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관람안내!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다 현실을 놓치다
주문진 |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산과 계곡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주문진의 한 팬션. 호기심 많은 지니(황보라)는 오빠 영두(조상기)와 함께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으로 문을 닫게 된 팬션을 운영하고자 그곳을 찾아간다. 지니는 팬션에서 유령의 실체인 고스트(김기범)를 만나게 되고, 그가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보낸 슬픔에 헤어나지 못해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스트의 아픔을 알게 된 지니는 점점 그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고 어느덧 사랑으로 발전한다.

‘아직도 순수한 사랑을 믿는가?’ <주문진>은 오늘날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사랑을 다룬 영화다. 단 한번의 입맞춤으로 사랑을 느끼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지니. 그녀의 모습은 사랑에 있어서 순도 99.9%를 자랑하는 캐릭터다. 고스트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의 곁을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해 추억이 담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보낼 수 없는 편지만을 하염없이 쓰는 모습으로 아름다운 순애보를 보여준다.

자칫 손발이 오그라들고 현실감 없이 진행되는 이들의 사랑은 각자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을 통해 개연성을 갖는다. 지니가 항상 목에 차고 있는 스톱워치는 아버지가 준 마지막 선물로 그에 대한 그리움을 보여준다. 지니는 등대까지 달려서 30초 안에 도착하면 이 세상을 떠난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되뇌며 열심히 달린다. 고스트도 죽은 연인의 물건을 바라보며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는다. 이렇듯 영화는 죽음으로 인해 사랑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주인공들이 점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며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주문진>은 순수한 사랑을 바탕으로 끝까지 지고 지순함을 보여주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랑의 힘은 떨어진다. 그동안의 하명중 감독의 영화가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주제로 했던 것과는 반대로 <주문진>은 동화책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순수한 사랑과 행복을 전하려 했지만, 영화 속 사랑은 좀처럼 현실과 부합하지 못한다. 아무리 죽음이란 아픔이 이들의 러브 스토리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렇다 할 감정의 교류 없이 이어지는 사랑은 점차 흡입력을 잃어간다. 특히 고스트가 퇴마사의 등장으로 단숨에 죽은 연인을 잊고 지니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순수한 사랑을 부각시키려 하다가 현실을 놓쳐버린다. 아무리 영화에서 동화 같은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고 한들 관객과의 공감대가 형성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로묵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공간, 세상의 때 묻지 않은 캐릭터 등은 오로지 영화가 추구하는 사랑을 풍부하게 하는 요소로 쓰이지만 반대로 점차 현실에서 멀어지는 요소로도 쓰인다. 때로는 영화가 현실을 잊게 하는 꿈 같은 2시간을 준다. 그러나 <주문진>은 현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갖게 한다.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순수한 사랑을 믿는다면 이처럼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없다.
-슈주 팬들에게는 설날 세배돈 보다 더 좋은 새해 선물
-마법 같은 순수한 사랑.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다.
-조연들의 감초 연기가 영화에 잘 묻어 나오지 못한다.
11 )
ooyyrr1004
아무리 영화라지만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   
2010-01-22 15:56
gaeddorai
오글거릴것같아요   
2010-01-22 11:19
mooncos
생각보다 괜찮나보네욬ㅋ   
2010-01-22 09:54
1 | 2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