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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은 왜 시시하게 느껴지는가? 그러나... 우주전쟁
patros 2005-07-24 오전 11:19:48 1941   [2]

한국인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보통 사람들도 왠만한 허리웃 배우들의 필모그라피를 외우다시피하고 평론가들도 지루해하는 영화<희생>을 보고도 감동하는 관객들이 있는 나라...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다. 특히나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이며 주연이 탐크루즈라면 그 어떤 한국관객이 이들이 만든 영화가 허접스러우리라 예상하겠는가...그러나 우리는 가끔 예상 밖의 현실에 뒤통수를 얻어 맞곤 한다. 특히나 믿었던 도끼에 발등찍히는 기분은 더럽기 그지 없다.

<우주전쟁>에는 우주가 없~~~~다!

우주전쟁...제목을 봐라! 우주전쟁이다. 지구전쟁도 아니고 달나라 전쟁도 아닌 그렇다고 은하계전쟁도 아닌 우주전쟁이다. 타이틀에서 오는 이 진중한 느낌에 우리는 영화를 보지 않고도 펼쳐질 스펙타클에 두 손을 꽈~악 쥐게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영화<우주전쟁>의 시선은 대기권밖을 넘어서지 않는다. 오로지 지구, 그것도 우리가 존경해맞이 않는 어메리카의 뉴욕과 보스톤이 그 배경이다. <스타워즈>의 그 광활한 우주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달나라 정도는 가줘야 뭔가 뽀대가 날텐데, 초장부터 김이 팍~샌다.

 

<우주전쟁>이 아니다. <우주학살>이다.

그러나 우리의 무너지는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가공할만한 우주인들의 대공습이 이어진다. 거대한 삼각기계덩어리들이 쏟아내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은 인간과 그들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초토화시킨다. 이것은 마치 최홍만과 6살박이 어린아이가 'K-1' 링위에서 맞붙은 형국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래서일까 너무나도 무기력한 지구인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다시금 실망하게 된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살육이며 일방적인 학살이기 때문이다. 격투기 경기도 서로가 치고받고 해야 박진감도 넘치고 스릴도 있는 것이지 이렇게 한편이 죽도록 얻어 맞는 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는 시종일관 레이(탐 크루즈)의 가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대체 다른 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불친절함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악관에서는 이번 침공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다른 국가에서는 이번 재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아예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우주전쟁>이 우리 몸에 에스트로겐 분비를 최고조로 만드는 순간은 그다지도 위풍당당했던 우주인들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나동그라질 때일 것이다. 오줌눗다 지퍼올린 격으로 허둥지둥 마감질한 <우주전쟁>의 이러한 결말은 스필버그 감독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추측까지 낳는다. 때문에 무더운 여름...화끈한 액션을 기대하며 시원하게 더위사냥이나 해 볼까 하는 심정으로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영화<우주전쟁>은 짜증 한바가지를 선물하며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우주전쟁>은 킬링타임용 블럭버스터가 아니다.


<우주전쟁>은 평화주의 영화다

우주전쟁은 노골적으로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영화다. 한 영혼을 구하는 것이 온 인류를 구하는 것이라 <쉰들러 리스트>에서 역설한 바있는 스필버그의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된 영화<우주전쟁>... 때문에 스필버그는 우주인들이 왜 지구에 쳐들어왔는지 왜 인간들을 학살하는 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그저 속절없이 죽어 넘어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잔인성만을 강조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특히 우주인들에 대항해 맞서 싸우자는 아들을 조용히 타이르고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우주인들과 정면대결을 펼치려하는 오길비(팀 로빈스)와 사투를 벌이며 대립하는 레이의 모습은 전쟁에 대한 스필버그의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에게 있어 전쟁은 회피해야할 것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전쟁>은 외계인대 인간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 안에 존재하는 호전성과 파괴적인 본성과의 대결이라 할 것이다. (우주인들이 이미 수백만년전부터 우리 발밑 땅속에 그들의 기계를 심어놓았다는 설정은 이 모든 분쟁이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임을 암시한다)


<우주전쟁은>은 가족주의의 영화다

주인공 레이는 이혼후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중장비기사다. 퇴근시간도 자기 마음대로...대낮에도 피곤하다고 잠을 자는 레이는...그야말로 속박없는 자유인의 삶을 살아가는 그런 인간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자식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가 않다. 물론 양아버지 밑에서 편하게 사는 두 자녀도 제멋대로인 레이가 껄끄럽기는 매한가지다. 이렇듯 레이의 가족은 현대를 살아가는 미국인들의 어긋나버린 가족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런 가운데 전쟁이 터진 거다. 말하자면 업친데 덥친 격...하지만 가족은 위기에 강했다.^^;;

딸아이가 땅콩쨈에 알레르기가 있는 지도 몰랐던 레이가 딸(다코타 패닝)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이 땅을 사는 모든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하고, 레이가 돌아가려는 곳이 딸 레이첼의 엄마, 레이의 전처가 있는 보스턴이라는 설정은 '깨어진 가족의 회복'이라는 메세지를 던져준다. 때문에 영화는 틈만나면 단란해보이는 가족의 사진 비추며 이 세상에서 지켜져야할 마지막 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우주전쟁> 인간의 자만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아무리 폭넓은 과학지식을 쌓는다해도 저 우주의 신비를 모두다 밝힐 수는 없을 것이며, 아무리 의학적 발전을 이룬다해도 완전한 인간을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인간복제만큼 위험할 발상도 없다고 본다). 내가 보기에 영화<우주전쟁>도 이와 같은 발상에 근거하고 있다. 우리보다 수백만년 앞선 과학기술을 지닌 외계인들이었지만...또 그 만큼의 기간동안 지구를 관찰하고 연구하고 살펴본 그들이었지만, 작은 박테리아의 존재로 일순간 자멸하는 것을 보면...정교하게 짜맞추어진 우주의 질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재정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깨닫게 된다.


결국 <우주전쟁>은 여름시즌...시간때우기식 물량공세적 영화라기보다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적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지극히 교훈적인 계몽영화라 보여진다. 때문에 이러한 정보없이 영화를 관람하게 될 미래의 관객들에게 <우주전쟁>은 여간 실망스러운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총 0명 참여)
글 쓰신분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걸 가장 잘 파악하신거 같네요^^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2005-11-05 22:13
기대가 커서인가...그 허탈함이란..   
2005-07-31 10:26
글을 끝까지 읽어주세요...그것도 천천히   
2005-07-24 21:59
원작 읽어본 사람들은 어떻게 구현해냈냐를 보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영화만 욕하네요   
2005-07-24 12:32
원작 읽어보셨나요. 원작에서도 트라이포드한테 학살당하긴 매한가진데..   
2005-07-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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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2005, War of the Worlds)
제작사 : DreamWorks SKG, Paramount Pictures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IP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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