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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고 나서 "재미있다" 하며 나올 수 있는 영화 써니
aizhu725 2011-04-28 오후 2:38:02 1374   [1]

유치한 컨셉을 적절한 희망의 메시지에 담아 빛나는 어린 시절을 잘 비벼냄
칠공주, 학교 다닐 때 껌 좀 씹었다 등 진부한 표현들의 근원지를 볼 수 있었던 영화다.
성인 주인공들처럼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라면 영화를 보며 맞아 내 얘기야 할 수 있지 않을까.
남자가 보기엔 여자들의 수다로 끝날 수도 있지만.
이러저러한 삶의 무게로 만나지 못하던 친구들이 죽음이 매개가 되긴 했지만 한 자리에 모여 그 시절로 돌아가는 내용은 진부하지만 좋았다.
나미의 빙글빙글 곡선정부터 나미, 하춘화라는 이름도 배경이 되는 시대에 잘 나가는 가수의 이름을 따왔고, 민주화 운동, 라디오 청취, 음악카페, 기차여행, 본드와 담배, 교복자율화, 부풀린 머리, 디스코 바지 등 당시의 소품들을 제대로 끌어냈다.
특히 민주화 운동은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시위 현장과 써니파와 소녀시대파의 갈등을 대비하여 마치 컨베이어 돌듯 필름 돌아가는 스크린에 여배우들이 연기한 것처럼 이질적인 느낌을 풍겨서 배경에 대한 설명을 가볍게 터치하면서 싸움의 장면을 약간의 슬로우모션과 함께 잘 표현했다.
소녀시대가 핑클 등 조직의 명칭을 고민하는 것도 현재의 모습을 끌어다 쓰며 재미를 더했다. 라디오 들을 때 소설쓴다며 욕을 먹는 여학생이 핸드폰으로 미래에는 사진도 찍고, 편지도 쓰고 할 거라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현실의 모습을 담았고. 이 대화를 통해 아~ 옛날엔 그랬겠다라고 회상+상상을 하게 됐다.
현실의 모습 속에서 M&A 중인 회사를 둔 잘 나가는 신랑이 있는 나미, 빚 때문에 도망다니다가 흥신소에 걸려서 보험설계사로 실적 갈굼 당하는 장미, 암환자이지만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친구들을 위기에서 힘으로 돈으로 구해주는 춘화.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었지만 엄마의 미용실 빚 때문에 술집으로 떨어진 친구, 학교 축제 때 퇴학한 친구가 얼굴에 칼을 그어 모델 인생 쫑나고 자살기도한 수지.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잘 버무려서 적절한 코믹함과 함께 엮어나갔다.
나미가 벌교에서 전학와서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기 위해 힘쓰는 것도, 그림 잘 그려서 담임에게 인정받고 친구들 그림도 그리고, 좋아하는 오빠한테 주려 했는데 수지와 키스하는 거 보고 포기한 모습.
학교라는 공간이 여전히 나무 책상과 의자, 녹색 칠판과 분필이 유지되는 걸 볼 때, 시대가 바뀌고 자유복이 교복으로 바뀌는 등의 변화는 있지만 그 안에서의 사회상은 여전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미의 딸이 삥뜯기는 모습도 그렇고.
시대와 대화의 주제가 되는 가수와 노래가 바뀐 것 외에는 아이라이너, 아이섀도, 립글로스 색상 고민 등 외모에 대한 고민과, 옷스타일, 가방, 신발에 대한 유행(요즘은 노스페이스 점퍼 없으면 안된다던데),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또래와 공유하려는 것, 좋아하는 선배에 대한 환상과 짝사랑도 여전하다.
촌스러워야 할 부분은 과감히 촌스러운 것도 마음에 들었다. 색색의 컬러 옷들과 잔뜩 힘준 머리 스타일, 써니텐이냐라고 하는 것처럼 써니라는 이름 자체와,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과거의 유행가와 팝송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고, 아름다워야 할 한 토막인 10대 중후반 시절을 현실과 과거를 아주 적절하고, 교묘하게 넘나들면서 보여줬다. 아직 성인 연기자들만큼은 아니지만, 어린 써니보다는 나이가 있는 나에게도 고등학교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그 나름의 무언가 순수한 부분이 있어서가 아닐까?
대학만 해도 우리 때는 학부에서의 전공 전쟁, 교환학생, 취업 등의 문제가 있고, 학과 자체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두루두루 친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친구이지만 경쟁상대이기도 해서 100% 마음을 터 놓는것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렵고.
