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궁금한 배우, 그게 나였으면! <비정규직 특수요원> 한채아
2017년 3월 17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드라마에서는 ‘절세미인’(<장사의 신>)으로, ‘여첩보원’(<각시탈>)으로 열심히 활약했지만 영화는 이제 시작이다. 스스로도 신인과 다름없다고 말하는 한채아지만 보기 드문 여성버디물에서 다혈질 여형사 ‘나정안’으로 분해 영화의 한 축을 성공적으로 담당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묻자 그녀는 관객이나 시청자가 그 사람의 연기가 궁금하고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한다. 극본이든 배역이든 아직은 선택을 하는 입장이 아닌, 선택을 받는 입장이라는 그녀. 연기가 궁금한 배우가 되기 위해 선택 당할 준비가 돼있다.

소속사와 상의없이 열애를 인정했는데 윤종신 대표 반응은.
그 동안 내가 고민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특별한 반응은 없으셨다. 단지 그렇게 힘들었냐 물으시더라.

홀가분하겠다.
홀가분하기도 한데 한편으론 무겁기도 하다.

만남을 공개한 건 그만큼 무게를 두고 있는 건가.
특별히 무게를 둔다기보다는 성격상 숨기는 게 너무 안 맞았다.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않는 상황에서 편하게 살았는데 최근에 관심을 많이 받게 되면서 인정할 기회를 놓친 거다.. 아직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았는데 완성본을 처음 보니 어떤가.
전체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강예원이 대단하다 느꼈다. 현장에서 함께 촬영하면서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완성본을 보니 또 다르더라. 그 당시 왜 그렇게 연기를 했는지 더 잘 이해가 됐다.

영화에서 이것만큼은 잘 했다 하는 지점이 있다면.
우리 영화가 코미디니까 재미있는 걸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코믹인 건 맞는데 억지로 웃기려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쥐어짜는 웃음이 아니라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좋은 거 같다.

아쉬운 점은.
(웃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기에 특별히 아쉬운 점은 없다. 단지 촬영할 때 한 쪽 면만 보여주는 것에 대해 감독님께서 답답해 하셨는데 영화로 보니 과연 그 우려가 이해가 되더라. 지하철 액션 신의 경우 시원시원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제작 여건상 한계가 있어 그렇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영화에서 액션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전에 형사 역할을 한적이 있고, 드라마 <각시탈> 에서도 액션 연기는 있었다. 킥복싱을 배웠기도해서 나름 자신 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 캐릭터 안에 액션을 녹여내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해서 무술감독과 많이 상의했다. 다른 스탭들은 잘 나왔다고 하긴 하는데 어딘가 아쉽다.(웃음) 또, 현실감 있는 액션이라, 그다지 멋스럽진 않은 거 같다.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모두 직접 한 건가.
대역이 있긴 했으나 최대한 직접 했다. 액션을 좀 쉽게 가더라도 직접 하는 게 더 느낌이 살겠더라. 큰 부상은 없어도 소소한 부상은 많았다.

이번 역을 위해 참고한 모델이 있다면.
예전에는 롤모델을 찾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누군가를 목표로 한다는 게 점점 불편해지더라. 내 안에 있는 모습을 극대화해 끄집어 내는 데 집중했다.

액션 배역이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그러게, 나 되게 여리여리한데 말이다.(웃음) 내가 좀 강인해 보이나 보다. 그래서 액션이 잘 들어오나? 언젠간 와이어 액션도 한번 해보고 싶다. 감독님한테 전에 액션 해봤다고 했더니 놀라더라. 맞다! 감독님은 내가 <진짜 사나이> 에서 훈련 받는 거 보고 잘 할거 같았다고 하시더라.

몸 쓰는 걸 좋아하나 보다.
맞다. 그렇게 까지 안 굴러도 되는데 일부러 더 구르곤 한다. 몸 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잘하는 건 없지만 한 번씩은 다 배웠다. 요가, 필라테스, 수영, 골프, 킥복싱 등 두루두루 말이다. 물론 자격증을 딸 정도로 전문적이진 않다. 그게 내 운동법인 거 같다. 나이를 먹으면서 몸 관리를 위해선 운동을 해야 되는데 하기 싫으니까 이것 저것 배우는 거다. 하나만 하면 질리니까, 종목을 다양화 한다고 할까.


