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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선희지만 우리가 되어버린 이야기 우리 선희
ermmorl 2013-09-14 오후 5:26:10 571   [0]

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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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그렇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냉정하고 어려운 곳에서 존재하고 있다.


우리들은 이러한 부분들의 해소를 영화를 통해서 하곤한다.

 

현실과는 다른,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이상향으로 하고 꿈을 쫓아 움직인다.

 

그렇게 현실과 더욱 친근하고, 현실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는 영화들은
이따금씩 나타나게 되지만, 쓰디쓴 결과물을 받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상적인 언어, 일상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무기로 한 영화는 정말 성공하기 힘들까?


그어떤 과장이나 미사여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말, 그것으로써 이야기를 풀고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는 그런영화. 그런 영화는 늘 꿈꿔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 정말 현실적이야. 라고 말을 해도 정말 현실과 얼마나 가까울까?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나가며, 오며 스쳐지나듯 그의 작품을 본적은 있지만 제대로 본적이 없다.


그래서 이전작이 어땠어 이번은 어땠어라는 말보다는 바로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의 이 평가가 과연 옳은 평가일까?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를 그냥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영화 우리 선희 처럼 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인물은 몇 없다.


중점이 되는 한 여자(선희)와 세명의 남자(최선생, 문수, 재학), 그리고 또 다른 여자(주현)와 남자(상우).


중점이 되는 여자 선희는 차례차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전달 받는다.


먼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최선생의 말을 그녀의 전 남자친구인 문수에게 이야기를 하고,
이 남자는 그 이야기를 선배인 재학에게 한다.


그리고 재학은 다시 이 선희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하게 된다.


마치 무한이 도는 뫼비우스의 띠같이 같은 이야기가 하염없이 돌고 도는 듯한 느낌.

 

어쩌면 우리들도 이들 처럼 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새로운 이야기를 해주는 것처럼, 마치 내가 창조한 이야기인 것처럼.


그 이야기를 나만의 표현방식으로 조금 변화해서 말해놓고 말이다.


바로 그 들 처럼.


이 영화에서 가장 자신만의 색, 냉철함, 그리고 단순하게 이야기를 퍼다 나르지 않는 두 인물.


주현과 상우다.


상우는 그냥 장난을 치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주현은 그냥 듣고 반응만 할 뿐.


여기까지 봤다면, 이 영화는 끝이다. 그 뒤는 중요하지 않다.


서로는 서로가 다르고 나는 이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고, 다르다고, 틀리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고,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람이 왜 같은 말을 하게 되었을까?


각자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선생님은 또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테고, 그 이야기를 기준으로 그 여자에게 전달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것은 아니다.


그 이야기들을 모두 공감하고 맞아 그렇지 라고 말하는 그 모습들은 어쩐지 우리와 닮아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누군가 평가를 할때, 좋은 쪽으로 이야기가 흐른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만약 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흘러 부정적으로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또 뒷이야기가 더 이어졌다면, 이들의 좋은 평은 어떻게 변화가 되었을까?


여전히 같은 말을 할까?


'어떨때는 좀 또라이 같지만, 똑똑해'


영화 전체를 보게되면 나쁜여자로 보일 수 있는 선희, 하지만 그녀는 자기 나름의 최선을 다했을지 모른다.

 

모두에게 최선을 다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모호하게 마무리되면서 그 누구와의 관계도 정리가 되지 않지만,
세 남자는 한 곳에 있다.


그들이 이전에 했던 말들을 다시 반복하면서.

 

각자는 선희를 '우리' 라고 표현하며 서로 이야기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 우리란 누구일까?


모두가 '우리' 선희라고 하는 그들에게서 나온 이야기가 진짜일까?

 

그들이 한 사람을 평가할 자격이 있었을까?


누군가를 이야기할 때, 그 애 어떻게 생각해? 라고 이야기를 할 때, 서로의 이야기를 맞추다보면 신기하게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 우리는 맞장구 치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돌이켜보면 무서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만약 그사람이 그렇지 않은데 우리가 잘못 판단한 것이라면? 두사람의 이야기로 그 사람은 그렇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말에는 뼈가 있다.


잘못전달이 된 말은 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비록 뒤에서 그 사람을 좋게 평가하고, 좋은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사실과 다르다면,
그것은 이미 좋은 평가가 아닐지 모른다.


그것은 그냥 영혼없이 공기중에 흩날리다 어딘가에 떨어져 버리는 그런것과 같다.

 

단 한번도 이 네명이 한 자리에서 모이진 않았지만 각자는 만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징검다리를 잇듯 그녀는 그렇게 움직였고 그렇게 사라졌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 남은 세 남자는 각자 '우리'라고 선희를 규정하고 있다.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창경궁을 뒤로 그들의 뒷모습은 쓸쓸해만 보인다.


진짜 선희가 그들의 '우리'였을까?


★ 5개 만점

★★★★(스토리 7 연출 8 비쥬얼 8 연기 9)
일상에서 우리의 눈으로 보는것과 같은 시점을 이용하고자 했던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우리 일상이야기 같은 대사와 내용.
오히려 너무 친근하지만 너무 친근해서 그럴리 없어라고 할 것만 같은 대사와 이야기들.
우리 인생처럼 끝이 없는 것과 같이 이야기를 끝내는 마무리.
많지 않은 대사(많을 수 있지만 결국 같은 대사들)을 이용한 감독의 노림수가 눈에 띄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보너스로 그 아름다움을 쓸쓸함을 탁월하게 표현해 내는 영화.

조금 환상적이지 않고, 세련되지 않는 촬영기법에도 이야기에 몰입하고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감독의 능력이 뛰어난 작품.

 

우리 선희라는 말이 어색한 각자의 선희를 둘러싼 이야기. 하지만 결국 우리의 선희가 되어버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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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희(2013, Our Sun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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