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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을 격파할, 지략의 소유자들이 뭉쳤다?
‘마지막 늑대’와 함께 한, 무비스트 무비파티 2탄! | 2004년 3월 26일 금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파르스름한 조명은 딱 댄스 분위기이나, 차분하게 진행된 무비파티!!
파르스름한 조명은 딱 댄스 분위기이나, 차분하게 진행된 무비파티!!
* 글보다 쌩쌩한 현장 동영상 보기

무비스트에서 마련한 ‘무비파티(Movie Party)’ 2탄이 25일, 오후 8시 무렵부터 서서히 달구어지며 성대하게 열렸다. 후웃~ ‘파티’라면, 참석자들이 화려하고 섹시한 드레스 복장을 한 채, 볼이 빨개지는 칵테일 한 두 잔씩을 홀짝이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지만, ‘무비파티’인만큼 분위기는 건전 방향으로 흘렀다(혹시 무비파티에 대한 재미난 아이템이 있으신 분들은 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해 주세요~).

혹시나 무비스트가 주최하는 파티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살짝 귀띔해 드리자면 우선 매달마다 무비파티의 테마가 주어진다. 그 테마에 맞는 네티즌들의 색색빛깔 사연을 공모한 뒤, 사연을 올린 네티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재미난 영화도 보고 푸짐한 경품도 드리는 것. 이번 3월 무비파티의 테마는 ‘spring fever’였다. “나른한 햇살 아래 밀려오는 춘곤증. 공부도 싫고, 일도 싫다! 내게 딱 3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면~!”이라는 주제 아래, 무비스트는 네티즌들의 상상력 풍부하고, 재치있는 휴가 계획을 공모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사연을 올려주셨고, 무비스트는 그렇게 정성스럽게 사연을 보내준 네티즌들을 어제, 양동근, 황정민 주연의 <마지막 늑대> 시사회에 초대하게 됐다. 물론 시사 전, 사연이 뽑힌 네티즌들에게는 직접 사연을 낭독하고 다양한 경품을 드리는 시간이 진행됐다. 자, 그럼 영예의 1등 사연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3일론 부족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연승일씨. ‘우선 첫날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그 사람들 각자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한번쯤 되새겨봄이 필요할 것 같다. 둘째날은 바다를 보러간다. 보기에는 끝을 알 수 없는 해안선을 바라보면서, 나의 능력도 그러하리라는 믿음을 얻는다. 셋째날은 나른한 봄날에, 좋다는 음식들을 찾아서 가족들과 함께 대화하며 먹는다.’라는 멋진 사연을 주셨다.

당첨된 자신의 사연을 예쁘게 낭독한 오경선씨
당첨된 자신의 사연을 예쁘게 낭독한 오경선씨
그 결과, 연승일씨에게는 롯데월드 연간회원권이라는 탐나는(?) 상품이 주어졌는데,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상품의 향방을 놓고, 진행자가 잠시 고민하는 순간이 벌어지기도 했다(하지만 연승일씨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오셨다는 후문!). 그밖에 ‘3일을 5일로 만들어서…’라는 제목의 사연을 쓴 김윤명씨와 ‘뭘할까?’라는 제목의 사연을 쓴 노정현씨가 쥬얼리 귀걸이 세트와 티셔츠를, ‘봉사활동으로 멋진 휴가를 보낸다~’는 제목의 사연을 올린 오경선씨가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을 타는 등 긴장감넘치는(?)) 경품 발표 시간이 이어졌다(미리 선정된 당첨자들 외에 즉석에서 경품을 추첨하기도 하니, 앞으로도 무비파티에 대한 기대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주시길).

그렇게 열기가 무르익으면서, 약 9시쯤부터 파티의 주메뉴인 <마지막 늑대> 상영이 시작됐다. 각박한 도시에서 목숨을 담보로 숨가쁘게 살아가던 ‘최철권(양동근)’ 형사. 그가 어느날 모든 것이 다 싫어져 훌쩍 강원도 오지로 떠나게 되는 것처럼, 팽팽한 신경줄로 유지되는 우리의 삶도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려버리는 순간이 온다. 혹시 이 따뜻한 봄날에 불행히도 그런 우울감이 찾아왔다면, 모두모두 힘내시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전화위복’을 느끼게 하는 구석이 우리네 인생에 쪼금은, 아주 쪼금은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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