극 중 나정안(한채아 분)은 불 같은 성격인데 실제는 어떤가.
털털한 편이다. 내가 그런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일부러 더 극대화하려 했다. 말을 할 때도 편하고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내 식으로 바꾼 대사도 많다.

영화 속에서 욕을 많이 하는데.
자연스러웠나.(웃음) 솔직히 욕을 좀 빼자고 감독님한테 얘기했었다. 외국어 같은 경우는 내가 잘 못해도 넘어갈 수 있는데, 욕은 그렇지 않다. 잘 못하면 정말 어설픈 연기가 되기 때문에 자신 없다고 피력했는데 감독님께서 욕이 있음으로 캐릭터가 살아날 거라고, 도와주겠다 하셔서 그냥 갔다. 처음 시나리오에는 정말 욕이 많았다. 게다가 비현실적인 것들도 있어서 이건 아니다 싶어, 일상적인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주 쓰는 몇 개의 욕만 골라서 집중 연습했다. 주위 남자 스탭들에게 자주 물어보곤 했다.

평소 욕을 자주 사용 안 하는 거 같다!
나이 들면서 욕 하는 모습이 안 예뻐 보이더라. 그게 남자든 여자든 말이다 그래서 내 주위 사람들도 내가 싫어하니까 잘 안 사용한다.
후배 형사와 로맨스가 있을 법도 한데, 편집된 건가.
사실 부각시킬까 생각도 했는데 그럼 스토리가 너무 많아지고 영실과의 관계가 이상해지겠더라.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자 후배가 좋아하는 거 같은 느낌만 들도록 한 거다. 딱히 일부러 편집한 건 아니다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흥행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선뜻 출연을 결정했나.
처음 시나리오 받고는 여자 중심 영화라서 흥행이 힘들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사실 흥행 자체에 대해 별로 생각이 없었다. 나는 영화에 있어선 거의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좋고,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까를 걱정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점점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 왜냐면 스탭 모두 한 마음으로 열심히 했고 우리 영화가 잘 돼야 앞으로 더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만들어 질 수 있지 않겠나.

투톱이다보니 상대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대역이 강예원인걸 알고 출연했나.
당연하다. 우리 영화는 장영실 캐릭터가 너무 중요하지 않나! 시나리오 읽으면서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상대역이 언니라서 바로 하겠다고 결정했다. 그 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강예원의 장영실, 그림이 그려졌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특별하고 드라마틱하게 캐릭터를 구현하더라.

강예원과 호흡은 어땠나.
언니(강예원)와 나는 성향이 비슷하다. 둘 다 솔직한 거를 좋아하고 겉치레를 잘 못한다. 난 친하지만 사생활까지 다 얘기하며 깊이 들어오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언니도 그렇더라. 일정선을 넘어오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언니가 극을 끌고 나가야 하는 역할이다. 상대역인 나의 연기에 신경이 많이 쓰일 수 있는데 내가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줬다. 언니 마음에 안 들더라도 지적이나 조언을 안하고 그냥 내가 하는 걸 지켜봐 주더라. 영화라는 작업이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신이 있다면.
카체이싱 신이다. 실제 운전하는 건 아니지만 이게 정말 호흡이 필요한 장면이다. 왼쪽으로 쏠렸다고 오른쪽 쏠렸다가 계속 반복되는데 이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반복해서 하다보니 정말 호흡이 딸리더라. 과호흡이 생기고 어지러운 거다. 나중에는 카메라가 한 사람만 촬영할 때도 옆에서 서로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재미있는 촬영이었다.

상대역인 장영실(강예원 분)을 연기했다면.
정말 해보고 싶은 역이다. 그런데 코믹하고 어리숙해 보이는 그런 역이 잘 안 들어온다.

절세미녀라서?(웃음)
그 얘기 좀 안 하면 안되나.(웃음)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에서 맡은 ‘조소사’ 역이 절세 미녀 캐릭터였다. 그 당시엔 화장이나 차림새도 더 신경 쓰게 되더라. 나쁜 수식어가 아니라 좋았고, 감사하긴 하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절세미녀라고 불리겠나.
양실장(김민교 분)과의 신들이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다. 김민교와의 호흡은.
예전에 드라마 <당신만이 내 사랑>(2014)에 같이 출연한 적이 있어서 민교 오빠랑은 아주 편했다. 당시에 슬픈 장면임에도 너무 웃겼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너무 도움을 많이 줬다. 극 중에서 양실장을 꼬시려고 하는 장면 있지 않나. 그 장면은 100% 민교 오빠의 애드립이라고 보면 된다. 좀 재미있게 살려보자 하더니, 벽을 짚고 춤을 추는 거다. 그걸 보고 촬영장에서 빵 터졌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살리게 된 거다.

