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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추석, 어떤 영화를 볼까?
추석 개봉 영화 | 2010년 9월 16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총 11편의 영화가 추석에 개봉한다. 작년 추석에 관객을 만났던 영화는 <내 사랑 내 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호우시절> 등 한국영화 4편, <써로게이트> 등 할리우드 영화 2편, 독립영화 및 다큐멘터리 3편 그리고 3D 입체영화 1편까지 모두 10편이었다. 작년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한국영화의 접전이 예상된다. <그랑프리> <무적자> <시라노 ; 연애조작단> <퀴즈왕> <해결사>는 각기 다른 장르를 내세우며 관객몰이를 준비 중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모두 3D 입체영화로 개봉한다.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는 전쟁 3D> <슈퍼 배드> <캣츠 앤 독스 2>는 <아바타>로부터 시작된 3D 열풍을 이어나갈 채비를 마친 상태다. 또한 영화 마니아층을 공략할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인 <계몽영화> <엉클 분미> <옥희의 영화>도 개봉한다. 상업영화들과 흥행 대결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추석과 같은 대목에도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각 섹션의 영화 소개는 가나다 순서임)

한국 영화, 우리가 책임진다

<그랑프리> 감독: 양윤호 / 출연: 김태희, 양동근

제주도에서 김태희가 말을 탄다? 설마 새로운 <애마부인> 시리즈를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그랑프리>는 낙마사고를 당한 여기수가 부활을 꿈꾸며 다시 경주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라마 <아이리스>로 다시금 연출력을 인정받은 양윤호 감독은 김태희 주연의 <그랑프리>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랑프리>는 기수와 경주마의 우정을 그린 <각설탕>과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멜로가 강화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갑작스런 이준기의 군입대로 바통을 이어받은 양동근이 김태희와 러브라인을 형성한다.(참 여배우 복도 많다.) 물론 키스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관객들이 기대하는 부분은 김태희가 영화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아닐까? 일단 그녀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남성관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장·단점
김태희로 시작해 김태희로 끝나는 영화. 구리구리 양동근도 오랜만.
아직도 영화에서 이렇다 할 흥행을 하지 못한 김태희, 이번에도 역시 모르겠삼.

추석 때 누구랑 볼까?
김태희만 보면 침을 꼴딱 삼키는 사촌형, 삼촌, 이모부, 고모부, 아버지, 외할아버지, 할아버지 등 동네 모든 남자들.
경마장이 멀어 스크린 경마에만 올인했던 경마 마니아들.

<무적자> 감독: 송해성 / 출연: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무적자>는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이 멋진 네 남자를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영화다. 성냥개비 입에 물고 멋있게 총질하던 주윤발 형님의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역도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송해성 감독이 연출을 맡은 <무적자>는 원작과 다른 제목처럼 홍콩에서 부산으로 배경을 옮기고, 탈북이란 소재를 새롭게 삽입했다. 영화가 개봉하면 남성관객이 주를 이루겠지만 네 남자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할 여성관객들도 많을 거라 예상된다. 그러나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영화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은 <무적자>의 가장 큰 약점이다. 영화의 흥행은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장·단점
훈남 종합선물세트! 그 ‘네’ 놈은 멋있었다.
<영웅본색>의 리메이크. 아무리 잘 해봐야 본전?

추석 때 누구랑 볼까?
왕년에 주윤발 좀 따라해봤던 아버지와 형님들, 또 훈남들에게 가슴 설레 하는 어머니와 언니들.

<시라노 ; 연애조작단> 감독: 김현석 / 출연: 엄태웅,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

오로지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한 우물을 판 김현석 감독의 신작 <시라노 ; 연애조작단>도 개봉한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연애 대행회사 ‘시라노 에이전시’를 주축으로 연애지수 빵점인 의뢰인과 그가 찍은 타깃녀의 좌충우돌 연애 성공기를 다룬 영화다. 왠지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엄태웅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최다니엘이 찌질한 남자 캐릭터를 맡았다. 여기에 이민정, 박신혜가 이 남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밖에도 박철민, 송새벽, 류현경이 조연으로 출연해 코믹함을 더할 예정. 과연 영화가 추석 시즌에 커플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장·단점
김현석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이걸로도 충분하지.
솔로들은 무조건 PASS~!

