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보호받던 소녀, 친구 찾아 용기 냈다 <동네사람들> 김새론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김새론’ 하면 자동 연상되는 작품은 아마도 <아저씨>(2010)일 것이다. 칩거하던 아저씨를 세상에 끌어냈던 이웃집 꼬마 ‘소미’로 각인된 김새론이지만, 이후 <이웃사람>(2012), <만신>(2013), <도희야>(2014) 그리고 <눈길>(2015)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강하고 센 캐릭터를 맡아 어린 나이답지 않은 연기를 선보여 왔다. 19세 성인의 문턱에서 선 김새론의 이번 선택은 자신과 같은 나이인 19세 여고생이다. <동네사람들>에서 사라진 친구의 행방을 유일하게 쫓는 여고생 ‘유진’으로 분해 비겁한 어른들과 불의에 맞서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만의 싸움을 계속한다. 그렇게 아저씨 보호받던 소녀는 이제 친구 찾아 용기 내게 됐다. 우정을 중시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직진하는 점이 ‘유진’과 얼추 닮았다는, 김새론을 만났다.

내년이면 스무 살 성인이다. 대학 입학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은. (웃음)
수시 접수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다들 대학 생활에 로망이 있을 거다. 나도 늘 궁금하다. 성인이 되면 <아저씨>(2010)를 비롯해 그간 내가 출연했음에도 볼 수 없었던 영화를 보려고 한다.

<동네사람들>에서 사라진 친구를 홀로 찾는 여고생 ‘유진’(김새론)을 맡았다. 10대의 마지막 작품이라 의미가 클 것 같다.
맞다. 게다가 극 중 ‘유진’(김새론) 역시 나와 같은 나이인 19세이고 실제 성격 등 교집합이 많다. 지금의 내 모습을 담고 싶은 역할을 하고 싶었던 차에 10대의 나를 보내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유진’과 어떤 면이 얼마나 비슷한가. (웃음)
음, 한 88% 정도? ‘유진’은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어도 밝고 당찬 면이 있다. 또 극 중 ‘유진’처럼 나도 확신이 들면 행동으로 옮기고 직진하는 편이고 우정을 중시하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나이가 같으니 ‘유진’의 감정에 공감됐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유진’처럼 밤길을 혼자 못 다닌다. 무섭다. 꼭 가야 할 일이 생기면 크게 마음먹고 막 뛰어간다. (웃음)

연기 만족도는.
어떤 작품이든 내 연기에 만족하는 게 쉽지 않다. 표현 못 한 부분이 많이 보이다 보니 아쉬움이 크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며 전반적으로 보려고 하지만 항상 내 연기부터 눈에 들어오더라. 두세 번 봐야 영화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마동석 배우와는 <이웃사람>(2012)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라 편했을 것 같다.
사석에서 삼촌이라 부른다. 예전에 함께할 때 재미있었는데 짧게 호흡해서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연기를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 삼촌이 이왕 두 번 같이한 거 세 번을 채우자고 하시더라. 그러고 싶다.

세 번째 만난다면 어떤 장르가 좋을까. (웃음)
<이웃사람>과 <동네사람들> 모두 스릴러고 좀 무서우니 다음번엔 코미디 등 다소 편하고 풀어진 작품이 좋지 않을까.

체육 선생님(마동석)과 여고생(김새론) 간에 티격태격? 하는 등 두 인물의 케미가 잘 맞더라.
다행이다. 선배님의 적재적소 애드립과 장점인 개그 코드가 이번에도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초반 지루해지지 않게 분위기를 잘 살렸다.

극 중 ‘유진’은 주위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납치를 당하는 등 안전에 위협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고 용감하다. 한편으론 지나치게 한결같다는 느낌이다.
‘유진’(김새론)에게 사라진 친구 ‘수연’은 단순히 친한 친구 이상인 존재로 의지할 곳이 서로밖에 없는 사이다. 또 친구를 찾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에 한결같이 용감하게 자기 의지를 관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촬영하면서는 ‘유진’의 감정이 나름 잘 쌓아졌다고 생각했는데, 편집된 부분도 있고 후반 작업을 거치며 흐름이 끊긴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보여 아쉬웠다.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과의 갈등, 친구와의 우정 등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 보니 각 부분의 설명이 다소 부족해진 것 같다. 연기로 좀 더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는다면.
창고에서 선생님과 얘기하는 장면이 있다. ‘유진’(김새론)이 ‘나도 다 컸다, 나이만 들면 된다’고 선생님께 말한다. 감독님과 정말 많이 얘기하고 고민하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 끝에 나온 대사다. 이제 어른이고 알 건 다 안다는 의미를 좀 다르게 표현해 보려 했고, 의도대로 잘 된 것 같다.

