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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을 위로해주는 진정한 이웃 더 이퀄라이저
novio21 2015-01-19 오전 12:48:47 1823   [1]


 
 

  비밀이야 누구나 있는 법이다. 도시인들이라면 말이다. 도시 생활이 다 그런 것 아닌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각자의 이해에 따라 모인 공간이 도시이고 보면 과거를 서로 모를 수밖에 없으며, 사실 과거로 사는 곳이 도시는 아니니까. 그냥 서로 모르다가 한 곳에 모이는 곳이 바로 도시인 셈이다. 오랜 동안 함께 살면 서로를 잘 알고, 그래서 친하게 된다면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오랜 기간 안다는 것은 행운에 가깝고 행복에 가깝다. 하지만 도시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서로 대충 알고 지내는 공간 속에서 과거를 간직한 채 산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보스톤’이란 도시는 어쩌면 좀 삭막하다. 하긴 도시는 원래 삭막한 곳이다. 쓸쓸한 도시의 적나라한 모습을 화가 ‘호퍼’는 마치 일상의 일처럼 그렸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일터와 한 잔의 커피 타임을 가질 수 있는 레스토랑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도시에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모습이다. 영화 ‘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2014)’에서 볼 수 있는 보스턴의 광경이 그랬고, 주인공 ‘로버트 맥콜 (덴젤 워싱턴)’은 그 속에서 고독하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그곳에서 그렇게 있다면 아무 관심을 끌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속 ‘로버트 맥콜’ 역시 누군가의 시선을 끄는 그런 인물로 보이지 않는다. 평범 그 자체이며 어느 옆집에서 살만한 그런 평범함이 보인다. 또한 그 주변의 인물들 역시 그랬다. 각자의 삶 속에서 힘들게 살고, 직장에서 열심히 살면서 하나하나 승진과 발전을 목표로 살고 있다. 그게 반드시 이뤄질 것이란 장담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나아지기 위해서, 소소한 좋은 결과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소시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공간이 영화 속 세상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누군가를 돕는 선행은 사실 기대하기 힘들다. 소위 각박해진 세상에서 말이다. 특히 그런 각박한 세상에서 소시민은 결국 사회의 바닥에 위치한 사람이고 빈부의 격차를 몸으로 체험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것이 세상이라고 모든 방송과 언론은 끊임 없이 이야기를 한다. 영화 이퀼라이저는 이런 도시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어느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동등하게 하는 사람, 동점이 되는 득점, 평형 장치라는 의미를 지닌 equalizer라는 단어를 영화 제목으로 삼았다는 것은 어딘지 어색하면서도 새로운 슈퍼 영웅 영화란 느낌을 느끼게 한다. 결국 그런 내용이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것의 사전적 의미에 담긴 영화 감독과 제작자들의 마음 속에선 이미 세상은 불평등하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 불평등하니 평등으로 만들어 주려는 강인한 슈퍼 영웅을 보여주고 그것을 통해 소시민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주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비록 대중성을 기반으로 많은 관객을 끌려는 자본주의의 미덕도 함께 한 것이지만 어떻든 영화 속에서라도 위로를 받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기쁠 뿐이다. 결국 현실 속에선 존재하지 않을 가공의 인물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소소한 위로를 주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배트맨이든 슈펴맨과 같은 영화처럼 이 영화 속 영웅은 각박한 삶에 찌든 이들을 위로한다.
  현실에 없는 슈퍼 영웅을 통해 위안과 위로를 받는 수준으로 전락한 도시민들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고맙기만 하다. 이런 식으로 해야 돈을 버는 자본주의 생리가 이 영화에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거라도 있어야 지금의 현실 속에서 간신히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영화 속 세상이 너무 무서웠다. 러시아 마피아가 판치고 경찰들도 한통속이다. 그런 속에서 사회적 약자인 소시민들의 생활은 위태롭기 그지 없다. 왜 그런 곳에서 사는지 의아할 정도로 말이다. 갑을관계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무서웠다. 그런 속에서 옆집에서나 살 것 같은 이의 강력한 힘과 정의로운 마음은 지금의 내가 그나마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해준다. 비록 그의 과거가 어떻든 지금의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우리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준다면 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거짓말이지만 말이다. 영화를 통한 즐거움이 뭔지를 알게 해준 이 영화,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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