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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김종분(2021)
제작사 : (주)인디스토리 / 배급사 : (주)인디스토리

왕십리 김종분 : 런칭 예고편

[뉴스종합] [관람가이드] 딸을 가슴에 묻고 노점을 지키는 <왕십리 김종분> 21.11.11
[리뷰] 팔순 현역 노점상의 애환 (오락성 5 작품성 5) 21.11.1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목한 화제의 웜메이드 다큐멘터리
팔순 현역 노점상 김종분 씨의 50년 노점인생 만랩 스토리
슬픔은 까고, 기쁨은 나누고! 길 위에서 배운 삶을 세상과 나누다


<왕십리 김종분>은 왕십리역 11번 출구의 노점을 반평생 지켜온 팔순의 현역 노점상 종분 씨의 50년 길 위의 삶을 조명한 작품으로 20년차 베테랑 김진열 감독의 6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한국과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장편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한 ‘비프메세나상’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주인공 김종분 씨는 김진열 감독과 함께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이틀 간의 관객과의 대화 일정을 소화하는 등 올해 부산의 비공식 최고령 배우로 주목받았다. 특히 부산에서 만난 영화의 첫 관객들에게 “내가 배운 것은 오로지 일이다. 나의 인생은 노점상으로 끝마치겠다”며 인생의 마지막 포부를 밝히며, 젊은 관객들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기도 한 김종분 씨는 30년 전 길 위에서 작은딸 귀정을 잃었지만, 여전히 길 위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팔순의 현역 노점상으로 오롯이 자신의 삶을 꾸리고 있다. <왕십리 김종분>은 그의 팔순 인생 굽이굽이 파인 주름을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고, 관객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주는 올해의 마지막 웜메이드 다큐멘터리다. 김진열 감독은 김종분 씨로부터 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라는 사회적인 정체성을 걷어내고, 김종분 본인으로서의 삶의 결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하지만 작은딸의 죽음이 인생의 큰 변곡점이 된 사건이었던 만큼 영화는 앞세워 보낸 작은딸 귀정을 회상하는 선후배와 친구들, 가족들을 통해 엄마로서의 김종분의 깊은 슬픔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한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작은딸에 대한 그리움은 홀로 찾아가는 딸의 무덤 앞 통곡으로 떨치고, 그저 길 위에서 마늘을 까고, 옥수수를 삶고, 가래떡을 굽는 길 위에서의 삶을 고스란히 전한다. 그리하여 김종분 씨 스스로 깨친 노점인생 만랩은, 누가 뭐라해도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사는 것이다. 누구든 묻고 따지지 않고 외상도 주고,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의 밥벌이로 살아간다. 일하기 싫을 땐 그저 놀고, 먹고 싶을 땐 먹고, 좋은 데 가고 싶을 땐 친구들과 함께한다. 그렇게 영화는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가는 김종분 씨의 일상을 더 많이 보여주는데 할애하고, 딸을 잃고 마냥 슬픔에 잠긴 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슬픔을 통해 세상을 껴안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팔순 노구의 뒤뚱거리는 걸음에 발맞추어 함께 걷는다. 종분 씨는 오늘도 왕십리역 11번 출구 노점을 지키며 돈이 없는 사람에겐 외상을 주고, 돈이 필요한 사람에겐 주머니 쌈짓돈을 선뜻 내어준다. 채소 가격만 물어봐도 능청스럽게 우선 담고 보고, 가끔 진상 손님에게는 툴툴대기도 하지만 그녀가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밥 먹고 가“와 “어서 와, 뭐 주까?”. 함께 밥을 나누고 정(情)을 나누는 그녀 곁에는 늘 사람들이 넘친다. 종분 씨의 나눔에는 계산이 없지만, 나눈 만큼 돌아오는 따스한 온정이 있다.

50년 노점인생 만랩 종분 씨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그런 그녀 곁을 든든히 지켜온 이들의 다정하고도 단단한 연대를 보여주는 영화 <왕십리 김종분>은 11월 11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남녀불문, 전 세대의 공감을 부르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
세대주 김종분을 통해 만나는 우리시대 어머니들의 아름다운 자화상
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를 넘어,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를 소환하다