나 역시 인상적인 대사였다! 대사를 직접 썼다고 했는데, 영화 OST의 작사에도 참여했다.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한다. 거창한 건 아니고 뭔가를 계속 끄적이고 있는데, 그런 얘길 감독님께 한 적이 있다. 그걸 기억하시고 내 나이의 감성을 담을 수 있는 글을 써서 가사로 했으면 좋겠다고 써보라고 하셨다.

가사 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부분을 꼽는다면.
잠깐만 잘 기억이 안 나서, 잠시 검색 좀 해보겠다. (웃음) 정확한 구절보다 당시 심정을 말하자면 어른이 되고 꿈을 이뤄야 한다는 게 뭔가 막막하고 아득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고 말이다. 친구들과 얘기해봐도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홈스쿨링 후 검정고시를 친 거로 알고 있다.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지.
어릴 때부터 친했던 동네 친구들을 거의 매일 만난다. 같이 밥 먹고 밤 산책하고 있다. 친구들이 입시 준비로 학원이나 도서관을 다니고 있지만, 밥은 먹어야 하니 말이다. (웃음)

<아저씨>(2010)를 비롯해 이후 <만신>(2013), <도희야>(2014) 그리고 <눈길>(2015)까지 그간 필모가 범상치 않다.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당시 제안받은 작품 중 시나리오를 읽고 가장 끌리고 하고 싶었던 작품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내 안에 그런 마이너한 감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정 장르를 고집하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가 세고 강렬했기에 일상 연기, 즉 힘 뺀 연기를 하는 게 앞으로 하나의 숙제이지 않을까 한다.

작품 선택과 캐릭터 분석 시 어디서 조언을 받거나 참고를 구하는지.
캐릭터 분석의 경우, 그간 함께 작품 했던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곤 한다. 작품 선택할 때는 보통 부모님과 회사에 의견을 묻는다. 특히 친구들과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면서 아이디어를 받고 구축할 때도 많다. 또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사건이나 주변에 묻기 어려운 경우는 주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편이다.

데뷔 후 지금까지 ‘연기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했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보다 과분한 수식어를 붙여 주셔서 감사하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라는 애정 어린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실망시키지 않고자 열심히 더 열심히 하려 한다.

‘김새론’ 하면 아직도, 여전히 <아저씨>의 옆집 소녀 ‘소미’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미지 고착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이미지 고착 혹은 꼬리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담된다 거나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본적 또한 없다. 단지, <아저씨>의 내 모습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또 사랑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사실 <아저씨>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을 애정하고 열심히 찍었었다.(웃음)

20대의 첫 작품으로 멜로는 어떨까. (웃음)
다양한 장르와 역할을 하고 싶은데, 그중 액션과 로코를 먼저 해보고 싶다. 스무 살 때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로코물을 한다면 풋풋하고 좋을 것 같다.

아역 출신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과정은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듣지만, 성인이 되는 것에 부담을 갖거나 특별히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성인이 된다고 해서 크게 이미지 변신을 꾀하거나 역할을 변화해야겠다고 생각 안 한다.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역할 안에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음, 깊이 있는 배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를 들면.
내가 생각하는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라는 건 슬픈 장면에서 슬픔을 웃는 장면에서 웃음을 관객에게 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에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의미인지 알겠다. 그렇다면 최근 마음을 움직인 작품이 있다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다. 영화가 끝나고 한참 생각한, 여운이 남았던 작품이다. 가족들이 주고받는 사소한 대사에서 마음이 울컥울컥했다. 피가 섞인 가족이 아님에도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바닷가에 가족이 놀러 간 장면에서 할머니가 중얼중얼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애드립이었다고 하더라. 그 사연을 듣고 또, ‘아!’하고 감탄했었다.

<눈길>에서 함께 연기했던 김향기 배우 역시 <영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평소 친분은 어떤가.
그렇지 않아도 <영주>를 보러 가려 한다. <눈길> 당시 서로 아주 의지하면서 촬영했었고, 평소 매우 친하다. 향기는 좋아하는 배우이자 친구다.

<동네사람들>이 어떤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나.
개인적으론 ‘김새론’의 10대 마지막 영화로 기억되면 좋겠고, 영화로 보자면 액션 스릴러로 장르적 재미도 있지만, 소통과 관심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니 영화를 보고 주변을 한번 돌아볼 계기가 됐으면 한다.

향후 활동 계획은.
이야기 중인 드라마가 있는데 확정되진 않았다. 얼마전에 예능 ‘도시어부’와 ‘아는 형님’을 촬영했다. 조만간 방영될 거다.

마지막 질문! 최근 행복한 순간이나 당신을 웃게 하는 게 있다면.
음, ‘아는 형님’을 녹화 하기 전의 일이다. ‘아는 형님’의 코너 중 재미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부분이 있더라. 무슨 얘길할지 고민하다 친구들과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간 재미있었던 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면서 그 시간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다.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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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홍보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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