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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에 대한 맹신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kharismania 2006-11-07 오전 2:19:21 11798   [12]
옆구리가 시린 계절이다. 보온효과 따스한 겉옷보다도 옆구리로 새어들어오는 바람 잘 막아줄 애인이 절실해지는 계절이 왔다. 특히나 군중속의 고독에 지독하게 쩔어있는 솔로들에게는 찬 바람의 체감 수위가 살인적 쓸쓸함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마치 인류학 전공의 박사가 제출한 논문 제목이나 될 것 같은 이 영화의 타이틀은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배어나올 듯한 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노골적인 웃음 사냥을 벌일 기세다.

 

 영화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부자지간 중 동철동(백윤식 역)의 아들 동현(봉태규 역)의 나레이션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인트로는 영화의 코믹성을 직접적이면서도 요약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이 영화에서 캐릭터의 비중감에 막중한 기대감의 수치를 얹어놓았다는 것마저도 관객에게 고의적으로 털어놓는 듯 하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종적 관계는 가슴선이 환히 드러나는 깊게 패인 원피스로 동네 남정내들의 이목을 한눈에 받으며 갑작스럽게 등장한 섹시한 여인, 미미(이혜영 역)로 인해 횡적관계를 드러낸다. -돌변이 아닌 드러남은 이미 이 부자간에 깊은 존중감 자체가 애초에 발견되지 않았음이다.-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미모의 여성의 애정을 탐닉하기 위해 부자유친의 정서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두 남자의 노력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코믹이라는 정서 그 자체와 맞닿는다.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비중이 영화의 모든것을 간과하게 만들며 영화의 원천적 목적 그 자체를 대변하는 것만 같다. 다소 심드렁한 표정으로 뼈있는 한마디를 던지며 관객에게 슬그머니 자신의 네임밸류를 확장시켜버린 백윤식이나 염치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통해 애드립을 유감없이 발휘해 온 봉태규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의 홍보성은 그대로 영화에서 발휘된다. 마치 배우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찍어낸 것 마냥 두 배우가 보여주는 장기가 영화에 그대로 실려있고 이 영화가 몸담고 있는 장르 그 자체에 충실해질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문제는 그 시너지 효과가 빛을 발하느냐인데 영화의 최전방에 서 있는 두 배우의 장기가 다소 산만해지는 것을 간과하긴 힘들다. 코믹이라는 장르 안에서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하지만 두 배우의 조합은 좀처럼 융화되지 못하고 서로를 견제하는 것만 같다.

 

 또한 웃기는 영화라는 그 자체에서의 실용성은 어느 정도 인정이 되나 부자관계라는 설정과 애정결핍이라는 코드내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로서의 열악함도 아쉬운 측면이다. 애욕에 불타는 두 남정네의 치열한 경쟁이 단순히 애정결핍의 요인이라고 이해하기에는 드라마의 부족함이 눈에 띄고 부자관계의 함수관계를 따져보았을 때 느껴지는 설정적 억지스러움은 더더욱 드러난다.

 

 지독하게 우스울 수 밖에 없는 에피소드의 나열과 두 배우의 원천적인 능력 탓에 영화에서 웃음은 시종일관 유지되지만 결말로 치닫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어줍잖은 에피소드의 종결은 다소 조악한 이야기의 뼈대를 감지하게 한다. 재치있는 씬을 통한 개별적 웃음은 순간순간 재미를 유발하지만 그 웃음의 긴밀감은 순간을 넘어서지 못한다. 시퀀스적인 유쾌함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웃음은 그 순간을 벗어나면 민망할 따름이다.

 

 또한 여성의 입장에서 영화를 들여다보자면 굳히 페미니즘의 단계에 이르지 않아도 불쾌함의 측면에서 이해될 법도 하다. 극중 이 영화가 두 남자의 애정결핍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을 범해도 좋은 욕구의 해소적 시선으로 응시하는 태도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는 코믹을 위한 희생적 설정이라고 받아들여지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인다. 물론 성적은유을 통한 섹스코미디라는 설정을 핑계삼는다 해도 그것은 수평적인 성적인 균형을 고려했을 때 타당하다. 이 영화에서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묘사는 웃고 넘기기에는 불쾌함을 유발한다.

 

 단순히 웃음이라는 측면에서 이 영화의 소비성은 인정받을만하나 그 웃음이 지닌 진정성 혹은 건강함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드러난다. 단지 웃음에 대한 맹신으로 가득 차 있는 영화의 끝에 남는 것은 엄선된 재료가 요리의 맛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 조미료와도 같은 코믹스러움의 나열은 웃음을 지속적으로 유발시킬지 몰라도 영양가없는 이야기의 허전함을 극복하진 못한다. 매력적인 두 배우를 통해 웃음의 허상을 세운채 내뺴버린 이야기의 실속은 웃음을 맹신하는 그릇된 방식의 제작이 남긴 허탈함과도 같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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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2006)
제작사 : (주)아이러브 시네마, (주)투모로우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lotteent.co.kr/movie_site/love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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