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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로얄] 올 것이 왔다.. 배틀 로얄
lchaerim 2002-03-14 오후 11:55:31 1123   [6]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제작이 우릴 찾아온다. 영화적 표현 수위가 어디까지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지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성(性)적인 관심보다는 어떡하면 더 잔인하고, 깔끔한 살인을 할 수 있는가.. 특히, 어제까지는 아니.. 오늘 몇시간 전까지 서로 친구라 불렀던 그들이 살기 위해 어떠한 일도 불사하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그들을 그러한 사지로 내 몬 것은 다름 아닌, 심각한 학교 붕괴.. 그들의 무분별한 생활과 청소년 범죄의 증가로 인한 위기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어른들이었고, 그 말도 안 되는 법을 개정하고 통과시켰다. (분명, 우리나라에서 사용해 오던 새벽 날치기 통과 방법이 사용되지 않았나, 필자는 의심해 본다.) 이름하여.. ‘배틀 로얄(Battle Royale) - 신세기 교육 개혁법' 이다. 단어 하나, 하나의 뜻대로 무차별 단체 전쟁 게임에(태그 매치를 하던, 팀을 이루어 단체로 싸우던, 홀홀 단신 개인적으로 싸우던 반칙도 없고, 오직 생존뿐이다.) 엄격히 선발된 전국 중학교 3학년 어느 한반에게 그 영광(?)을 부여하고 있는 이 법안은 유일한 생존자만을 고대한다. 여자가 됐든, 남자가 됐든.. 그 이상의 그 이하도 없다. 여기에 공평(?)하게도 자신의 실력과 운에 맡기는 무기 배분, 생존 전략 방식은 이 영화의 주된 맥락 중 하나일 듯싶다.

의무교육의 시기가 끝나가고 있는 00중학교 3학년 B반 학생들은 수학여행으로 들떠 있다. 그러나 창밖으로 펼쳐지는 모습들은 마냥 즐기고 놀기엔 왠지 섬뜩한 기분이 들고, 이어서 오랜 잠에서 깬 그들이 마주한 곳은 어느 무인도에 버려진 학교 교실이었다. 1학년 때 담임이었던 ‘기타노 (기타노 다케시 분)’ 선생을 필두로 무시무시한 군인들이 교실에 위압감을 주고, 학생들은 그제 서야 분위기를 파악한다.

오로지 살기위해, 자신의 하나뿐인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들은 무기를 들었다. 이젠 친구가 아니다. 그들은 내가 살기 위한 장애물에 불과했고, 그 장애물을 거둬야지 내 살길이 보이는 것이다. 3일간의 피를 부르는 신의 저주와도 같은 전쟁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얻을까.. 그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한 사람 뿐이다.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 42명의 학급 전체가 공포에 휩싸이고, 전 세계가 놀랄 이 법안 ‘배틀 로얄’은 존속의 가치가 있는 인간이 만든 가장 최후의, 가장 최고의 법이 될 수 있을까...

설정 자체도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영화제용 영화로 분류되고.. 일반인에게 공개된 된 것은 그나마 해적판 불법 미디어였으니, 영화 매니아나 조금이라도 이 영화에 관심을 보였던 관객들에게 이 영화의 개봉은 영화계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 한다. 작년 부천 영화제에서 처음 우리나라 관객과 조우한 ‘배틀 로얄’은 그 명성에 조금도 흠집을 내지 않은 채, 영화제 최대 화제 거리였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영화제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예매가 10분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으며, 혹자들은 이 영화의 우리나라 개봉 시기는 불투명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이게 웬걸.. 기쁜 소식이라고 해야 하나, 슬픈 소식이라고 해야 하나 (필자는 기쁜 소식으로 전하겠다).. 2001년 산 세바스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으므로써, 우리나라 사람들도, 해외 어느 나라 사람 부럽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고, 또한 감독이 내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세계를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는 18세 이상 관람가의 일본 영화일때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수 영화제에서 인기상이라도 받아야 심의를 받을 수 있는 법이 있기 때문에 역시 필자도 1년내에 개봉이 불투명하다고 본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 필자는 작년 부천에서 본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못본 다른 분들에게 충분히 영화에 대해 자랑을 늘어 놓을 수 있었다.) 또한, 영화제때 상영했던 필름이 아닌.. ‘디렉터스 컷’이라는 숨길 수 없는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우리나라의 그 엄격한 심의를 통과했으니, 필자가 예상했던 모든 일들 (개봉 못한다, 하게 된다 쳐도 다 몸통은 다 잘려나가고 사지만 남는다. 등등)은 백지가 되었다. 오히려 ‘디렉터스 컷’ 이 영화제 필름보다 덜 잔인하게 느껴졌다면, 필자의 감각이 무뎌지지 않았나 싶다.

친구들끼리 죽고 죽이는 살인 게임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를 강인하게 심어주는 이번 필름이야 말로 <배틀 로얄>의 진면목이었다. 사실, 영화제때 보았던 필름은 거의 살인을 즐긴다는 인상이 너무 깊었다. 특히나 ‘디렉터스 컷’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 속 숨은 이야기 (필자가 장담하건데, 이번에 개봉할 영화를 보기 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배틀 로얄>을 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해 못할 장면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으리라)를 풀어 놓는 감독의 배려가 참으로 고맙다. 뭐 생각 없이 엽기적인 장면만을 그린 분이 계시다면, 이 부분이 영화적 사족이 됐을 수도 있겠다.

연세가 어느덧 일흔을 훌쩍 넘긴 감독 ‘후카사쿠 킨지’ 의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녹록치 않은 연출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극악무도한 선생의 모습에서 무기력한 가장의 모습까지 양면성을 지닌 복잡한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 낸 ‘기타노 다케시’의 연기까지 이 영화를 보아야 할 당위성은 충분히 있다. 여기에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잔인한 영화적 소재는 분명 우리의 구미를 당길 만 하다. 2000년.. 새천년이 시작하는 그해부터 우리에게 궁금증과 관심을 증폭시키며 그렇게 기다리게 한 영화는 비로소 오늘 우리에게 심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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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로얄(2000, Battle Royale / バトル ロワイアル)
제작사 : TOEI Animation Co., LTD., Battle Royale Production Committ / 배급사 : 동아 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주)동아수출공사 / 공식홈페이지 : http://www.battle-roya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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