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밀도 높은 웃음을 선사하는 코믹 사극 / 12세 관람가 / 130분
이석훈 감독 /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 이경영, 오달수.. / 개인적인 평점 : 7.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토요일(2일) 롯데시네마 대구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해적:바다로 간 산적> 이야기를 해볼께요. <댄싱퀸>을 연출하신 이석훈 감독님께서 제작비 150억(순제작비 130억 + 마케팅 20억)을 투입해 만드신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일찍부터 제작비 160억의 <군도:민란의 시대>, 제작비 180억의 <명량>, 그리고 제작비 100억의 <해무> 등과 함께 올 여름 한국영화 빅4로 불리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인데요.
<명량>이 연일 신기록을 수립하며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금, 과연 <명량>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만한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 '나 이번엔 큰 껀 맡았어!!", 이석훈 감독님의 필모그래피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조선의 국새를 고래가 삼키다닛!!!!!
줄거리 1388년 위화도. 이성계의 회군 결정에 반대하다가, 평소 형제처럼 지내던 모흥갑(김태우)에게 배신당한 채,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한 별장 장사정(김남길)은 부하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하게 되는데요. 그로부터 3년의 세월이 지난 후, 송악산 깊숙이 산채를 세워놓고 옛 부하들과 함께 산적으로 살아가던 장사정은, 우연히 벽란도 거상 박모(정성화)로부터 국새를 삼킨 고래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고, 그 길로 바로 고래사냥을 떠나기로 결심하죠. 고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말이에요. ^^;; 과연, 장사정이 이끄는 오합지졸 산적단은 국새를 삼킨 고래를 잡을 수 있을까요?? ㅎㅎ
★ <해적:바다로 간 산적> 예고편 ★
잘 만든 예고편은 영화의 초반 흥행페이스를 좌우 할 정도로 예고편은 작품의 흥행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심지어 미국에서는 각 장르별로 잘 만든 예고편들을 심사해 상까지 주는 16년 전통의 '골든 트레일러 어워드'라는 시상식까지 있을 정도니까 말이죠.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싼티 나는 예고편 때문에 오히려 제 살을 갉아먹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랍니다. 아마도 여러분들께 2014년 여름 한국영화 빅4 중에서 가장 기대치가 낮은 작품을 고르라는 질문을 드리면 십중팔구 <해적:바다로 간 산적>을 말씀하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이미 예고편을 통해서 15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어설픈 액션과 조악한 CG등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켜버린 까닭에, 한 번이라도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예고편을 보신 적이 있으신 분들은 이전에 만들어졌던 코믹 사극들을 떠올리며 기대를 접기가 일쑤인 것이 사실이죠. 저 역시 그랬었구요. ^^;;
하지만 극장에서 실제로 만나 본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어설픈 액션과 조악한 CG등과 같은 단점들을 러닝 타임 내내 끊이지 않는 강력한 웃음으로 상쇄 시켜버리는 그런 영화더라구요. ^^
'웃음'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던 <해적:바다로 간 산적>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어느 정도 예상하셨겠지만,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황산벌>로 시작해 <조선미녀삼총사>로 이어져 왔던 한국형 코믹 사극과 맥락을 함께 하는 작품인데요. 개중에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400만을 훌쩍 넘긴 작품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있어서 한국형 코믹 사극은 '유치하고 수준 낮은 저질 영화'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을 뿐인게 사실이죠.
그렇기 때문인지 이석훈 감독님께서는 한국형 코믹 사극 중 최대 규모인 150억의 제작비(<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85억, <천군>은 80억,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70억)를 들여 <해적:바다로 간 산적>을 스케일까지 갖춘 코믹 사극으로 만들고자 하셨는데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월트 디즈니의 메가 히트 시리즈인 <캐리비안의 해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시며 '우리 영화가 <캐리비안의 해적>보다 훨씬 더 재밌다!!'라는 자신감까지 내비치기도 하셨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석훈 감독님의 이 같은 발언을 접한 대부분의 대중들은 차가운 비웃음만을 날릴 뿐이었지만 말이에요. ^^;; (달리 생각하면 노이즈 마케팅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긴 하네요. ㅋㅋ)
그러나 제가 직접 보고 느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이석훈 감독님의 그 같은 말씀이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끔 만들어주는 작품이었는데요. 물론,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시리즈 평균 2억3,000만불의 제작비가 투입 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특수효과면에 있어서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조악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웃음'의 질과 밀도 만큼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그것과 비교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었거든요. ㅎㅎ
■ 대표적인 한국형 코믹 사극들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과연, <군도>와 <명량>에게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까?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한 마디로 '웃음' 그 하나에 특화 된 작품인데요.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의외의 순간에서 '훅~'하고 치고 들어오는 코믹한 연출까지 맛깔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던 덕분에, 전 130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 타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느끼지 못 했을 정도로 웃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물론, 웃음이라는 것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말이에요. ^^;;)
무엇보다도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폭발적인 웃음은 멀미하는 해적 철봉으로 열연을 펼치시는 유해진씨가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었는데요. 한동안 출연 하시는 작품마다 관객들로부터 '식상하다.', '한 물 갔다.'는 등의 반응을 받으며 깊은 슬럼프에 빠지셨던 유해진씨가 이번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 만큼은 박쥐 인생 철봉이를 통해 미친듯한 존재감을 마음껏 발산하고 계셨거든요. ^^
이 단락의 부제로 '<군도>와 <명량>에게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까?'로 하긴 했지만, <해적:바다로 간 산적>도 손익분기점이 530만에 달하는 만큼 단순히 고춧가루만 뿌리는 수준으로 그쳐서는 곤란한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명량>이 역대급 흥행몰이 중인 이 시점에 개봉하는 것만 하더라도 <해적:바다로 간 산적> 입장에서는 크나큰 악재인데, 여기에 올 여름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빅4 중에서 가장 낮은 관객 선호도를 보여주고 있는 대다가, 다음 주에는 빅4의 마지막 주자인 <해무>까지 연달아 개봉을 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이번 주 안으로 최대한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아야만 하는 입장이니까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관람했던 한국형 코믹 사극 영화들을 통틀어 저를 가장 많이 웃겨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손익분기점 돌파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인데요. 수요일(6일)에 정식으로 개봉하면 저라도 부모님 모시고 한번 더 보러 가야겠네요. ㅎㅎ
그럼 이쯤에서 러닝 타임 내내 박장대소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해적:바다로 간 산적> 리뷰는 마치기로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