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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라는 또 다른 세계의 끝 설국열차
nuno21 2013-08-12 오전 11:01:05 1013   [0]
지구온난화 문제로 갖가지 위기에 봉착한 인류는 CW-7을 개발하여 살포하지만, 논란이 되었던 부작용으로 지구 전체가 빙하기를 맞이하면서 인류 종말의 재앙을 맞이한다. 이제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윌포드 열차에 타는 것이다. 그런데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 생존의 끝이 아니었다.

열차 안은 계급으로 나누어진 폐쇄적인 사회였고 꼬리칸에 있는 사람들은 사람답지 못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꼬리칸의 리더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머리칸에 있는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이런 비인간적인 상황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복수를 위해 반란을 일으켜 동료들을 이끌고 머리칸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플란다스의 개>로 장편 데뷔한 후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거장의 자리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설국열차>는 일찍이 4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와 함께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한 해외진출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았다.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은 첫 주말에 300만 관객을 불러들이며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중이다.

‘줄곧 앞으로만 나아가는 이야기에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는 우려는 전반이 넘어가기도 전에 사라진다. 공개된 예고편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조차도 표현하지 못했다. 윌포드 열차는 단지 생존의 공간이 아니었다. 열차는 얼어붙은 세계를 항해하는 미래형 방주였다. 열차는 세상의 작은 축소판이었다.

우리는 최근 3D로 재개봉한 <2012>를 포함해 SF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방주에서 각종 동식물과 문화예술품이 사람보다 우선되는 현상을 자주 발견하곤 한다. 그런데 윌포드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인류의 생태계 자체를 보존했다. 감독은 보호라는 이름으로 강력하게 통제되고 있는 사회와, 그 사회의 중심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존재라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 주인공들을 관객과 일체화시키는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국내에서 400억 원이라는 제작비는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100억 원대 영화를 4~5편을 만들 수 있는 돈이지만, 할리우드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저예산이다. 감독은 눈으로 덮인 세상을 CG로 멀리서 응시하는 대신에 열차의 모든 칸을 500m 세트로 지음으로써 강약을 조절했다. 실제와 같은 배경에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여 현실감을 주어서, 버티기 힘든 현실과 달콤한 제안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연기를 보다 돋보이게 했다.

가벼운 이야기가 아님에도 끝까지 의문을 멈추지 않도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출 솜씨는 대단하다. 감독이 즐겨 만들어냈던 우화 구조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단위로 확장되었고, 결말에서 그가 선택한 결정은 우리 사회가 폭주하였을 때 당도할 수 있는 정착지에 대한 예상과 동시에 경고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런 텍스트를 과감하게 사용한 연출진과 제작진도 멋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수용할 수 있게 된 성숙한 관객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에서 기분이 무척 좋다. 단순히 CJ 배급이라서 개봉관을 많이 확보한 게 아니라 객석율이 좋아서 스크린 독점 논란 없이도 장기 흥행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겠다. <더 테러 라이브>와 함께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이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중인데, 과연 새로운 천만관객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총 1명 참여)
qa5425
기차가 끝없이 달린다라는 것과 꼬리쪽인 사람들이 머리쪽으로 간다는 설정. 문을 열때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설정은 예전 영화 큐브를 보는것과 같아서 보다 자다 한 내용이라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음.   
2013-08-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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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2013, Snowpiercer)
제작사 : (주)모호필름, 오퍼스픽쳐스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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