로 홍보를 슬슬 시작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극장 불이 꺼질때까지 가르쳐주지 않고, 단지 설문지의 문항을 통해 제목만 짐작했던 블라인드 시사회. <집결호>란 제목은 들어보질 못했다. 설문문항을 통해 전쟁 영화라는 것만 짐작했었고,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즐기지 않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역시나 개인적으로 중국어는 왠지 감정이입하기 힘든 본인이기에 약간 불안했다.

 

1948년 중국 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의 전쟁. 그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문하'전투. 그 전투에 참전한 9중대. 중대장 '구지디'(장한위)는 그 전투에서 '집결호'(퇴각 나팔 소리)가 들리면 퇴각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9중대는 목숨을 걸고 진지를 지키지만 자신을 제외한 전 중대원은 전멸을 하고만다. 한국전쟁까지 참전해 전쟁 영웅이된 구지디는 훈장도 받지만 '문하전투'에서 집결호를 듣지 못해 중대원이 모두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에 구지디는 자신의 중대원들의 명예를 찾아주려 나선다.

 

간단히 말하면 중국 전쟁영웅 영화다. 그리고 실화다. 그리고 군 홍보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태극기 휘날리며>와도 조금 닮아있고, 탁월한 리더십의 중대장을 중심으로 똘똘뭉친 특수중대라는 면에서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도 조금 닮았다. 내 기억으로는 중국에서 근대 전쟁 블록버스터는 이 영화가 처음인 듯하다. 옛날 전쟁 블록버스터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근대를 배경으로 한 총질 전쟁 중국 영화는 처음인 듯하다. 이제 조만간 중국산 초대형 SF,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볼 수 있을까...

 

처음부터 엔딩마냥 제작진들의 크레딧만 계속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스탭을 위한 마음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껏 봐왔던 오프닝과는 조금은 다른 오프닝에 약간 당황할 즈음에 'Assembly'라는 타이틀이 오르고, 나팔이 놓인 탑에서 시가지 전투로 넘어가며 영화는 시작된다. '1948년'이라는 자막이 나오고 전쟁터가 나온다.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비오듯 쏟아지는 총알들. 이제는 전투씬의 공식이 되어버린 핸드헬드 기법이 난무한다. 역시 정신없는 전투장면을 찍는데는 핸드헬드만한게 없는 듯하다.

 

영화의 전투씬의 특수효과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이 맡아서 그런지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는 느낌이든다. 계속 핸드헬드로 전투씬을 찍지만 정신없음은 있지만 어지러움은 없으니 다행이다. 얼마전 본 <클로버 필드>의 멀미가 생각났으나 그걸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그 전투씬이 끝나고 금방 <집결호>의 하일라이트 전투인 '문하전투'가 일어난다.

 

대규모 엑스트라와 탱크, 자주포, 정신없는 폭발이 난무하는 처절한 전투씬이며 이 영화의 발단이 되는 전투이기도 하다. 그만큼 비중있는 씬이니 만큼 상당한 공을 들였음이 보여진다. 역시나 핸드헬드 기법이 난무하고 사람죽는 특수효과도 난무한다. 제작비의 대부분은 여기에 쓴것으로 보일정도로 상당한 물량공세가 보이는 전투씬이다.

 

이 영화를 보려면 한가지 집어보고 봐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중국역사다. 이 부분에서 나의 무식함이 탄로가 난다. 1948년. 전쟁. 순간 떠오른건 '2차 세계대전'. 그건 45년에 끝났다. 보니까 적군이 동양인이다. 그럼 일본? '청일전쟁' -_-;; 48년이면 일본 패전하고, 한국 광복되어서 임시정부가 세워진 그런 해다. 그런데 청일전쟁이라니...-_-;;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대만과 중국의 전쟁 뭐 그런게 생각났었다. 영화속 '등소평'의 사진을 보니 그런게 생각났다. 아직 이 전쟁의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 난 '세계사'라는 과목이 너무 싫었으니까... 뭐 여튼 이 영화는 중국역사를 모르면 이들이 왜 전쟁을 하는지 모르고, 왜 구지디가 전쟁영웅이 되는지 모르므로 이 영화를 보려거든 20세기 중반의 중국역사를 조금만 공부하고 보시도록. 난 그런걸 영문도 모르고 보고만 있으니 감정이입이 잘 안됐다.

