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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낭만자객]웃음 없는 코미디. 낭만자객
jabongdo 2003-12-04 오후 9:29:12 2135   [6]

<낭만자객> - 어디에서 웃어야 할지 영화를 보는 내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영화가 잘못된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그 시작은 <두사부일체>, <색즉시공>의 커다란 흥행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낭만자객>이란 영화. 우선 전작과 비교해서 웃음의 강도가 약해지면 안 된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완성시킨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영화 역시 전편과 같이 흥행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결국 전작에서 보여줬던 웃음의 코드를 유사하게 끌어다 쓰는 무리한 방법으로 전편의 흥행을 쫓으려 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독이 그렇지 않다고 우긴다 할지라도 보는 사람의 대다수가 그렇게 느꼈다면 타당성은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낭만자객>은 전작과 유사하게 슬랩스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잔잔하게 흐르는 웃음이 아닌 강력한 폭탄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배우들이 망가지기를 작정하였고, 망가지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 보인다. 윤제균 감독의 전편에 비해 이러한 면모는 한층 강화되었다. 이런 배우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요즘 영화판에서 설치고 있는 사투리의 남발. 굳이 남발이라고 표현했던 것은 사투리의 구수함을 표현하고자 함이 아닌 오로지 욕을 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낭만자객>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투리의 사용은 단지 욕뿐이었다. 신이(신이)와 향이(진재영)의 대화는 불필요한 경상도 사투리의 욕으로 일관한다. 정녕 이들이 웃길 수 있는 요소는 사투리에 의한 욕 밖에 없단 말인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특히 신이는 이미 <색즉시공>에서 확인했고 충분히 웃었는데, <색즉시공>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똑같은 코드로 확인을 시켜줘야 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전편의 흥행에 편성하려는 어쭙잖은 수작으로 보인다. 어차피 사투리로 결정을 하였다면, 신이에게 전라도 사투리를 향이에게 경상도 사투리를 시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 본다.

하늘에 있는 ‘효순, 미순’을 두 번 죽이지는 않을런지 심히 걱정이 된다. 그리고 그녀들의 가족, 친지들에게 영화를 제발 보지 말 것을 권유한다. 후반부로 달려가는 영화를 보면 마치 ‘효순, 미순’의 추모행사를 보는 듯하다. 설마, 설마를 외치며 가슴속으로 달래었지만, 실제로 그것을 생각하고 영화에 투영했다는 소문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뜨거운 감자를 투영하여 전 국민에게 알리려는 감독의 생각이 참으로 칭송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낭만자객>에서 이런 칭송을 할 수 없는 것은 진실로 '효순, 미순‘을 알리고, 사건의 진상을 비꼬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그 사건을 코믹의 한 요소로 써 먹기 위함이었을까 의문이 든다. 개인적인 필자의 생각은 뒤에 조금 가깝다는 생각이다. 진상을 깊숙이 투영하여 비꼬거나 비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 현상만을 보여주면서 코믹의 일부로 이용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칭송함이 마땅하나 그런 생각은 잡을 수 없는 시간처럼 멀어져만 간다.

<낭만자객>이란 영화를 보고 단 한 장면만이 심금을 울리게 했다.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로 반가운 장면이었다. 그 장면은 무궁화의 등장이다. 물론 ‘효순, 미순’을 이용하기 위한 조잡한 설정이었다 할지라도,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기에 무궁화에 대한 반가움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가끔 일본영화를 보고 있으면 화가 나기도 한다. 다름이 아니라 사쿠라 때문이다. 조금은 어리둥절하겠지만 가만히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일본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영화의 흐름과 타당하던, 그렇지 않던 꽃이 등장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사쿠라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사쿠라의 등장은 영화를 보는 다른 나라 관객들에게 ‘니혼데쓰’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분명 한국에도 국화가 있으나 그 사용은 미비하다. <낭만자객>처럼 애국심을 이끌기 위한 조잡한 등장을 원하지는 않지만, 이를 계기로 널리 사용되길 기대한다. 무의식 속에 가장 한국적인 것을 널리 알리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사용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유독 영화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김민종. 기존의 이미지를 바꿔 망가질 대로 망가졌지만, 영화에 대한 징크스를 떨쳐버리기는 힘들 것 같다. 계속되는 흥행 실패를 만회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인다. 김민종이 다음에 나아갈 영화에 대한 길은 어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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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자객(2003)
제작사 : 두사부필름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ohnang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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