반면 고등학교는 중학생때만큼 세상 물정을 모르거나 어리지 않고 알 것 다 아는 듯하면서도 어리숙한 부분도 적당히 있고, 요즘은 내신 때문에 경쟁한다고 하지만, 사실 학력고사나 수능의 거국적 입장에서 바라보면 바로 옆 친구가 경쟁상대이긴 하지만 나와 머리끄댕이 잡고 등수 한두칸을 다툴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더 우정이 깊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런 고등학교 시절을 추억하는 모습의 영화는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한다. 써니라는 이름처럼 반짝이는 그 시절말이다.
굳이 제목에 희망의 메시지라고 쓴 건, 하춘화가 학교 때는 의리를 강조하며 한 사람이 당하면 다 당한 거라고 친구들을 돕거나, 시위 현장에서 써니를 전경에게서 구해내는 것도 그렇고 친구를 감싸던 대장이 암으로 죽으면서 어떻게 사업을 일으킨 건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재산을 남겨 친구들에게 주고,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이다.
보험실적 때문에 쪼임당하는 친구에게 친구들 명의로 각종 보험을 다 일시불로 지불해서 보험왕 되게 해주고, 나미는 짱시켜주고, 남편이 바람 핀 국문과 교수 아버지를 둔 친구에겐 넌 돈 많잖아 하면서 부짱 시켜주고, 시댁과 남편, 시누 등쌀에 눈치보며 사는 친구에겐 국문과 전공했으니 출판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몇 년 후 경영사장 해보라고 자회사를 떼어준다. 미스코리아가 꿈이었지만, 어머니 미용실 빚으로 술집에서 일하는 친구는 재활치료와 직업교육 후 창업을 약속하고.
학교 때 우르르 몰려다니며 나름 문제도 일으켰던 친구들 모임이라 그런지 오랫만에(거의 25년?) 모여서도 거들먹거리거나 잘난 척 하는 모습 없이 그 시절을 회상하며 돌아가는 모습이 예뻤다. 그 계기가 친구의 투병과 죽음이라 아쉬울 뿐.
사실, 나미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다면 하춘화를 만났을 일도 없으니, 더 정확하게는 그 병원에서 우연히 그 병실로 향하는 나미의 발걸음 덕이랄까.
여담이지만, 유호정이 딸 교복입은 모습은 나이가 무색하게 너무 잘 어울려서 부러웠다. 아줌마 맞나? 그리고, 수지의 어린시절은 민효린이 너무 청순하지만 까칠하게 나오는데, 성인 수지는 마지막 장례식장에 한 컷 나오는데 어린 모습과 너무 다른 모습이라 좀 놀랐다. 그리고, 나미 어머니로 나온 분이 병원 TV로 드라마 보면서 설마 남매는 아니지? 했는데 남녀주인공이 남매고, 설마 불치병은 아니지? 했는데 시한부 인생을 고백하는 장면 등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신 장면도 재미있었다.
7명의 이야기를 골고루 풀어가려다 보니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데 적절히 코믹한 부분을 섞어서 즐겁게 즐기며 나올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난 뒤 "맛있다" 하는 것처럼 다 보고 나서 "재미있다" 하며 나올 수 있는 영화.
 

제가 직접 썼고, 제가 저작권 가지고 있는 후기입니다.
간혹 제 후기 복사해서 이벤트 응모하거나, 후기 필수인 사이트에 올리시는 분 계신데
불법복제 걸릴 경우 신고합니다.
글을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 초등학생 일기장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대한민국 저작권법에 규정된 벌칙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법 제11장)
저작재산권 침해: 5년 이하 징역, 5천만 원 이하 벌금/저작인격권 침해: 3년 이하 징역, 3천만 원 이하 벌금/출처 명시 위반: 500만 원 이하 벌금/더불어 복제물은 몰수한다. 저작권 침해는 원칙적으로 친고죄이나, 영리를 목적으로 한 상습적 침해의 경우 비친고죄이다. (법 제140조)

그리고 개봉전 시사회로 본 영화입니다. 가끔 불법다운로드, 홍보사 어쩌고 하시는 분 계신데 불법 안 키웁니다. 그런 이야기 하시는 분들은 불법으로 많이 보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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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2011, sunny)
제작사 : 토일렛 픽처스, (주)알로하픽쳐스 / 배급사 : CJ ENM
공식홈페이지 : http://www.sunny20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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