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1998, Black Cat White Cat)
팔려가는 신랑, 재고 처라용 신부... 그들의 빗나간 인연
할아버지가 죽었다! 그런데 웬 일? 집 마당에서는 장례식 대신에 결혼식이 치러지고 온 마을 사람들이 아코디언에 맞춰 춤을 춘다. 그리고 설사가상(!) 어린 신랑은 턱시도를 입으며 연신 눈물을 찍어대고, 난쟁이 신부는 면사포가 싫어 악을 쓰며 저항한다. 대체 어떤 커플이길래?... 축제는 무르익고, 사람들은 하나 둘씩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유일하게 행복하지 않은 두 사람이 있으니... 급기야 신부가 도망친다! 남은 건 분홍 면사포 뿐. 그녀를 찾아 나서는 눈물겨운 노력은 끈질기게 계속되고... 결국 짝이 바뀌고 죽은 할아버지가 살아난다 도대체 어떻게?
다뉴브 강가로 모여라! 축제가 시작된다. 사랑이 무르익는다.
푸른 다뉴브 강가에 모여 사는 두 집시 집안의 어긋난 결혼식을 계기로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과 예측 불허의 사건.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는 자유분방하고 낭만적인 집시들의 결혼 풍습과 그들의 시사로운 일상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여기에는 그들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곁들여지며 아코디언의 구슬픈 발라드 댄스곡이 어우러진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엔 '해피 엔드 Happy End'라는 자막이 뜰 정도로 행복한 결말을 위해 시종일관 이야기가 꾸려나가진다. 관객의 배꼽을 쥐어 잡는 자연스러운 농담과 살수, 예기치 않은 우연은 마치 극장안의 관객이 스크린을 뚫고 이 축제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사랑스런 집시의 마을에서 사랑과 죽음을 둘러싼 삶의 기쁨을 재기발랄하게 녹취한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는 우리 인생에 꽃무늬 수를 놓는 듯한 작품이다.
금세기 최고 영상의 마술사, [아빠는 출장 중], [집시의 시간], [언더그라운드]의 에밀 쿠스투리차의 최신작!
몽환적인 분위기로 '마술적 리얼리즘'을 영화안으로 처음 도입했던,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이 시대의 거장, 에밀 쿠스투리차. 그는 95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던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논쟁이 지겹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리고 3년간 그의 은퇴 번복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관객들에게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다시 그가 가장 시랑하는 사람들 집시의 세계로 귀환했다. 한 손에는 [집시의 시간] 때 처럼 고르단 미학의 시나리오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언더그라운드] 때 처럼 시비 2000과 독일의 판도라 사와의 공동 제작을 거머쥔 채. 또한 [검은 고잉이 횐 고양이]는 그의 이전 작품 [집시의 시간]과 유사하게 집시들의 일상과 풍습을 밑그림으로 삼으면서 [언더그라운드]에서처럼 스펙타클한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에밀 쿠스투리차의 이전 작품 세계를 갈무리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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