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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의 영화감상평 ## 누구나 비밀은 있다
excoco 2007-04-24 오후 9:33:47 4576   [1]


볼까 말까 망설이다 본 영화.
영화 중반을 넘어갈때까지도 짜증스러웠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이야기가 묘하게 꼬여간다.
영화가 끝날무렵, '꽤 괜찮은 영화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내심이 견디지 못해 조금 보다가 그만 둔 사람이면 후회할것이다.
이 영화는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곱씹으면서 보아야 한다.
 
나는 굉장히 개방적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이병헌의 비윤리적(?)인 애정행각은 심히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미영(김효진)이 첫눈에 보고 반한 이 남자에게 푹 빠져서 청혼까지 하는데, 갑자기 선영(최지우)이 수현(이병헌)에게 빠져들면서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영화적 기법이다.
즉, 시간차공격(?) 이다.
선영이 수현에게 빠져든 시기는 미영이 수현에게 청혼한 후가 아니라 미영과 수현이 한창 연애중일때이다.
즉, 세명의 여자가 각각 수현의 매력에 빠져들어 관계를 맺는 시점은 미영이 수현에게 청혼을 하기 전 시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영과 수현의 연애가 진행형일때이고, 선영과 진영(추상미)가 수현에게 빠져든 시점은 미영과 수현이 결혼을 약속하기 전 시점인것이다.
따라서, 막내동생 미영과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가져서는 안될 감정을 가진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선영(둘째딸,최지우)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윤리적으로 짜여진 시나리오는 아니다.
이미 결혼한 진영(큰언니,추상미)은 유부녀임에도 수현의 매력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그렇게 윤리적인 잣대로만 보려 한다면 어떤 네티즌의 평대로 '솔직히 쓰레기임. 이런 영화를 왜찍었을까..' 라는 반응이 나올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일뿐이고, 바뀌어가는 성 가치관, 사랑학, 혹은 일부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가 문학적 가치를 가지고서 만들어낸 작품쯤으로 생각하자.
언제나 진보와 보수간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니까.
 
미영(막내동생,김효진)은 자유연애주의자다.
상일(탁재훈)은 일편단심으로 미영을 사랑하지만, 이내 따분해지고 시들해진 미영은 울며 매달리는 상일을 대차게 차고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선다.
깔끔한 외모에 매너도 좋고, 매력이 물씬 풍기는 수현이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 카페에 찾아든다.
첫눈에 반해서 먼저 꼬리를 치고, 이내 둘은 애인사이가 된다.
 
둘이 사귀게 되어 가끔씩 미영을 데리러 오는 수현과 선영이 수줍게 대화를 시작한다.
선영은 수현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 시인, 문학작품을 좋아하는것에 놀라워하고, 감상적인 그의 성품에 흠뻑 빠져든다.
동생의 애인을 사랑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벼락처럼 다가온 사랑에 흠뻑 취하고 만다.
그러나, 이게 웬 청천벽력인가.
엄마의 생일에 카페에서 미영이 수현에게 청혼을 하자 이를 승락해버리지 않는가.
미영보다는 자기를 더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선영은 충격을 받지만, 울며 걸어가는 선영을 달래러온 수현의 위로에 위안을 얻고, 첫 순결을 바친다.
 
파티때 입을 옷을 사로 백화점에 들른 진영(큰언니,추상미)의 몸매를 칭찬하는 수현.
이젠 결혼한지 오래되어 연애감정도 식어버리고, 섹스마져도 시들해져버린 진영에게 수현은 신선한 충격이 된다.
진지하게 다가오는 수현에게 전화를 할까말까 망설이다 비오던날 용기를 내어 수현의 집을 찾아가지만, 선영과 섹스를 나누고 나오는 둘을 피해 숨는다.
혼란스러운 진영.
 
이윽고 수현과 미영의 결혼식날.
헤어졌던 상일과 다시만나 연애감정이 되살아난 미영은 수현과의 결혼을 망설이게 되고, 미영의 이런 복잡한 심경과 수현의 복잡한 애정행각에 대해 상의를 하기 위해 수현을 찾아간 진영은 끌어오르는 욕망으로 수현과 섹스를 나누게 된다.
 
마침내 결혼식장에서, 미영은 수현과의 결혼에 회의를 느껴 결혼식장을 나서고, 수현은 상일과의 관계를 털어놓으려는 미영에게 '누구나 비밀은 있다. 말하지 않아도 돼' 라며 토닥여 준다.
 
그렇게 결혼식은 파장이 나고, 잊었던, 혹은 아직 사랑에 눈을 뜨지 못했던 세 자매는 자신들의 삶속에서 사랑을 만끽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얘기다.
 
