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한마디! 내가 하면 개인의 취향, 남이 하면 변태? <페스티발>
페스티발 | 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페스티발>이 9일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각기 다른 성적판타지를 지닌 7명(신하균, 엄지원, 심혜진, 성동일, 류승범, 백진희, 오달수)의 남녀를 내세운 영화인만큼, 사디즘과 마조히즘, 리얼돌 오타쿠, 란제리 마니아, 교복 페티시, 성기 집착증, 바이브레이터 등 다양한 소재와 볼거리가 등장했다.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싶은 기발한 성인용품들 역시 눈길을 끌었다. 속으로 꾹꾹 눌러왔던, ‘개인의 성적 취향’을 당당하게 드러내자,는 메시지도 시원했다. 하지만 볼거리와 메시지에 비해, 이를 끌어가는 이야기가 빈약하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천하장사 마돈나>의 감동을 기억하는 이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보다 큰 분위기였다.

● 한마디

이래저래 ‘취향’에 관한 영화다. ‘개인의 취향’들이 ‘타인의 취향’과 충돌하는 <페스티발>은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B급 무비다. 충무로 스타들이 모인 영화라고해서 달달한 상업영화를 기대했다면, (엄정화의)‘페스티발’이 아니라 ‘배반의 장미’를 부르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사실, ‘취향’에 관한 이해영 감독의 관심은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이미 드러난바 있다. 소수의 ‘취향’을 바라보는 감독의 따스한 시선은 이번 작품에도 유효하다. 하지만, 농담보다 진담이 앞섰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작당하고 농담에 방점을 찍는다. 아쉬운 건, 농담인 게 분명해 보이는 몇몇 장면에서의 웃음 타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인데, 이것이 흥겨워야 할 축제 분위기를 적지 않게 다운시킨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천하장사 마돈나>의 성인 버전? 아닌 게 아니라 <페스티발>은 남다른 취향에 대한 관심을 성인 세계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천하장사 마돈나>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달파란이 만든 뿅뿅거리는 디스코 음악이 축제다운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는 <페스티발>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성적인 취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자신에게 솔직해 지자고 말하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사회보다 ‘하고(무얼 하고?) 살기 좋은’ 사회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하지만 영화는 더 발칙해질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한 듯 하다.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숏버스>에 비하면 <페스티발>은 너무 착하게 성적 취향을 다룬 영화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어쩌면 마케팅 때문에)단순히 웃겨주는 섹스코미디 정도로 생각했다가는 다소 뜨악할 수도 있겠다. 이해영 감독의 <페스티발>은 자신의 전작이었던 <천하장사 마돈나>와 커다란 접점을 지닌,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연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페스티발>에 등장하는 세 커플과 7인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취향이 다른 성적 결핍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관계 소통의 불편을 느낀다. 옴니버스 구조의 캐릭터들이 이루는 야릇한 사연들은 영화를 버라이어티하게 확장하며 내러티브의 진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동시에 대사와 행위를 통한 웃음을 드물지 않게 포진시켜나간다. 하지만 진보적인 가치관으로 표방될 만한 <페스티발>의 메시지가 전체적인 이야기의 얼개 안에서 포용되지 못하는 느낌인 동시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네 갈래의 사연을 갈무리하는 방식에서도 탁월한 합의점을 발견할 수 없다. 웃겨주는 캐릭터가 존재하는 건 맞지만, 웃겨주는 이야기라고 말하기란 어렵다. 축제 분위기는 요란한데, 들뜨는 기분이 멈칫거린다고 할까.
(beyond 민용준 기자)

<페스티발>은 발칙한 소재를 취했지만 적절하게 풀어내지는 못했다. 그나마 다양한 성적 취향을 인정해야 한다는 식의 마무리로 이야기의 중심은 잡지만 그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다. 영화는 너무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변태’라는 단어만으로 연결하는 무리수를 뒀다. 사실 변태라는 개념 자체가 상대적인 것인데, 쉽고 우스꽝스럽게 다뤄버려 소재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애초에 (일반적인 의미의)‘변태’라는 단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성찰을 의도한 영화는 아니었다지만 편향적인 시선은 조롱하는 듯한 웃음만을 만들어냈다. 좀 더 열린 시선으로 진솔하게 다가가야 하지 않았을까? 가치관, 세상, 사람들, 성적취향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선이 그다지 성숙하지 않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엄지원과 백진희의 노출을 예상했다. 하지만 신하균의 뒤태만 실컷 보고 왔다. 그랬다. <페스티발>은 성에 관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그 사람들의 액션을 낱낱이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었다. 그래서 큰 웃음이나 자극적인 장면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엔딩신에서 엄정화의 ‘페스티발’이 흘러나오며 모든 인물의 솔직한 마음이 분출해 나올 때 나 역시 막혀 있던 무언가가 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 결론! 웃음을 가장한 진짜 드라마를 보여주는 이해영 감독의 스타일을 다시 한번.
(아임 무비스트 배은선 작가)

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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