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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의 심연에 허덕이는 그들... 허트 로커
novio21 2010-05-01 오후 10:00:42 2798   [2]
  두 개의 세계가 지구에 공전한다. 월급을 받고 하루의 생활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회와 목숨을 걸고 전에 보지도 못한 상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폭탄을 장치하는 전쟁터가 그것들이다. 두 곳 다 생존을 위해 살아야 하는 장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너무 다르고, 그것 때문에 두 곳은 구분된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회에 있는 구성원들은 상대를 이해하기 힘들고 또한 다른 곳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옮겨와도 결코 적응하기 힘들게 된다. 그렇게 이 두 사회는 공존하지만 외면한다.
  [The Hurt Locker]가 담고 있는 전쟁터의 세계는 평범한 삶을 지속하고 있는 관객들에겐 낯설기만 하다. 죽음이란 위험이 산재해 있음에도 그곳에서 살고 있는 몇몇 군인은 매우 일상적으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 내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폭발물 제거반 EOD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다.
  너무 평범해 보였다. 모든 마을이나 도시를 다 파괴하고도 남을 것만 같은 폭탄 앞에서 윌리엄 제임스 중사(제레미 레너)는 다리 보수공사하는 사람처럼 태연히 일을 처리하는 것만 같다. 폭발에 대비하기 위해 독특한 무장을 한 채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폭탄의 험한 폭발 앞에서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로 위험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가 입고 있는 장비와 옷으로는 결코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위험한 일을 수행하는 그의 얼굴과 모습은 단순한 작업을 하고 있는 일꾼 정도로만 보인다. 그의 얼굴만 본다면 전쟁터엔 어떤 위기와 위험도 있을 것만 같지 않다. 평범한 사회의 구성원이 보기엔 그럴 것이다.
  제임스 중사는 그렇게 전쟁에 익숙해 져버린 군인이다. 무려 873개의 폭탄을 제거한 그는 분명 전쟁터에서의 영웅이고 뛰어난 군인 베테랑이겠지만 돌려 말한다면 위험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결코 위험에 대한 현실감을 상실한, 위험과 고통이 너무 커서 차라리 망각해 버린 비현실적인 인간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런 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JT 샌본 하사(안소니 마키)와 오웬 엘드리지 상병(브라이언 개러티)은 그나마 평범해서였는지 언제나 위험을 느끼고 불안해 한다. 마치 영화를 보는 평범한 세계의 관객들처럼 말이다. 같은 전쟁터란 장소에서도 다른 인간들이 존재하겠지만 영화 속에서 종종 보이는 베테랑들의 모습에선 전쟁의 위험과 고통, 그리고 심지어 잔혹함조차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 속의 그들은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살지만 그들이 최소한의 인간미를 상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인간미조차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전쟁터에선 마련되지 않는다. 죽음 앞에서 슬프지만 다시 총을 들어야만 하는 무서운 세상 속에서 그들은 어느 순간 내동댕이쳐졌고 그것이 그들의 인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전쟁터란 세계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군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런 따뜻한 마음은 자연스레 제거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미를 느끼지 않고 사는 것이 편하게 된다. 폭탄 제거란 임무에 진력하는 제임스 중사와 충돌하는, 38일만 참아서 본국으로 귀환하는 것을 꿈꾸는 샌본 하사의 소원은 결국 38일간만 비인간이 된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그런 그들이 돌아간 그들의 원래의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평범한 세계는, 그러나 그들에겐 이상향이 되고 말았다. 귀한 가족이 살기에 갔지만 그들에게 가족이 살고 있는 그곳은 어느 순간부터 평범하지 않은,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 더 이상 그곳에서 편하기 힘들다는 것은 매우 불행했고 평범한 세상에서 적응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렇게 그들은 변해 버렸고 돌아올 수 없었다.
  불행해 보였다. 오직 한 세계에만 익숙해져 버린 우울한 군인의 모습은 분열되면서도 조화되기 힘든 두 개의 세계의 결코 동화될 수 없는 모습을 확인해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한 인간의 파멸을 보는 것만 같았다. 어느 순간 그에겐 위험이 닥칠 것만 같은 위험은 그러나 애써 무시된 채 그 주변에 엄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우울한 군인은 그것을 피할 수도 없었고 비킬 수도 없었다. 그런 위험이 아니면 결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없기 때문이다. 그건 소외다. 도움을 청하는 것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그들은, 위험한 곳에서 구원받을 수 없는 그는 전쟁의 또 다른 피해자일 것이다. 죽은 자들만이 아닌 죽인 자들, 그리고 언제나 위험한 것에 익숙해져 버려서 더 이상 위험에 무감각한 그들은 분명 우리들의 또 다른 비극임이 분명하다.

(총 0명 참여)
gonom1
ㄳ   
2010-05-29 00:33
k87kmkyr
잘봣어요   
2010-05-15 13:20
killerjin77
굿...정말 보고 싶네요..!!   
2010-05-06 10:40
tmvivigirl
기대됩니다.   
2010-05-06 00:21
dodohot
gg   
2010-05-05 15:20
boksh2
감사   
2010-05-04 17:03
pallas94
여성감독의 전쟁영화?   
2010-05-04 14:19
coffer77
전쟁영화 짱!   
2010-05-04 13:49
shara01
ㅋㅋㅋㅋ   
2010-05-04 13:32
coko91
ㅋㅋ   
2010-05-04 00:41
1


허트 로커(2008, The Hurt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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