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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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지원
배우: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 김해숙, 김선영, 김영민
장르: 드라마, 가족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9분
개봉: 9월 2일
간단평
슬럼프와 방출이라는 역경의 시간을 견디며 팔에 ‘비광’을 새긴 프로야구 스타 ‘황중구’(류승룡). 절치부심 끝에 화려하게 부활한 그는 톱스타 ‘남미’(하지원)와 결혼하며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부러울 것 없던 부부의 삶은 그러나 중구의 예기치 못한 스캔들로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여기에 8살 딸 ‘동주’의 등장과 함께 부부 관계마저 파경을 맞는다.
아동학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미쓰백>(2018)으로 주목받은 이지원 감독이 스릴러와 드라마를 결합한 <비광>으로 다시 관객을 찾았다. 전작에서 학대받는 아이 ‘지은’으로 어린 나이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시아가 이번에도 사건의 중심에 놓인 ‘동주’를 연기했다. 류승룡과 하지원을 비롯해 김해숙, 김선영, 김영민, 특별출연한 유재명까지 베테랑 배우들이 가세했다.
<비광>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가족이다. 영광과 추락의 롤러코스터를 탄 중구가 딸 동주와 관계를 회복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이야기가 중심에 놓인다. 문제는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가 끼어든다는 점이다. 친구의 죽음에 연루된 동주와 두 소녀에게 학교폭력을 가하는 정치인의 자식, 가짜 뉴스로 여론을 조작하며 권력에 기생하는 인물, 연예계의 부적절한 접대까지 여러 사건과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각각의 소재가 나름의 무게를 갖고 있지만, 이야기가 한 방향으로 모이기보다는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인상이 강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많다 보니 오히려 중심에 놓인 중구와 동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희미해진다. 특히 몇몇 장면과 특정 캐릭터는 지나치게 비장한 인상을 남기며 영화 전체에 힘이 들어간다. 서사와 전개, 인물의 감정선은 물론 전반적인 분위기까지 다소 철 지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제목 ‘비광’ 역시 이러한 아쉬움을 피해 가지 못한다. 화투에서 혼자서는 점수를 내지 못하는 비광을 가족의 의미와 연결하려는 의도는 읽히지만, 여러 인물이 모여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로 수렴하는 과정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이라기보다 결말을 위해 뒤늦게 끼워 맞춘 듯한 인상이 남는다. 가족이라는 결론 자체는 분명하지만,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너무 많은 길을 돌아간 탓에 정작 가장 중요한 중구와 동주의 이야기가 충분한 힘을 얻지 못한다.
하지원이 연기한 톱스타 남미 캐릭터에서는 지난 3월 방영된 드라마 <클라이맥스>의 ‘추상아’가 떠오르기도 한다. 두 작품 모두 이지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는데, 먼저 제작한 <비광>에서 보여준 남미 캐릭터를 이후 <클라이맥스>에서 한층 발전시킨 듯한 인상도 준다.
2026년 9월 2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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