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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US] 공포.. 그 본연의 임무를 다하다.
lchaerim 2003-01-03 오전 6:14:33 1087   [10]
얼마나 무서우면.. 얼마나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이렇게 한 편의 원작 소설을 가지고 세 나라에서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각색이 되어 영화가 만들어질까... 그 의심을 풀어보려면, 역시나 영화를 직접 봐야겠지만.. 이젠 ‘링(Ring)’이라는 소리만 들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 깊숙이 공포가 밀려오는 느낌이 든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가 이번에 미국에서 리메이크 된 ‘링’이었다. 이미 원작 소설책에다가 일본판과 한국판을 다 봤으니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그러나 영화속에 내재되어 있는 공포는 충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관객을 얼마나 공포속에 몰아넣느냐.. 그 과정이 중요했던 것이다.

동양적 정서인 한(恨)을 담은 공포를 과연 서양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가깝게 우리는 <식스 센스>를 보더라도 유령(귀신)은 무조건 사람들을 헤치는 나쁜 이들이 아니었다. 억울하게 죽어서.. 또는 그 한을 풀어야 이승을 떠나 저승에 편안히 갈 수 있다는 동양적 정서를 가감없이 받아들여 전혀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이번에 리메이크 된 <링> 역시 원작과는 조금 다르지만, 어디까지나 소설의 기본 틀을 충실하게 따랐고, 여기에 헐리웃 특유의 특수효과와 분장을 동원하여 이제까지 나왔던 ‘링’과는 차별을 두어 보이지 않는 공포가 아닌.. 보여주는 공포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보이지 않는 공포’라 함은 관객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원초적 공포를 끌어 오는 것인데, 잘만 만들게 되면.. 아마도 다시는 잠잘 때나 평상시에도 무의식적으로 무시무시한 공포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엉성함이 묻어난다면, 웃음거리밖에 안되는 부작용이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요즈음 왠만한 공포에는 무서움을 모르는 엽기라는 행각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기에 그 수위조절이 더욱 절실하다.

‘보이는 공포’라 함은 ‘보이지 않는 공포’보다는 위험 수위가 적은 편인데... 이는 관객들이 시각을 통하여 전달된 이미지가 뇌로 이동하여 생각해 낸 이미지이기에 무섭냐 또는 아니냐만 판단하기에 이른다. 가끔 꿈속에서 잔상이 남아 잠을 못 이루게 할 수는 있지만, 아마도 오래 가지는 못한다. 더 자극적인 것을 보면 금방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거 같다. 한번 쯤 귀에 익은 단어이기도 하고.. 한번 쯤 눈에 익은 단어이기에 굳이 설명하면 영화적 재미가 반감됨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으므로 필자는 공포에 대한 얘기만 하고자 한다. 필자는 아직 중국 귀신 영화의 총칭이라 할 수 있는 ‘강시’가 나오는 영화를 아직 못 본다. 그 험상궂은(?) 얼굴 이미지에 노란색의 작은 부적만으로는 얼굴을 가리기엔 역부족인 듯...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를 동양 좀비에 관한 영화는 필자를 늘 아버지 뒤에서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곁눈질로 보는 영화로 자리 잡아버렸다.

세월이 흘러도 아직.. 이렇게 된 경우는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보이는 공포’에 엄청 데었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직.. 그 영화보다 더 무서운(?) 영화를 만나보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왠지 모르게 다른 이들은 무섭다고 판단내릴지라도 필자의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 간이 커져서 겁을 상실했거나, 요즘 쏟아져 나오는 공포물에는 비스무리한 화면들(피 칠갑한 모습, 창백한데다 눈이 퀭한 모습)이 일관되게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링>을 보고는 조금 달라졌다. 소설책에서.. 또는 그 이전 영화들에서는 상상만 해왔던 이미지가(비디오를 보고 나서 일주일 후에 죽은 모습) 필자의 눈앞에 나타나니, 민망하지만.. 그 조용한 언론 시사회에서 편안하게 앉았던 의자를 들썩이며 자세를 바로 고쳐잡고 영화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원작을 재해석해 만들어낸 감독 ‘고어 버빈스키 (마우스 헌트, 멕시칸)’의 역량과 한 아이의 어머니로써..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커리어 우먼으로 그 원초적인 공포에 정면 도전을 펼쳐보인 ‘나오미 왓츠(멀홀랜드 드라이브)’, ‘보이는 공포’란 무엇인가를 확실히 보여준 특수 분장 전문가 ‘릭 베이커(혹성탈출, 맨인 블랙, 그린치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칫 보여 주기만을 하는 영화에 밋밋함을 없애버린 영화 음악가 ‘한스 짐머(더 록, 글래디 에이터 등)’의 4두마차는 <링>이 가지는 공포에 더 없는 힘을 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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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가 이심니다. 읽는내내 전문가의 향취가 ㅅ.ㅅ   
2003-01-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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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2002, The Ring)
제작사 : DreamWorks SKG, Amblin Entertainment, Kuzui Enterprises, Asmik Ace Entertainment, BenderSpink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cjent.co.kr/Th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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