 

영화는 전쟁영화라고 하지만 드라마가 상당부분이다. 전쟁의 이야기보다 전쟁 후의 이야기가 그 주내용이다. 그러니 사실 전투씬은 그리 많이 나오진 않는다. 전쟁 후에 구지디가 전투 중에 사망한 전우들의 명예를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이 영화의 가장 중심의 내용이다. 부대 개편으로 인해 자신의 소속부대 자료가 소실되어 자신의 중대원들이 모두 실종처리 되버린 상황에서 그는 중대원의 시신을 찾아 증명하려 한다. 사실 '전우애'라는 소재는 여자들에게는 큰 공감이 안되는 소재다. 영화에서 전우들을 형제로 부르며 '전우애'와 '형제애'를 동급으로 보지만 전우가 없었던 사람에게는 큰 공감은 되지 않을 듯 하다.

 

드라마적인 부분이 좀 지루하기도 하다. 중반의 이야기를 조금 끄는 경향이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빠른 전개가 이뤄진다. 그리고 앞부분에선 몸연기를 하던 배우들이 감정연기에 돌입한다. 그들의 애틋한 전우애와 슬픔으로 범벅된 그들의 감정이 솟는다. 역사적 사실을 뒤로하고 구지디라는 인물에 감정이이입을 하게 되면 충분히 공감되고 슬프지만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이 영화에서 그부분을 배제할 수 없기에 충분한 공감을 살 수 없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 흥행했다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철저히 배제하고 상영을 해야한다. 상당히 민감한 소재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주인공 '구지디'라는 인물은 다름아닌 한국전에 중공군으로 참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국전 당시 100만 군사를 파병해 인해전술로 남한군을 낙동강 아래까지 몰아넣었던 중공군이다. 결국 그당시 우리의 적이었다는 뜻이다. 지금은 중국과 우리나라가 수교한지 15년이 되가고 그러지만 영화상 배경에서는 서로 쏴죽이는 적이다. 결국 이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상영해 감동을 주고 흥행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금은 친구지만 예전 웬수였던 사람의 그당시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을 받아라 뭐 이런 건데...

 

한국전 관련 장면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 부분이 심히 마음에 걸린다. 그나마 나은건 구지디가 찾는건 한국전에서 죽은 전우의 명예가 아니라 자기네들 전쟁에서 죽은 전우들의 명예라는 것이 그나마 낫다. 한국전에서 죽은 전우의 명예를 찾는 중국영화라면 국내개봉은 꿈에도 못꿨겠지만... 상당히 짧은 씬이지만 한국사람에겐 상당히 민감할 수 있는 이부분을 삭제상영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어보이기도 하다. 다만 구지디의 인간관계에 급변화가 보이겠지만...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빼고 본다면 상당히 괜찮은 영화다. 별4개의 개인적 소견 평점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감한 부분을 배제하고 내정하게 봤을때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다. 다만 중국 근대사를 좀 알고 본다면 말이다.

 

민감한 역사를 뒤로하고 영화적으로 보면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넘치는 전우애와 인간애를 잘 나타낸 점이 높이 살만하다. '구지디'역의 장한위의 연기도 좋았다. 비장하고 믿음직스러운 외모가 왠지 군인으로 잘 어울렸고, 전우들의 명예를 찾아주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잘 안되자 괴로워하는 모습들도 좋았다. 많이 무거운 영화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웃겨줬던 '윤기원'닮은 배우도 괜찮았다. 하지만 정신없는 전투씬이 대부분이었던 전반부에 비해 상당히 무거운 드라마로 분위기가 급반전되어 뒷부분은 쳐지는 분위기가 된다. 급차분해지는 분위기에 졸음이 올 수도 있으니 주의.

 

냉정하게 영화만으로 봤을때는 상당히 괜찮은 영화이지만 아무래도 '한국전' 장면이 논란을 가져올 듯 하다. 중국영화에 한국이 나오는 것도 화제가 될만한데 그것이 한국전이고 한국전에 참전한 중공군 이야기라니... 영화에선 이 부분이 이야기하는건 한국전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의도라고는 하지만 분명 이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태클을 걸것이라는 건 안봐도 비디오다.

 

3월로 잡혀있는 <집결호>의 개봉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한국전'관련 장면이 고스란히 반영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건 이 영화는 냉정하게 봤을 때 범작 이상의 영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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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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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결호(2007, The Assembly / 集結號)
제작사 : Media Asia Films Ltd., MK 픽처스, 화이브라더스 픽처스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수입사 : (주)성원아이컴 / 공식홈페이지 : http://www.assembly200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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