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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라는 '폭력'과 낙인이라는 '피해' 의 주체 모두 내가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 더 헌트
theone777 2013-01-29 오전 11:17:53 829   [0]

동조라는 '폭력'과 낙인이라는 '피해' 의 주체 모두 내가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

(스포일러 없음)

 실로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또 한 번의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 준 무서운 영화 <더 헌트> 였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비슷한 분위기로 느껴지고 떠올랐던 영화가 작년에 아마 제일 충격적이고 무섭게 봤던 <케빈의 대하여> 인데, 소재는 다르지만 큰 줄기에서 보면 주인공 주변인들의 '낙인' 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와 같은 비슷한 소재도 있고 아무튼 억울함과 분노로 가득찬 이 영화.. 정말 이번에 너무나도 재밌고 충격적으로 잘 본 영화이다.

영화는 전혀 어렵지 않고 간단하다. 물론 이 영화에는 갖가지 심리학적인 이론과 어렵게 서술할만한 심리학적인 표현들이 있겠으나, 한 마디로 내 생각에는 '동조' 로 나타나는 폭력과 '낙인' 으로 나타나는 피해라는 것에 대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극단적으로 하루 아침에 갑자기 '내가 만약 억울하게 아동성추행범으로 몰린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으로 내용이 펼쳐진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과 거리낌 없이 너그러이 친하게 지내던 주인공 매즈 미켈슨이 하루아침에 한 유치원생의 황당한 거짓 진술로 모함을 받게 되고 이 거짓말은 점차 크게 확대 해석되어 결국에는 아동성추행범으로까지 매도 당하게 되는데, 정말 거짓말을 맨 처음 시작한 당돌하고 무서운 꼬마 아이도 아이이지만,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은채 그저 심리적인 추측과 의심만으로 매즈 미켈슨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그를 범죄자로 낙인시키는 원장 선생님과 이런 원장 선생님의 의견에 대한 정말 친하게 지냈던 마을 사람들과 어릴적부터 같이 자라온 동네 친구들의 별 다른 의심 없는 적극적인 동조까지... 아니, 어떻게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렇게 의심하고 단 번에 범죄자로 치부할수 있는거냐!!!!!!!

순식간에 매즈 미캘슨은 천하의 죽어마땅한 나쁜놈으로 매도 당하게 되는데, 아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억울함과 함께 이것을 도대체 어디서 부터 어떻게 풀어 해쳐나가야 할지 그 막막함과 답답함. 그리고 평소 친하게 지냈던 그런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한 없이 치솟아 오르는 순간이 아닐 수가 없었다. 관객들은 그런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동시에 피해자가 되고 그를 동정하고 함께 슬퍼하고 억울해하고 답답해 한다. 정말 이거 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라 양화를 꼭 봐야만 그 심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엔 단순히 우리가 매즈 미캘슨과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될수 있다는 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음과 동시에 이런 피해자를 야기하는 악랄하고 무섭고 배신감 느껴지는 피의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라도 만약 아무리 친한 친구였다고 하여도 아무리 가까운 사이였다 하더라도, 일단 '아니 뗀 굴뚝에서 연기나랴' 라는 심정으로라도 이런 어떤 불미스러운 빌미가 생긴다면 그 사람을 의심 안하고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따지면서 동정해주고 믿어줄꺼라는 장담은 전혀 하지 못하겠다. 나라도 일단 불신과 의심이 먼저 앞설 것이고 그런 불신에 대한 동조가 은연중에 사실관계를 떠나 그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범좌자로 낙인 시켜버릴 것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가.

영화에 나타나는 주인공을 의심하고 불신하고 심지어 갖은 폭력까지 행사하는 원장과 마을사람,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나를 포함한 관객들은 '너무 심했다.', '나는 저러지는 않을텐데.', '어떻게 인간이 저럴 수 있을까?' 하고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분노하고 억울해 하지만.. 정말 그렇다. 인간은 그 정도로 무서운 동물이다. 그래서 정말 소름끼치는 것이다. 인간은 그럴 수 있다. 역시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내가 이런 동조와 낙인의 가해자, 피의자가 될 수 있다라는 불편한 진실이.. 바로 그게 간과해서는 안 될 이 영화의 무서움이고 공포였다. 간만에 만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억울함과 분노를 느끼고 소름끼칠 수 밖에 없었던 <더 헌트>.. 너무나 추천한다.

+ 매즈 미캘슨의 연기는 뭐... 최고다. <007 카지노로얄>의 악역이 이렇게 변하다니!!
+ 간만에 영화 사상 최고의 여자 악역 등장이요.

+ 정말 원장선생님을 비롯한 친구들, 마을 사람들 때려 죽이고 싶다. 그러나 그런 유형의 인간이 바로 나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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