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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똑바로 살아라.. 25시
kharismania 2003-09-06 오후 11:37:25 1380   [5]
우리는 하루에 24시간을 살아간다..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그 꽉 채워진 24시간을 쓰고나면..다시 또 24시간을 할당받는다..

그 24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자신의 맘이다..그러나..그 줄지어진 24시간 뒤에 예전같지 못한 24시간을 받게 되는 건 본인의 지난 24시간들에 달려있다..

몬티는 애완견을 끌고다니며 나름대로 부유하게 살아가는 평범하지 않는 시민이다..그는 마약상이다..그런 그는 마약검거에 걸려서 7년형을 선고받고 아버지의 도움으로 보석으로 잠시 7일간의 휴가를 얻는다..

감옥으로 가기전의 24시간..그는 모든 걸 정리하려 한다..아버지와 저녁식사를 하고..그가 아끼는 애완견도 친구에게 맡기고..그의 절친한 친구들과 사랑하는 애인과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그렇게 그에게 남은 24시간을 나름대로 의미있게 보내고자 한다..

그러나 그 24시간안에는 단순한 휴식만을 줄 여유만이 있지 않다..그를 밀고한 자가 애인이라는 의심과..그가 감옥으로 간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여전할지 모르는 친구들에 대한 의구심..그리고 7년의 긴 시간을 보낼 감옥에서의 끔찍한 삶에 대한 두려움..출소후에 남을 그의 전과기록과 나이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갈 걱정..모든 것이 나름대로 즐거운 24시간으로 채우기에는 버거운 번민들이다..

이영화는 9.11 테러 이후의 미국인(엄밀히 말하자면 뉴욕시민들)의 심리상태가 거친 영상과 흔들리는 카메라에 장황하게 녹아들어있다..

스파이크리..그의 영화치고는 중심을 잃어버리는 영화가 아닌가 싶지만..그도 미국시민이다..그러니 어찌보면 미국인으로써 9.11테러의 충격으로 인한 잠재된 공황심리를 잘 표현해 냈다고도 볼 수 있겠다..

몬티가 아버지와의 저녁식사 중 잠시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들여다볼 때..거울안에서 그의 숨겨진 엿같은 상황앞에서 분노하는 자아가 랩을 하듯이 현실에 대해서 불평하는 모습이 나온다..그 불평안에는 여러인종들과 모순들로 뒤덮혀진 잡종스러운 아메리카나에 대한 불평들이 가득하다..

한국인을 포함한 여러이민자들..오사마빈라덴을 비롯한 알카에다같은 테러조직들..할렘가와 고급주택가..엔론을 비롯한 부유계층..심지어 자신의 절친한 오랜 친구 제이콥과 프랭크..자신의 애인 내츄럴까지..그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그리고 의심을 사정없이 내뱉는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지금 미국인들이 지닌 심리상태를 엿볼수 있다..지난 9.11테러 이후로 영화같은 현실의 주인공이 된 그들은 그런 결과의 원인을 내부적인 성찰에서 찾기도 하지만 외부적인 배격과 유입의 경계에서 찾기 시작했다..

잡종스러운 미국의 현실안에 내재된 비화협성을 발견해내고는 집착하기 시작했다..그전에는 미국내로 받아들여지는 문화에 익숙했던 그들은 9.11테러로 인해 황폐화된 심리상태가 경계로 돌아서게 만들었다..그리고 모든 자신들이 아닌 외부의 것에 대한 혐오에 주목하게 되었다..그리고 그러한 황폐화된 불안한 심리상태는 염세적으로 치달아 내부적인 모든 불만과 불평을 소수민종을 벗어나 내부적인 미국사회를 좀먹는 모든 이들에게 폭발시킨다..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모든것이 다 불안해보이는 것처럼..9.11테러로 예민한 미국국민들에게는 그들의 눈에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이 불만이고 불평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영화에는 인간의 자기중심주의적 사고관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존재한다..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치관을 지닌다..그리고 그 가치관을 바탕으로 모든 관찰되는 사실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를 지닌다..그리고 그 주관적인 견해에 부합되지 못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본능이 있다..