베드신은 원래 없었나.
양실장의 상상으로 있었는데 편집됐더라. 그 장면 촬영 현장도 재미있었다.

목표로 하는 관객수 혹은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했으면 싶나.
여자 배우가 남자 배우에 비해 역할이 한정돼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나도 작업하다보니 느껴지더라. 처음에는 막연히 이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촬영이 끝날 무렵에는 우리 영화가 잘 돼서 여러 가지 소재로 여자들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나 기반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얼마 전 언니(강예원)와 라디오에 출연하면서 300만이란 소릴 들었는데 그건 정말 꿈의 숫자 아닌가! 그때 공약을 명동에서 흑조옷을 입고 춤을 춘다고 했는데 실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웃음)

소재가 보이스피싱인데 관련된 경험이 있나.
내가 당할 뻔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내 전 재산이 400만원 정도였는데 버튼 하나만 눌렀으면 송금이 될 뻔했다. 송금 버튼 누르려던 찰나 초기 화면으로 넘어가서 다시 해야 했는데 그쪽 반응이 너무 불친절한 거다. 그래서 송금을 안 하고 그렇게 피싱을 피한 경험이 있다. 영화 속 보이스피싱 모습은 실제 사례를 근거로 했다고 들었다. 대면 피싱도 진짜 이뤄진다고 하더라.

배우를 안 했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 혹시 배우일을 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는지.
늦게 데뷔한 편이다. 데뷔 전에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등 힘든 과정이 있었다. 연예인보다 연기가 하고 싶었다. 하고 싶었던 걸 하고 있기에 후회는 없고 단지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10년 조금 넘게 연기를 했는데 문득 드는 생각이 ‘내 연기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다.
내가 시청자나 관객의 입장에서 연기가 궁금한 배우가 있다. 그 배우는 저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 배우 연기하는 게 보고 싶은데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 말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한채아’의 연기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는 거 같다. 연기가 보고 싶고, 그가 연기하는 모습이 궁금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상대역으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음, 전도연 선배님이다. 현장에서 어떻게 연기하는지 또 연기한 걸 어떤 방식으로 모니터 하는지 등 하나하나 다 궁금하다. 남자 배우는 이병헌 선배님과 유해진 선배님이다. 특히 유해진 선배님과는 코믹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병헌 선배님은 모든 장르에 다 어울려서 같이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울 거 같다.

본격적이 상업영화는 처음이다.
항상 하고 싶었는데 기회나 상황이 안 맞아 못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캐릭터에 목마르다. 물론 내가 선택하는 입장이 아니고 선택 당하는 입장이지만 하고 싶은 역은 정말 많다.

다음 작품은.
대본을 보고 있는 상태고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예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또 출연 계획이 있나.
예능 출연이 한편으론 두렵다. 어디까지가 내 모습인지, 얼마만큼 날 보여줘야 하는지 판단이 안 설 때도 있다. <진짜 사나이> 출연 후 까다로울 거 같은데 텉털하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이후 예능섭외가 많았는데 구체적으로 계획 중인 건 없다. 생각해보면 <진짜 사나이>는 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내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려준 아주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영화 타이틀처럼 극 중에 비정규직의 애환이 녹아있다. 관객들 특히 취업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그들에게 조언할만한 위치인가 싶지만.(웃음) 음… 고민거리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친구 혹은 누군가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될 수 있다. 우리 영화를 보고 비정규으로 힘든 분들은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위로 받고 잠깐이나마 공감을 나눴으면 한다.

최근 기쁜 일이나 인상적인 일은.
언론시사회 하기 전에 느낀 감정이 신선한다. 드라마 첫 방송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더라. 다른 배우들은 이미 겪었을 벅찬 기대감이나 설렘을 이제 느끼는 구나 싶었다.

2017년 3월 17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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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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