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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尊] 커다란 물고기의 아름다운 거짓말 빅 피쉬
cinexpress 2004-02-17 오전 12:19:34 1031   [4]
늙은 에드워드 블룸(알버트 피니)은 평생을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말하고 다닌다. 그의 이야기는 항상 환상적인 모험담이며,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이다. 아들 윌리엄 블룸(빌리 크루덥)은 어린 시절에는 그런 아버지의 모험담을 들으며 두근거리며 잠자리에 들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버지의 거짓말에 신물을 낸다. 윌리엄에게 있어 그런 아버지의 모습은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고 믿는 전형적인 허풍선이의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가 앓아눕게 되고, 윌리엄은 창고에서 그의 이야기들을 뒷받침하는 것들을 찾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남긴 이야기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윌리엄은 아버지가 한 이야기들의 진실을 찾게 된다.



거짓말은 나쁘다. 그러나 모든 거짓말이 그렇지는 않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유태인 학살을 숨기려고 전쟁놀이를 하고 있는 중이라는 귀도(로베르토 베니니)의 거짓말이 진정으로 아름다웠듯이, 상대를 악의적으로 속이는 것이 아닌, 상대를 위한 거짓말이라면, 충분히 마음 한 구석으로 용서를 해 줄 수 있을것이다.

아버지의 거짓말은 아들에게는 마음의 상처이다. 아버지의 허풍은 그에게 참을 수 없는 수치이고, 자신에 대한 모욕과도 같다. 그러나 부자의 관계를 끊어놓은 것이 이야기이듯이, 끊어진 그들을 다시 이어주는 것도 이야기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들어가 그의 모습을 찾는다. 현실은 비록 추레하지만,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거치면서 그런 현실은 예쁜 판타지의 옷을 입고, 사람들에게 꿈처럼 다가간다.

에드워드는 이야기를 통해 가정에 헌신적이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위안하며, 이야기를 통해서나마 뒤늦은 행복을 전달하려 한다. 어머니의 말처럼 그 이야기들은 허무맹랑한 것이 아닌, 현실의 변형이며, 에드워드의 꿈이다. 영화 속 그의 이야기들은 에드워드의 꿈을 은밀히 드러내는 상징이다.



아들이 태어나던 날, 결혼 반지로 빅 피쉬를 낚은 에드워드의 이야기는 나중에 가면 평범한 현실로 드러나지만, 사실은 함께해주지 못했던 아들을 위한 로맨틱한 변명이며, 막중해진 가장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꿈을 포기한 아버지의 서글픈 뒷모습이다. 꿈을 찾아 거인 친구와 함께 작은 마을을 떠나서 험난한 인생을 택하며, 일순간의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은 채 숨가쁘게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 그럼에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오던 아버지가 자신의 꿈을 던져버리는 순간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에드워드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윌리엄이 태어나기 이전까지 이다. 그러나 윌리엄은 그 사실을 마지막까지 깨닫지 못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에 두고, 윌리엄은 결국 그렇게 싫어하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준다.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벗어나고자 한 아들은, 다시 이야기속으로 걸어들어가 큰 강물위로 아버지의 마지막을 띄워보낸다. 아버지는 빅 피쉬가 되어 그들에게 결혼반지를 돌려준다. 이제 아버지의 꿈과 이야기는 뒷사람이 이어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다시 화해를 하고, 서로를 이해한다. 결국 <빅 피쉬>는 판타지를 통해 '소통' 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부담없이 다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팀 버튼의 감각은 이 영화에서 다시금 빛난다. 에드워드의 이야기 속에서 팀 버튼은 보기 힘든 이미지들을 그려내는 데에 최선을 다했다. 온 천지를 채울 정도의 폭우와, 황수선화 1만 송이로 한 프로포즈, 사랑하는 이를 만나서 느끼는 시간이 멈추는 감정과 같은 장면은 구구절절한 설명없이 화면만으로 만족스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또한 <비틀쥬스>와 <가위손>에서 동화적인 마을을 창조해낸 보 웰치 없이도 팀 버튼은 신발이 필요없어도 될 정도로 폭신하게 잔디가 깔린 아기자기한 마을을 그려냈다. 미적감각만큼은 팀 버튼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것을 <빅 피쉬>는 다시 한번 증명하는 셈이다.

비록, 이야기가 시간순서가 아닌데다, 현실과 판타지를 바쁘게 왕복하느라, 영화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그 흐름을 놓치거나 이해하는 데 곤란함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두 이야기를 빼먹는다고 이 영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큰 강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듯, 몸을 팀 버튼의 판타지에 가볍게 실어낸다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至尊군의 Movie Box
http://blog.naver.com/cin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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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2003, Big 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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