추석 때 누구랑 볼까?
쓰라린 사랑의 아픔을 갖고 있는 모든 총각 처녀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퀴즈왕> 감독: 장진 / 출연: 김수로, 한재석, 류승룡, 장영남

<퀴즈왕>은 추석 개봉작 중 유일한 코미디 영화다. 우연히 4중 연쇄 추돌 사고로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누적상금 133억의 퀴즈쇼 프로그램의 마지막 문제 정답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저마다 인생역전을 꿈꾸며 퀴즈쇼에 참가한다. <퀴즈왕>은 자신만의 코미디 스타일을 구축한 장진이 연출을 맡았다. 그동안 장진 영화에 주·조연으로 꾸준히 출연한 류승룡, 장영남, 류덕환, 정재영 등 장진 사단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 그외에도 김수로, 한재석 등 처음으로 장진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나온다. 다양한 배우들의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바로 <퀴즈왕>의 장점. 하지만 장진식 코미디 영화를 싫어하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단점
역시 추석에는 배꼽 잡는 코미디가 최고!?
많은 배우들이 나오는 건 좋지만 좀 산만하려나?

추석 때 누구랑 볼까?
명절날 함께 모인 가족들.(명절에 화투만 칠 수 있나.)
외로운 연휴에 코미디 수혈이 필요한 사람들.

<해결사> 감독: 권혁재 / 출연: 설경구, 이정진, 오달수, 송새벽, 이성민

왕년에 잘나가던 강력계 형사지만 지금은 흥신소에서 일하는 주인공 태식(설경구). 우연한 사건으로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해결사>는 롤러코스터의 쾌감이 느껴지는 액션 영화다. 류승완 감독이 제작을 맡고 정두홍 감독이 액션을 담당한 영화는 명절이면 어김없이 TV에서 볼 수 있었던 성룡의 영화처럼 신나는 액션을 보여준다. 액션의 쾌감을 만끽하려는 남성 관객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을 작품이다. 빨간 점퍼 입고 액션으로 무장한 설경구의 변신, 악역에 도전한 이정진의 새로움, 그리고 오달수, 송새벽, 이성민의 코믹 연기는 영화의 기대감을 충분히 끌어올린다.

장·단점
설경구를 필두로 앞으로 돌진하는 액션의 속도감,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
근데 설경구가 액션에 잘 어울리는 배우였던가? 입에 욕 달고 건들 거리던 강철중이 딱인데.

추석 때 누구랑 볼까?
액션영화라면 송편 빚다가도 뛰쳐나올 삼촌들.
‘비덩’ 이정진에 푹 빠진 고모, 이모들.


추석 때도 3D 입체영화는 계속된다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은 전쟁 3D> 감독: 폴 W.S. 앤더슨 / 출연: 밀라 요보비치, 웬트워스 밀러, 알리 라터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이하 ‘<레지던트 이블 4>’)는 추석에 관객을 만날 할리우드 액션 영화다. <레지던트 이블 4>는 또 한번 앨리스와 T-바이러스를 퍼트린 엄브렐러 코퍼레이션의 대결을 그린다. 전작과 다른 점은 3D 입체영화라는 사실. 처음부터 3D 입체영화로 기획했던 <레지던트 이블 4>는 언론시사 때 다수의 기자들로부터 입체감의 효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은 1편의 연출을 맡은 폴 W.S. 앤더슨이 맡았다. 남다른 여전사 포스를 보여주는 밀라 요보비치의 호쾌한 액션과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시리즈에 출연했던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의 반가운 얼굴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단점
앨리스의 액션을 3D 입체영화로 볼 수 있다!
시리즈를 더해 갈수록 재미가 떨어진다는 건 어쩔 것인가.

추석 때 누구랑 볼까?
게임 <바이오 하자드>에 푹 빠진 적이 있는 조카들.(단 성인이 된 조카들만)
3D 입체영화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가족들.

<슈퍼 배드> 감독: 피에르 코팽, 크리스 레노드 / 목소리 출연: 스티브 카렐, 제이슨 시겔, 태연, 서현

올 상반기 미국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은 3D 입체 애니메이션이 <드래곤 길들이기>이었다면, 하반기는 <슈퍼 배드>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슈퍼 악당이 세 자매를 양녀로 삼으면서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악당과 세 자매가 벌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귀여운 캐릭터 미니언의 등장, 그리고 미국식 코미디가 잘 혼합된 이 작품은 7주 동안 미국박스오피스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액션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3D 입체감도 한 몫을 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흥행을 할까? 영화의 더빙버전에는 소녀시대 태연과 서현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으니 일단 소시팬들을 확보한 상태!

장·단점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소녀시대 태연과 서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뭐 아이들은 좋아하겠지만 어른들은 모르겠네.