몬티의 친구..제이콥과 프랭크의 대화를 살펴보면 그들은 그들의 가치관으로 상대방을 무시하기도 하고 밀어붙이기도 한다..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에 집착을 보이는 반면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는데는 뒷전이다..누구나 그런 본능이 있다..스스로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도전을 보이는 다른 견해를 누르고 싶어하는 욕망..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인간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욕망은 꿈틀댄다..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억지성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물론 나름대로 그러한 욕망을 자제하고 억제해나가기는 하지만..깊은 내면에서 흐르는 솔직한 감정까지는 속이지 못한다..

이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24시간이라는 잠깐의 여유안에는 지난 시간의 불행을 막지 못했던 미국인들의 망연자실함과 그들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에 대한 도발적인 분노가 뒤섞여있다..

외부에서 날아온 비행기로 인해 내부적인 불안 요소들을 깨닫게 된 그들..그들은 어떤 25시를 맞이할 수 있을까..

몬티는 그의 24시간을 모두 보내고..그에게 엿같은 7년의 삶을 안겨줄 교도소로 아버지의 차를 타고 간다..그때 아버지는 그에게 도주를 제안한다..도주하여 철저히 자신을 숨기며 예전의 기억은 모두다 마음속에 비밀로 홀로 간직한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그에게는 엿같은 7년간의 생활을 보내고 다시 돌아올 알 수 없는 미래와 그러한 엿같은 7년간의 삶에서 달아나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미래..잠시나마 무언가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하지만..후자쪽 역시 해피엔딩을 보장하기 힘들다..

그의 잔뜩 엉망이 된 얼굴로 교도소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이미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과거..어찌보면 9.11테러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이다..몬티의 극단적인 하루안에서 비춰지는 그들의 모습은 지나버린 과거의 상처를 벗어나기에는 오늘날의 현실이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에드워드 노튼..내가 그를 처음 알게된건 '프라이멀 피어'를 통해서였다..마지막..그의 비열한 웃음에서 봤던 섬뜩함을 아직도 난 생생히 기억한다..어찌됐건..그의 연기는 여전히 멋지다..

스파이크리의 영화를 접하면..왠지 모르지만 김기덕감독이 떠오른다..물론 그의 영화가 김기적감독의 영화와 비슷한면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어떤 아웃사이더적이면서도 나름대로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능력을 지닌 이미지에서 둘간의 교집합 부호가 성립된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솔직히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다..진지함에 눌려서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중요한건..나름대로 선택을 하고 보는 사람들의 몫이다..그러한 진지함을 선택해서 작정하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서 볼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단지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다고 해서 재미없어..란 말로 폄하해버리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지나버린 과거의 족쇄에 묶여서 질질끌려가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원하는가..그대에게 25시로 향하는 탈출구가 주어지길 원하는가..그 25시는 꿈같은 이야기일뿐..혹은 잔인한 시간일뿐..사람에게 주어지는 건 24시간 뿐이다..다시 돌아와 남는 건 현실의 잔인함 뿐이다..그러니..언젠가 후회할 순간이 돌아와 새로운 25시를 갈망하지 않게..주어진 24시간을 나름대로 충실하고 정직하게 보내라..후회없도록 말이다..

사족>위에서도 말했듯이 한국인에 대한 혐오적인 발언이 나온다..마켓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한국놈들..이런 식의..글쎄..기분이 나쁘기 보다는..(솔직히..한국인만 욕하면 기분나쁘겠지만..자기빼고 욕은 다하는 듯 했으니까..아버지까지 욕을 하는데..ㅡ_ㅡㅋ)한인상권이 미국내에서 얼마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그 영향력을 알수가 있었다..물론 이미지 개선은 좀 필요하겠다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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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2002, 25th Hour)
제작사 : Industry Entertainment, Touchstone Pictures, 40 Acres & a Mule Filmworks, Gamut Films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수입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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