<왕십리 김종분>의 본래 제목은 <세대주 김종분>이었다고 한다. 이름 앞에 ‘세대주’가 붙었던 까닭은 김종분 씨 본인이 거의 일평생 한 집안의 가장으로 밥벌이와 세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며 스스로를 ‘세대주’로 끊임없이 각성했기 때문이라는 후문. 영화는 김종분이라는 팔순의 한 여성을 뼈대 삼아, 그 여성 안에 들어있는 80여 년의 한국사회의 역사를 세밀하게 뒤따라간다. 김종분 씨의 현재 모습 틈틈이 그가 구술하는 과거사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데, 그 안에는 김종분 씨 개인을 넘어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가 겪은 여성 가장, 세대주의 삶과 문화가 함께 엮여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김종분 씨는 어린 시절부터 장사 일을 하러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가래떡을 만들어 팔았는데, 떡을 팔아 모은 돈으로 소를 살 수 있었을 만큼 수완이 좋았다고 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란 종분 씨는 17세가 되던 해에 자신도 한 사람만큼의 경제적 몫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곧장 일을 시작했다. 1963년 결혼한 후 출산과 육아로 아주 잠시 일을 쉬기도 했지만,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후 철물점을 시작한 남편이 영 장사에 소질이 없자 생활고 끝에 친정어머니처럼 큰 밑천이 들지 않는 노점 일을 시작했다. 노점은 당장 밥벌이와 세 아이의 양육을 책임질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었다. 그 이후 종분 씨는 자신을 스스로 ‘세대주’로 생각했으며, 실질적으로 세 남매를 먹여 살릴 수 있던 원천은 그녀가 직접 운영하던 노점이었다. 이렇듯 50여년의 세월 동안 노점을 지킨 종분 씨에게는 노점이 곧 삶이고, 삶이 곧 노점이다. <왕십리 김종분>은 종분 씨뿐만 아니라 ‘왕십리 시스터즈’를 비롯해 그의 주변 동료 상인들이 현재 노점을 선택하게 된 각자의 계기와 상황, 서로가 바라본 서로의 노점 역사를 들여다보며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 여성 노점상들의 삶과 문화를 함께 담아낸다. 종분 씨가 앞서 보낸 작은딸 귀정을 위한 활동인 유가족협의회 모임을 열심히 하면서도 결코 노점을 놓지 못했던 건 자신이 ‘세대주’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종분 씨가 워킹맘에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자책과 압박을 딛고 여전히 일하는 여성으로 사는 삶을 유지하는 힘의 근원인, 단단한 어머니이자 가장으로서의 건강한 인식을 담는다. 남들에겐 뭐 하나라도 더 해 먹이고 나눠 주길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에겐 다소 무심할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은 자식과 손주 입에는 귀하고 좋은 것만 넣어주려, 무한한 애정만 안겨주려 애쓰는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제는 애들 등록금도 댈 필요 없이, 아무것도 안 하고 나 편하게만 살면 되는 인생’ 인데도 종분 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왕십리역 11번 출구 앞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번다. 함께 살자는 자식들의 간청도 마다한 채 단칸방에서 홀로 살며 오롯이 스스로를 건사한다.

노점상이라는 직업으로 한 집안 가장의 소임을 다해온 김종분 씨의 삶을 통해, 우리네 어머니 세대와 할머니 세대의 삶을 소환하며 그들의 삶이 지금 우리와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영화 <왕십리 김종분>. 남녀는 물론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부르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 <왕십리 김종분>은 11월 11일 극장 개봉한다.

20년차 베테랑 <나쁜 나라> 김진열 감독의 6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잊혀가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스트
공감의 화법으로 우리 사회 이면의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하다


<왕십리 김종분>은 20년차 다큐멘터리스트 김진열 감독의 <여성장애인 김진옥 씨의 결혼이야기><땅, 밥 만들기><잊혀진 여전사><진옥언니 학교 가다><나쁜 나라>에 이은 여섯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김진열 감독은 <여성장애인 김진옥 씨의 결혼이야기>(1998)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해온 베테랑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김진열 감독이 처음부터 다큐멘터리스트의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2년 정도 작은 규모의 격주간지 사회부와 문화부에서 기자로 일했으나, 취재 과정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에 감독으로의 전환을 선택했다. “취재원을 겨우 두세 번 만나고 글을 쓰다 보니 내가 분명 잘못 쓰는 게 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다큐멘터리를 보니까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과 카메라를 든 사람이 되게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누더라. 단순히 한두 번 만난 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 취재원과 오랫동안 밀착하지 못하는 것. 그걸 다큐멘터리가 해소해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기자에서 감독이 된 이유를 전하는 김진열 감독의 후일담은 그가 취재 대상을 진심으로 생각하며 사려 깊은 시선과 진정한 공감의 화법을 사용하는 다큐멘터리스트임을 보여준다.