추석 때 누구랑 볼까?
벌써부터 조카들이 이 영화 보자고 떼쓰고 난리났다.
소녀시대 팬을 자처하는 조카들과 삼촌들. 뭐하시나 출발 안 하시고?

<캣츠 앤 독스 2> 감독: 브레드 페이튼 / 목소리 출연: 베트 미들러, 제임스 마스던, 닉 놀테

마지막 3D 입체영화는 <슈퍼 배드>와 더불어 아이들과 손잡고 온 가족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 <캣츠 앤 독스 2>다. 지난 2001년 개봉한 <캣츠 앤 독스>에 이어 9년 만에 나온 속편 <캣츠 앤 독스 2>는 평소 앙숙이었던 개와 고양이가 합심해 위험에 처한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이다. <미션 임파서블> <007> 시리즈 등 할리우드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과 동물들의 명연기는 영화의 재미다. 더불어 3D 입체감은 또 다른 볼거리다. <캣츠 앤 독스 2>는 2D로 찍은 영상을 3D 컨버팅 작업을 통해 입체감을 구현한 영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처음부터 3D 입체영화로 기획한 영화보다 입체감이 떨어지는 단점을 지닌다.

장·단점
어쩜 저렇게 동물들이 연기를 잘할까?
이 영화가 3D 입체영화의 전형은 아니니 오해하기 없기.

추석 때 누구랑 볼까?
TV에서 방영하는 동물 프로그램 애청자 어르신들.
지나가는 개나 고양이만 봐도 “귀여워”라며 폴짝 폴짝 뛰는 언니들.

추석은 추석일 뿐. 영화 마니아들 오세요!

<계몽영화> 감독: 박동훈 / 출연: 정승길, 김지인, 오우정, 이상현

<계몽영화>라는 제목만 들어서는 도대체 어떤 영화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영화는 80년 동안 펼쳐진 한 집안의 일대기를 그린다. 또한 각각의 시대를 살아온 세 명의 인물들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한다. <계몽영화>는 박동훈 감독의 단편인 <전쟁영화>에 이은 작품이다. 극중 3대에 걸치면서 드러나는 죄의식과 폭력은 얼룩진 한국의 뒷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물론 영화가 추석에 개봉하기엔 관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인이 부족한건 사실. 영화는 일반 대중들이 알만한 배우들이 나오는 것도, 볼 수 있는 상영관이 많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올 추석 일반 장르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독립영화만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가 딱이다.

장·단점
추석에 독립영화 한 편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
상영관도 별로 없고, 서울에 몰려 있어 지방에선 보기 힘들다.

추석 때 누구랑 볼까?
추석이나 연휴와 상관없이 독립영화를 즐기는 친구.
혼자 보는 것도 괜찮아!

<엉클 분미> 감독: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 출연: 삭다 카에부아디, 젠지라 퐁파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엉클 분미>가 관객을 만난다. <엉클 분미>는 불치병에 걸려 죽을 날만 기다리는 한 남자가 죽은 아내의 영혼, 원숭이 귀신이 되어 돌아온 아들과 함께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8월 ‘CinDi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던 <엉클 분미>는 예술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더불어 평단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다. 이번 개봉은 각종 영화제에서 아피차퐁 감독의 영화를 봤던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그러나 그의 영화를 한번이라도 접하지 않았던 관객들이라면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장·단점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으로 작품성 인정받은 영화.
자신도 모르게 눈이 감길 수 도 있다.

추석 때 누구랑 볼까?
<계몽영화> 같이 봤던 그 친구.

<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 주연: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

홍상수 감독이 올해 <하하하>에 이어 또 한편의 영화를 내놨다. 그의 신작인 <옥희의 영화>는 네 개의 단편이 합쳐진 옴니버스 영화다. 주연배우는 오로지 세 명. 이들은 각각의 단편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연기한다. 그동안 자신의 영화에서 지식인들의 허세와 위선적인 태도를 그렸던 감독은 네 개의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특이한 것은 이 네 편의 단편이 모이면 하나의 영화가 된다는 사실. 각각 다른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한 편의 이야기를 네 가지로 나눠놨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래서 같은 배우가 다른 캐릭터도 맡아서 연기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하하하>에 이어 <옥희의 영화>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장·단점
홍상수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다.
영화를 보면 재미는 있지만 뭔가 씁쓸한 이 기분. 좋지 않아!

추석 때 누구랑 볼까?
<계몽영화> 보고 <엉클 분미>도 같이 봤던 바로 그 친구.
가족들과 함께 봐도 좋지만, 괜히 어색할껄요?

2010년 9월 16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9 )
kooshu
감사해요~~~   
2010-09-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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