이 무슨 웃기는 쓰레기 같은 설정인가.
세 자매를 희롱하는 역대의 카사노바의 출현이라.
그러나, 이 영화는 그렇게 쓰레기라고 매도하기에는 다소 독특한 영화적 장치들이 있다.
이제는 이은주의 유작이 되어버린 '주홍글씨' 의 불쾌감과는 다르다.
그것은 수현이라는 인물이 범상한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배가 아픈것은 사실이다.
잘생기고, 매너좋고, 돈도 많은 수현같은 인물에게 내노라하는 세명의 미녀배우가 사족을 못쓰니 배가 아플수밖에.
 
자. 다시 곱씹어 보자.
과연 '수현' 은 누구인가?
이 영화의 끝부분에서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몇가지 단서를 주는듯하다.
그렇게 세자매의 '사랑' 에 눈을 뜨게 해준 수현은 새로운 커플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미영이 수현과 감미로운 섹스를 나누었던 해변가의 펜션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상일과 누워있는 모습이 지나가고, 성에 눈뜬('성'이라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듯하다) 선영이 자기를 좋아라하는 지도교수를 유혹하는 장면, 결혼식날 한복차림에 수현과 열정적인 섹스를 나누던 진영이 남편과 한복차림으로 열정적인 섹스를 나누는 장면이 지나간다.
'수현' 이라는 인물은 세자매를 희롱한 희대의 카사노바가 아니라, 세명의 여자에게 '사랑' 을 주고간 고마운 인물이 된것이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
흔히들 '여자의 과거' 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런 의미와 상통한다.
'여자의 과거' 뿐만이 아니라 '남자의 과거' 를 모두 아우르는 말로, 사랑의 도구, 진행형으로서의 '섹스' 에 대해서 묻지 않는것이 좋다. 혹은 그런 과거들이 '사랑' 을 일깨워준다.. 뭐 이런정도로 해석해야 하는건가?
 
이 영화를 '쓰레기' 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것처럼, 여전히 이 영화에서 '사랑' 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방식은 아직까지는 한국적인 윤리관에서는 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성에 대해 굉장히 개방되었지만, 어려서부터 유교적인 가치관속에 자라온 한국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 영화가 일본에 550만달러(60억원)를 받고 수출되었다고 한다.
한국영화사상 최고라고 하는데, 일본적인 정서에는 나름대로 잘 맞아떨어질것 같긴 하다.
일본은 '스왑섹스' 가 굉장히 만연해 있고, 많은 주부들이 혼외정사를 즐긴다고 한다.
어쩌면 끊임없이 '사랑' 을 찾아 갈구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이런 분위기를 따라가는 것인지 한국도 '스왑' 바람이 불었다.
'스왑' 을 즐기는 사람들의 변에 따르면, '스왑' 을 한후 부부금슬이 더 좋아졌다, 상대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성생활이 더 즐거워졌다는 말을 한다는데, 이런 말이 이 영화의 모티브와 상당히 유사하다.
즉, 유부녀인 진영이 수현을 통해 남편과의 사랑이 돈독해진것, 책벌레인 선영이 수현을 만나 사랑에 눈을 뜨게 되고 행복해진것, 권태기에 빠진 미영이 상일과 새롭게 사랑을 나누며 행복해진것.
'스왑' 을 즐긴다는 사람들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외적인 자극, 쉽게 얘기하기는 힘든 '비밀' 을 통해 원래의 '사랑' 의 행복을 찾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 자매가 새로운 행복을 찾게 되었다손 치더라도 수현의 행동은 쉽게 용서받을만한 행동은 아니다.
무슨 문어발인가? 이 여자와는 이런 사랑을 하고, 저 여자와는 저런 사랑을 하고.
그런데, 영화 끝부분에서 수현의 모습은.. 마치 뭐랄까... '큐피트' 같은 모습이랄까?
마치 사랑의 전도사라도 되는양, 어떤 악의나 육욕에 의해서 이여자 저여자 후리고 다니는 남자가 아니라 천사가 성스런 임무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다니는듯한 모습을 풍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내내 불쾌했던, 윤리적 가치관을 자극하는 불편함은 어느정도 해소된다.
영화적 장치인가?
작가가 얘기하려고 하는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위한 도구로서의 존재인것인가?
결론적으로 그렇다고 보아야 할듯 싶다.
아무도 불행해진 사람은 없다.
모두들 새롭게 눈뜬 '사랑' 을 만끽하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조금은 금기시 될법한 관계설정이다.
윤리적인 불편함이 없진않지만, 신선한 시나리오 라고 말하고 싶다.
세 자매의 각각의 시각에서 재구성된 에피소드식의 이야기 구성과 수현이라는 영화적 장치.
성에 대해 무지한 선영(최지우)이 보여주는 '몽정기' 식의 이야기가 가장 유쾌한 코메디 부분이고, 영화적 완성도는 나름대로 괜찮게 평가해주고 싶다.
그러나, 이 알수없는 불편함은... 어쩔수 없군.

(총 0명 참여)
joynwe
알 수 없는 불편함...
어느 정도 이해됨...
기분 묘한 영화...   
2007-04-26 15:01
1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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