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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불명의 엽기스릴러
크림슨 리버 | 2001년 2월 14일 수요일 | 모니터기자 - 은현정 이메일

각 나라의 영화에는 그 영화만의 특성과 전통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제가 지금 꼭 집어내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모두들 제 말에 동의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크림슨 리버]라는 프랑스 영화는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요? 프랑스 영화하면 언제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약간의 지루함과 예술성은 이 영화에는 들어맞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 남아있는 것은 피빛의 엽기적인 영상들과 스토리 뿐이니까요.

많이들 얘기들 들으셨다시피 이 영화는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영화 [세븐]과 매우 유사합니다. 일단 엽기적인 연쇄살인이 나오고, 악마적이고 신비적인 복선들이 깔리고, 형사 두 명이 나온다는 점에서요. 그리고 또 하나 더 들라면, 영상적인 미학이랄까요?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은 데이빗 핀쳐 감독만큼이나 안정되어 있고 세련된 영상화법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는 [세븐]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른 몇 가지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영화 속의 니먼(장 르노)과 막스(벵상 카셀)은 처음부터 파트너였던 형사가 아니라 두 가지 사건을 통해 하나로 만나고 있다는 점이죠. 전 이렇게 전반부의 스릴감을 고조시키는 장치들은 매우 훌륭합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이 고조된 스릴감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결말 처리는 매우 미숙하고, 의외성을 띄어야 할 범인의 존재라는 것도 참 황당하기 그지 없는 편입니다. 두 번째로는 당연히, 이 영화는 프랑스 배우들과 프랑스 감독이 만들어 낸 프랑스 영화라는 점이겠지요. 그런데 어디서 프랑스 영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말도 불어가 아닌 영어를 쓰는 마당이니 말이죠.

프랑스 영화의 명성(?)과 감독인 마티유 카소비츠의의 역량에 걸맞지 않는 가벼움들로 이 영화는 가득 차 있습니다. 영화는 예술적이면서 지루하기 보다 헐리우드의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를 그대로 답습한 듯이 빠르고 재미있습니다. 이런 요소가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영화 초반부에 막스와 동네 건달들이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지요. 마치 게임 오락을 하는 듯한 주제음악에 걸맞게 빠르게 움직이는 액션에서 전 한 없는 실소를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하고요.

프랑스 영화라고 해서, 다 예술 영화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리하게 할리우드를 따라가려고만 했다는 사실은 뭔가 씁쓸함을 남깁니다. 지금 우리나라 영화들도 무리하게 블록버스터들만을 만들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이러다가 모든 영화들이 할리우드 장르 영화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요? 하필 이 영화는 왜 그저 그런 국적불명의 엽기스릴러로만 남아야 했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영화들의 요즘 모습이 대입되어서 그런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3 )
ejin4rang
국적불명   
2008-10-17 08:48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4:35
ldk209
국적 불명.. 이제는 별 의미 없는 듯...   
2007-01-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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