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역사(2005, A History Of Violence)
배급사 : (주)미로비젼
수입사 : (주)미로비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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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는 ‘크로넨버그’의 영화가 아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은 인간의 욕망과 억압, 소외라는 주제를 파격적인 소재와 다양한 시도를 통해 그려왔던 미국의 개성파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문학과 철학, 그리고 생물학을 전공한 이력답게 <플라이>처럼 인체의 해체와 변형이라는 방식으로 인간의 어두운 면을 그리는가 하면, <데드링거>, <크래쉬>처럼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동성애나 파행을 소재로 삼거나, <비디오드롬>처럼 인간과 기계와의 결합 등 과감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서구 가치의 전복을 일삼아 왔다. 그런데 이번 <폭력의 역사>는 어딘가 이상하다. ‘크로넨버그’ 감독이 기존의 고집을 꺾고 완전히 변절한 것일까?
<폭력의 역사>에서는 기괴함도 파격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대신 액션과 스릴러 장르에 서부극 타입의 기본 줄거리를 결합시킨 각본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편집과 만나 대단히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상업영화의 냄새마저 풍긴다. 그러나 사실 깊이 들어가보면 어두운 과거와 무자비한 폭력 등이 행복한 가정을 변질시키는 과정을 통해 여전히 인간의 두려움과 억압에 대한 감독의 시선을 놓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런 점이 ‘크로넨버그’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유독 튀는 <폭력의 역사>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자신의 주요 장기였던 ‘표현 방식의 극단성’을 줄이는 대신 탄탄한 드라마와 섬세한 연출, 영화적 대중성에 힘을 쏟아 관객이 중심이 되는 ‘감상(鑑賞)의 유연함’에 배려한 것이다.
과연 희대의 이단감독 ‘크로넨버그’가 어떻게 이 영화를 대중적임과 동시에 작가주의적인 작품으로 매만져냈는지 만끽할 일만 남았다.
미국 최고의 배우 & 베테랑 스텝 집결, 그 완성도를 담보하다!
‘크로넨버그’ 감독의 역량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미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과 베테랑 스탭들이 이루어낸 눈부신 호흡 때문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배우가 경탄스럽다. ‘비고 모텐슨’은 촘촘하게 세분화된 연기력을 선보여 자연스럽다 못해 실제 인물인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또한 남편의 과거와 의심스러운 정체에 흔들리는 아내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마리아 벨로’의 농밀한 연기는 사랑스러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물론 <트루먼쇼> <뷰티풀 마인드>의 ‘에드 해리스’, <거미여인의 키스> <굿 셰퍼드>의 ‘윌리암 허트’ 등이 풀어내는 내공 깊은 연기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어린 아역에서부터 단역까지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 면에서는 조연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탭들 역시 화려하기 그지없다. D.C 코믹스에서 출간한 동명의 그래픽 노블(존 와그너 & 빈스 록)을 원작으로 한 <폭력의 역사>는 <나비효과>의 프로듀서와 제작자인 ‘토비 에머리치’, ‘크리스 벤더’가 제작기획을 맡아 좀더 대중적인 영화로 탄생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촬영은 <스타워즈 5 - 제국의 역습>, <네이키드 런치>, <화성침공>, <아이언마스크> 등의 ‘피터 서스치즈키’가 맡아 자연스러움과 극적인 강렬함을 오가는 훌륭한 영상을 만들어 냈다. 또한 <에비에이터>, <반지의 제왕>등으로 골든 글러브와 아카데미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거머쥔 ‘하워드 쇼어’가 음악을 담당 하였고 <젠틀맨 리그>, <크래쉬>,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등의 ‘캐럴 스피어’가 미술을 담당하여 해당 시퀀스마다의 분위기를 맞춤으로 유지하였다. 말 그대로 실력을 인정받은 허리우드 최고의 스탭들이 뭉친 것이다. 그야말로 될 수 밖에 없는 영화가 탄생한 당연한 내력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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