김진열 감독은 1998년 여성장애인의 결혼생활을 기록한 <여성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1999)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해 사적 다큐멘터리인 <땅, 밥 만들기>(2000), 한국전쟁 당시 여성 빨치산이었던 박순자 선생을 기록한 <잊혀진 여전사>(2004), 첫 다큐의 후속편이라고도 볼 수 있는 <진옥언니 학교 가다>(2007),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활동을 기록한 <나쁜 나라>(2015) 등 분단의 현실, 장애 여성, 세월호 등 사회 이면의 다양한 이야기에 꾸준히 주목해왔다. <왕십리 김종분>은 국가폭력 희생자의 어머니, 즉 소수자의 소수자로 30년째 위치 지어져 온 김종분 씨를 더 이상 어머니도 유가족도 아닌 한 인간 김종분 씨로 바라보고 개인의 다양한 일상 체험을 따라가며 온전한 삶을 담는다. 김진열 감독은 “영화에서 그의 현재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기 위해 공시적인 인물 배치와 통시적인 시대 구분을 각각 씨줄과 날줄로 활용하여 그 위에 종분 씨의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김진열 감독은 왕십리에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점을 하고 있는 종분 씨의 삶을 기록하는 시간은 ‘삶을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느끼고 깨닫게 해준 귀한 시간’임을 전하며, 관객에게도 이런 영화적 체험이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영화를 완성했다.

20여년 전 다큐멘터리 작업을 처음 시작하던 그때, 사회적 관심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던 그 마음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자로 앞으로도 꾸준하게 작업하려 하는 김진열 감독의 6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왕십리 김종분>은 11월 11일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귀정, 2021준비위원회와 시민이 함께한 뜻깊은 연대와 나눔의 마무리
420명의 후원인과 함께 텀블벅 펀딩 목표액 3천만원 초과 달성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홀로 지켰던 길 위의 50년, 이제는 모두가 함께한다


‘십시일반’과 ‘품앗이’는 우리 사회의 오랜 미덕 중 하나다. 수많은 독립영화들이 다양한 소셜 펀딩 혹은 후원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모아 영화의 제작비와 개봉 비용을 마련해 충당해왔다. 11월 11일 개봉하는 <왕십리 김종분>는 영화의 제작부터 개봉까지 수많은 이름없는 이들의 뜻깊은 연대로 시작해 마무리하는 놀라운 프로젝트다.

<왕십리 김종분>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는 극장 개봉을 위해 지난 9월 18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 달간 진행해, 420명의 후원으로 기존 목표한 금액인 3천만원을 초과 달성하며 <왕십리 김종분>을 기다려 온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입증했다. 후원금은 영화의 아카이브 저작권료와 음악 및 믹싱 작업 등 극장에서 본격적으로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후반작업에 사용되었다. 텀블벅 후원자들에게는 엔딩 크레딧 기재, 시사회 초대 및 종분 씨 노점의 히든카드인 구운 가래떡을 형상화한 키링, 노점의 주력 상품인 채소를 일러스트화한 장바구니 등 특별 굿즈가 제공되며, 공동체상영 특전 등 다양한 금액별 리워드가 제공될 예정이다. 후원자에게 제공될 굿즈 제작은 올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굿즈 를 제작한 굿즈 제작스튜디오 씨네핀하우스가 참여해 후원자들에게 고퀄리티의 소중한 추억을 전한다. 김진열 감독은 후원을 독려하며 “1년여의 촬영을 끝내고 막바지 편집을 진행하고 있다. 11월 말, 극장 개봉을 앞두고 개봉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위한 고민을 하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텀블벅을 생각하게 됐다. 올겨울 많은 분들과 <왕십리 김종분>을 통해 김종분의 삶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진심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

텀블벅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과 더불어 <왕십리 김종분>의 극장 개봉의 든든한 한 축이 되어준 또 다른 후원인은 바로 ‘귀정, 2021 준비위원회’. 올해는 1991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넋이 된 청년들, 이른바 ‘열사정국’의 30주기가 되는 해로, <왕십리 김종분>은 종분 씨의 작은딸 故 김귀정 열사 30주기를 맞아 김귀정추모사업회에서 ‘귀정, 2021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제작을 후원했다. 김귀정추모사업회는 고 김귀정 열사의 친구이자 성균관대 선후배로, 김귀정 열사가 떠난 후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일 년에 세 번 어버이날설날김종분 씨의 생일날 잊지 않고 찾아와 주었다. 강산이 세 번은 바뀔, 긴 세월 동안 김귀정 열사 가족들과 가족 같은 관계를 쌓아 올린 동문들은 여전히 무시로 노점을 찾는다. 이들은 종분 씨가 분노와 상실감에만 빠져 있지 않고,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 조력자들이기도 하다. 종분 씨는 ‘작은딸 귀정이의 친구들’이 찾아오는 사랑방 같은 왕십리를, 오늘도 묵묵히 지킨다. 그런 종분 씨 곁에는 이제, 그녀를 응원하는 시민들과 딸 같고 아들 같은 딸의 친구들이 함께한다.

‘귀정, 2021 준비위원회’와 시민이 함께한 뜻깊은 연대와 나눔의 마무리를 목도할 수 있는 <왕십리 김종분>은 11월 11일 극장에서 그 따뜻함을 관객에게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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