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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르와르의 백미 파이어스톰
novio21 2014-07-17 오전 12:03:10 1049   [0]

 


  뻔하다면 뻔하겠다. 르와르의 결말이란 것이 현실을 반영해야 하다 보니 희망적이거나 해피엔딩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행복한 결론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다반사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르와르라면 결코 행복한 결론이 나올 리가 없다. 그래서 결론이 뻔하다. 하지만 그런 뻔한 결론으로 가는 과정을 통해 르와르는 감동을 주고, 공감을 이끌며, 대중의 관심을 끌며, 지금의 우리 삶이 어떤 상태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런 특색에 더해 홍콩 르와르는 경찰들의 몸부림이 더해진다. 그런 특성을 제대로 보여준 영화가 바로 유덕화 주연의 ‘파이어 스톰’이다.
  영화 속 경찰은 서글프다. 한국 경찰이든 미국 경찰이든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을 것이다. 영화 속 대사 중 경찰들이 불법도박에 빠지거나 이혼한 상황이란 대목은 수긍도 하면서도 마음을 편치 않게 만든다.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불운하다는 것은 곧 사회적 보호막의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위기인 상황을 바꿔줄 대안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위기에 빠진 경찰을 위로해줄 사람들도 없고, 그들은 자신의 혹독한 업무 앞에 무너지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충직한 경찰, '루이 (유덕화)'의 모습을 위태롭게 보여준다. 홍콩 영화의 특색이라면 화려한 액션과 뛰어난 무술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홍콩 영화는 거기에 멈추지 않았고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려 노력했다. 그런 덕택에 뛰어난 르와르 영화가 나왔으며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파이어스톰’이란 영화엔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총격장면과 액션으로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고 또한 그런 것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으로 시간을 때우는 오락적인 요소를 즐기려는 관객들에게 좋은 시간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경찰관 루이라는 사람의 상징과 그의 변화다. 그리고 그 자신의 위기와 불안한 미래다. 그의 모습은 경찰이란 조직의 위기와 그 속에 불운해 하는 인간들의 위기, 그리고 그런 자들에게 모든 것을 의지해야 하는 도시인들의 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결국 사회의 불안한 미래를 확인하는 시간이야말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파멸하는 인간, 그리고 그런 루이 앞에 놓인 불편한 선택들은 불쌍한 경찰 그 이상이며, 이 사회가 특정인들에게 과도한 것들을 요구하지 않나 하는 자성을 느끼게 한다. 뭔가 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된 것이 없고 인간적인 고충 앞에 냉철한 인간이 되기 힘든 인간의 불편한 상황은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무척 공감이 갈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연기의 신이 되어 버린 유덕화의 인상 깊은 연기는 처음과 마지막을 끝까지 주도하면서 한 인간의 인생사를 모두 보여주는 듯하다. 도망치고 싶지만 도망칠 수 없는 한 인간의 불운이 과연 그 한 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있는지 하는 고민을 하게 한다.
  범인들을 잡기 위한 몸부림 앞에 자신이 고귀하게 간직했던 시민의 보호와 사회 정의의 실현은 두 동강이 나고 만다. 멋진 경찰이 아닌, 수준 이하의 경찰이 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는 루이는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자신의 것을 죽도록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희생했고 지키려 했던 것조차 지킬 수 없는 무력한 개인이 되고 마는 순간은 이 영화의 백미란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 허울만 남게 된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파멸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아무도 그런 파멸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홍콩 영화를 폭력물만으로 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홍콩 영화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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