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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악의 쇼 (오락성 2 작품성 1)
신은 죽지 않았다 | 2015년 4월 9일 목요일 | 안석현 기자 이메일

감독: 해롤드 크론크
배우: 셰인 하퍼, 케빈 소보
장르: 판타지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3분
개봉: 4월 16일

시놉시스

대학 신입생 조쉬 휘튼(셰인 하퍼)은 고집스러운 무신론자 철학 교수 제프리 래디슨(케빈 소보)으로부터 수업 시작 전 종이에 ‘신은 죽었다’라고 쓰라는 강요를 받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쉬는 홀로 래디슨 교수의 요구에게 반론을 제기한다.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려 화가 난 래디슨 교수는 세 번의 기회를 줄 테니 강의 말미에 신이 존재함을 증명해 학생들과 자신의 마음을 바꿔보라는 과제를 준다. 조쉬는 자신의 여자 친구를 포함한 주변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지만 도서관과 교회를 드나들며 답을 찾아보려고 애쓴다. 조쉬는 래디슨의 세 번째 강의에서 회심을 일격을 가할 준비를 하는데...

간단평

<신은 죽지 않았다>는 무신론자 철학 교수 래디슨과 신입생 조쉬, 래디슨의 아내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 미나, 조쉬의 모습을 보며 기독교에 서서히 빠져드는 중국인 유학생, 사업가 남자친구를 둔 블로그 기자, 무슬림 아이샤, 백인 목사와 흑인 선교사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영화다. 래디슨의 강의 첫 시간에 ‘신은 죽었다’라는 문장을 쓰지 못한 조쉬는 예수를 증명하겠다고 나선다. 이때부터 <신은 죽지 않았다>는 여러 석학들을 언급하며 조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의 인용은 심각한 비약이다. 니체가 ‘즐거운 학문’에서 처음 쓴 ‘신은 죽었다’는 구절은 수천 년간 서양 문명을 지배해온 형이상학적 가치관에 관한 비판에 가깝고, 노골적으로 언급된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호킹의 말은 한두 줄 성경의 구절로 얼버무려진다. 밑천이 드러날 때쯤이면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C.S. 루이스의 케케묵은 명언이 등장하고, 과학을 들먹이며 진화론을 부정하다가도 빅뱅이 창세기에서도 묘사된다고 일갈한다. 유명인들의 권위와 명성에 기댈 뿐 어디에도 자신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는 <신은 죽지 않았다>는 외부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무섭도록 편협하다. 난데없이 개종한 딸의 뺨을 때리는 무슬림은 사악한 이교도이고, 영어는 잘하지만 20년 가까이 기독교를 접해보지 못한 중국인은 완벽한 개화의 대상이다. 무신론자들은 암에 걸리거나 자동차 사고로 죽으면서 어김없이 벌을 받는데, 지나가던 목사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최후에 수신한 ‘신은 죽지 않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며 시신 앞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자기중심적이고 무례한 태도로 일관하는 <신은 죽지 않았다>는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하나님은 선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인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실패하고,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짜임새는 어설퍼진다.

2015년 4월 9일 목요일 | 글_안석현 기자(무비스트)




-기독교 근본주의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무슬림에게 히잡을 씌우고 반팔 티셔츠를 입힌 감독의 유머.
-미국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싱그러운 촬영.
-자연과학과의 대결은 자신 없었는지 애꿎은 철학만 끌고 왔지만 여전히 할 말은 없다.
-소름끼치는 이분법과 흑백논리, 외부인을 향한 왜곡된 시선.
-학위가 의심되는 철학 교수 래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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