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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왕따 우아한 거짓말
novio21 2014-03-06 오전 2:23:09 730   [1]

 


  거의 여성들만 나온다. 남자들은 딱 두 명, 그래서 이 영화는 여성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세세히 펼칠 수 있다. 한 쪽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기본 구성을 제대로 갖췄다고 할까? 그 속에서 자행된 폭력들은 한 쪽 성의 방식일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남성들의 ‘왕따’ 방식과 해결방식은 분명 여성들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이런 차이가 사회생활에서의 다른 방식을 만들며, 또한 사회생활에서 남성과 여성 양자간의 이해 불가능을 만들 것이다. 어떻든 대충 얼치기 남자 둘 빼곤 여성들만 거의 나온다. 나머지 남자들은 거의 엑스트라 수준. 그래서 더욱 효과적으로 왕따 현상을 형상화했다.
  왕따도 종류가 있는지 ‘은따’와 같은 단어들이 나온다. 특히 친구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한 명 빼곤 서로 카카오톡을 하면서 한 명을 완전히 바보로 만드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문제의식을 제대로 보여준다. 걸작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사람들은 영화 평론가일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가치를 느끼는 것은 관객이다. 아마도 한 명을 왕따시키는 장면을 포함해서 영화 전체가 담고 있는 화면들과 주제의식, 그리고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들을 생각해 볼 때, 이 영화, 고수의 느낌을 드리운다. 잘도 해내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한국 교육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치열한 경쟁으로 빚어진 상대에 대한 공격성 악화 등은 이 영화가 아니라도 한국 언론의 사회면을 봐도 다 알 수 있다. 다만 그런 언론 매체들은 읽을거리일 뿐 감각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우아한 거짓말’은 오감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는 이들 상당수는 학교 생활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중일 것이며, 왕따의 피해자이거나 아니면 상당수가 그럴 것이겠지만 왕따를 공격한 범인일 것이다. 얼마는 대충 무관심하게 보낸 관객 정도? 자기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상당수는 왕따를 시키면서 즐거움을 느끼거나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빌어먹을 유대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게 재미인 시대다. 상대가 잘나면 바로 공격하고 싶어하는 샘이 날 수도 있었을 것이며, 그거 안 하면 자신 역시 왕따 당하는 상황을 모면하려다 보니 왕따시키는 데 동참했을 것이다. 문제는 그 끝이 모두가 원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악까지 몰아가는 것이 이런 왕따 현상의 마지막 모습이다. 그래서 모두가 가해자, 그러면서 그 이면에 드리운 피해자란 측면을 사실 왕따 현상은 다 갖고 있다. 누군가의 불행으로 재미를 느끼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비겁한 의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최악이 왔을 때, 다시 도망간다. 어린 여자 아이들이 했다고 하기엔 그 결과는 참혹하며, 그 누구도 용서받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럴 때, 용서가 될까? 영화 속 훈훈한 결말은 왕따의 가해자였던 이들의 불행을 효과적으로 묘사하다 보니 나온 결말일 것이다. 어쩌면 관객 상당수는 유형 낭자한 보복 장면들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 없진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럴지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피해자만 남을 뿐인 그런 것은 사실 ‘이한’ 감독의 특성 상 결코 허락될 수 없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결말이다. 특히 ‘천지(김향기)’의 언니 ‘만지(고아성)’가 ‘화연(김유정)’에게 마지막 장면에서 한 이야기는 무척 인상 깊은 대사였다. 아마도 이 영화 최고의 압권일 것 같다. 그리고 형편없는 생각으로 마지막의 잔인함을 기대했던 나를 무척 쑥스럽게 만들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알고 보면 이 영화 출연진들, 다 검증된 사람들이다. 김희애 하면 이미 화려한 프로필을 갖고 있다.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화제성으로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고아라라는 배우는 언제나 좋은 느낌을 준다. 상처받은 영혼을 매력적으로 연기한 ‘여왕의 교실’의 히로인 김향기는 역시나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언제나 각광받는 김유정도 한 몫을 한다. 이런 배우들 갖고 영화 제대로 못 만들었다면 그건 영화 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너지가 제대로 빛난 영화다. 무엇보다 제작진과 배우들 덕분에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될 수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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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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